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을 닦다
정호승
저 소나기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가랑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봄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기뻐하는 것을 보라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가 고이고이 잠드는 것을 보라
우리가 나뭇잎에 얹은 먼지를 닦는 일은
우리 스스로 나뭇잎이 되는 일이다
우리 스스로 푸른 하늘이 되는 일이다
나뭇잎에 앉은
먼지 한번 닦아주지 못하고 사람이 죽는다면
사람은 그 얼마나 쓸쓸한 것이냐
* 2010년 3월 31일 수요일 비오는 3월의 마지막날입니다.
OECD 국가중 우리나라가 하루 35명으로 자살율이 1위라고 하네요.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은 우울증인데 정신병 치료를 기피하는 국민정서도 한 몫 한다고 합니다.
다사다난했던 3월 잘 정리하시고 건강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을 비우는 시 _ 이해인 (0) | 2010.04.02 |
---|---|
사랑을 위한 서시 _ 윤수천 (0) | 2010.04.01 |
길 _ 정연복 (0) | 2010.03.30 |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_ 박우현 (0) | 2010.03.29 |
살아 있는 것은 늘 새롭다 _ 법정스님 (0) | 2010.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