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박우현
이십 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 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 2010년 3월 29일 월요일입니다.
지난 금요일 서해에서 해군 초계함 침몰로 많은 젊은이들이 실종되었습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침몰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아쉬움을 더하고 있네요.
아름다운 청춘들이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뭇잎을 닦다 _ 정호승 (0) | 2010.03.31 |
---|---|
길 _ 정연복 (0) | 2010.03.30 |
살아 있는 것은 늘 새롭다 _ 법정스님 (0) | 2010.03.26 |
지금 이 순간 _ 법정스님 (0) | 2010.03.25 |
꽃처럼 사람이 아름다울 때 _ 이선형 (0) | 2010.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