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최옥
바람은 나뭇잎을 흔들고
옷자락을 펄럭이고
담벼락을 툭툭 치며
자기가 거기 있음을 말합니다
그대도 그러합니다
한 번도 잎을 떨구지 않은
내 영혼의 푸른 가지가 흔들릴 때
그대가 내 안에 있음을 압니다
그대는 결코
엷어질 수 없는 빛깔
얇아질 수 없는 두께를 가진
아아, 이름 하나로
나의 날들이 기쁨에 겨웁습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오늘 밤 그대와 나의 추억은
한 페이지가 더 늘었습니다
* 2010년 11월 2일 화요일입니다.
반짝 추위에 벌써 겨울이 온 듯 하네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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