추억을 위한 레시피
정경란
오늘의 요리법은 굽기예요 당신은
여태 버리지 못한 아픈 기억
하나만 들고 오세요
제대로 굽기 위해선 불 조절이 중요해요.
너무 센 불에 두면
프라이팬이 먼저 타버리지요
아픈 기억도 어쩌면 서두른 탓인지 몰라요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열기도 전에
너무 뜨거워진 당신을 들켜버린 건 아닌지
저요?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숯이 된 기억들을 버리면서
후다닥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더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겉이 먹음직스러우면 속이 날것이고
속이 익었다 싶으면 겉은 까맣게 타버리지요
저 여린 불꽃을 봐요
단단한 기억의 육질을 서서히 누그러뜨리는
은근함을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온도가 필요한가 봐요
구수한 추억을 원한다면 먼저
당신의 심지를 조절하세요
* 2012년 1월 12일 목요일입니다.
우리는 늘 계획의 오류에 빠집니다.
긍정적인 것들만 보고 자신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이죠.
자신의 계획을 점검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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