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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비 _ 한용운

by 홍승환 2011. 6. 30.

 

 

                                   한용운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비는 해를 가리고 하늘을 가리고, 세상 사람의 눈을 가립니다.
그러나 비는 번개와 무지개를 가리지 않습니다.
나는 번개가 되어 무지개를 타고, 당신에게가서 사랑의 팔에
감기고자 합니다.
비오는 날 가만히 가서 당신의 침묵을 가져온대도, 당신의 주인은
알 수가 없습니다.
만일 당신이 비오는 날에 오신다면, 나는 연잎으로 웃옷을 지어서
보내겠습니다.
당신이 비오는 날에 연잎옷을 입고 오시면, 이 세상에는
알 사람이 없습니다.
당신이 비 가운데로 가만히 오셔서 나의 눈물을 가져가신대도
영원한 비밀이 될 것입니다.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 2011년 6월 30일 목요일입니다.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지는 비는 우산을 써도 별 소용이 없죠.

  장마기간 국지성 호우에 주의하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