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한수산
우리가 한 여자를 사랑할 때
우리는 그 여자의 많은 것들 가운데
한 조각을 사랑하는 겁니다.
우리가 한 남자를 사랑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우리는 그 남자를 이루고 있는 많은 조각 가운데
겨우 하나를 사랑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조그만 조각을 우리는
그 남자의 혹은 그 여자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사랑에 빠집니다.
미움도 거기서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사람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한 조각이
어느 날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며,
그 남자는 자신이 결코 좋아할 수 없는
다른 많은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알 때의 그 실망, 미움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조금 물러서서 바라보면,
다시 되돌려서 생각해 보면,
우리는 한 사람에게서 너무 많은 다른 것을
잊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 2011년 7월 15일 금요일입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은 위험을 분산하라는 말이죠.
어떤 일이던 만약을 대비하는 히든카드가 있어야 할 때입니다.
금요일 하루 잘 마무리 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 _ 이외수 (0) | 2011.07.19 |
---|---|
하얀 것들 _ 류시화 (0) | 2011.07.18 |
그 해 여름의 생각의 씨앗을 _ 이해인 (0) | 2011.07.14 |
아침 _ 황금찬 (0) | 2011.07.13 |
좋은 것을 품고 살면 _ 정아이 (0) | 2011.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