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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나무책상 _ 이해인

by 홍승환 2010. 1. 5.

 

나무책상

 

                               이해인

 

 

숲의 향기 가득히 밴
나무책상을 하나 갖고 싶다

편히 엎디어 공상도 하고
나무냄새 나는 종이를 꺼내
그림도 그리고 편지도 쓰고
시의 꽃을 피우면서
선뜻 나를 내려놓아도 좋을
부담 없는 친구 같은 책상을
곁에 두고 싶다

동서남북 네 귀퉁이엔
비밀스런 꿈도 심어야지
외롭다고 느낄 때마다
살짝 웃어보는 나를
어진 마음으로 받아주는 그

평범해 보이지만 아름다운 깊이로
나를 제자리에 앉히는
향기로운 나무책상을 하나 갖고 싶다

 

 

* 폭설로 서울의 색깔이 하얗게 바뀌었습니다.

  추위까지 겹쳐 한동안 하얀세상이 유지될 것 같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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