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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아침의 시 한 편 (장마 _ 이지언)

by 홍승환 2011. 6. 28.

 

장마

                                      이지언

 


검은 먹구름은 떼를 지어
우르르 몰려와 도시를 점령했다.
벌써 며칠 째 밤이고 낮이고
되풀이되는 집중호우.
죄 많은 도시의 죄를 씻기 위해
슬픔 많은 도시의 슬픔을 거두기 위해
한여름의 빗줄기로 세상에 내려와
진흙빛으로 갈아입고
처참하게 생명을 잃을 줄 알면서
이 땅에 내려와 자신을 내동댕이친다.
슬픔의 잔치는 좀처럼 쉽게 끝나지 않는다.
낮은 음을 자랑하는 첼로의 독주곡처럼
너는 한낮에 한밤의 우울함을 연주하는
불행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기쁨보다 눈물을 사랑하는 음율의 시인이다.

 

 

 

* 2011년 6월 28일 화요일입니다.

  장마, 태풍이 지나가고 또다른 장마전선이 북상한다고 하네요.

  올여름 비와 바람의 향연이 꽤 오래될 듯 합니다.

  모처럼 비 개인 하루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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