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것 만으로 충분합니다
최옥
바람은 나뭇잎을 흔들고
옷자락을 펄럭이고
담벼락을 툭툭 치며
자기가 거기 있음을 말합니다
그대도 그러합니다
한번도 잎을 떨구지 않은
내 영혼의 푸른 가지가 흔들릴 때
그대가 내 안에 있음을 압니다
그대는 결코
엷어질 수 없는 빛깔
얇아질 수 없는 두께를 가진
아아, 이름 하나로
나의 날들이 기쁨에 겨웁습니다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오늘밤 그대와 나의 추억은
한페이지가 더 늘었습니다
* 2010년 8월 6일 금요일입니다.
무더위 속에 내일이면 입추, 모레는 말복입니다.
금요일 하루 잘 마무리 하시고 건강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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