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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당신께서 오신 세상속으로 _ 이해인

by 홍승환 2009. 12. 24.

 

당신께서 오신 세상 속으로

 

                                                           이해인 


닿을 수 없는 하늘과 땅을
하나로 잇는 사랑이 되어 오신
하느님 아기시여
당신을 맞이하는 우리 마음이
올해는 더욱 고마움으로 설렙니다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우리 목소리도
올해는 더욱 반가움으로 떨려옵니다

오직 당신으로 인해
잃었던 웃음을 찾고
잃었던 희망을 찾는 우리
'진리 안의 평화'를 외치시는 교황님과 함께
나라가 걱정스러워 눈물 흘리시는 추기경님과 함께
진리를 갈망하는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올해는 더욱 간절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진정 당신이 오셨기에
우리의 삶은 다시 빛을 발하고
진정 당신이 오셨기에
감사의 기도가
꽃 보다 아름다운 촛불로 타오릅니다

아직도 미움과 분열이 끊이지 않는 세상 속으로
사람들이 돌보지 않아 훼손 된 자연 속으로
지나친 이기심으로 조화가 깨진 세상 속으로
가장 가까운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이들의
깊디 깊은 외로움 속으로
병들고 가난한 이들의 아픔 속으로
폭설에 갇힌 이웃의 막막한 슬픔 속으로
마음 부칠 곳 없어 방황하는 영혼들 속으로
기도할 줄 몰라 불안 해 하는 우리의 마음속으로
이제 당신께서 구세주로 오셨습니다

거짓 진실 거짓 평화
거짓 사랑이 지배하는 오늘이 슬퍼
우리 보다 더 많이 울고 계신 당신께
우리는 몸둘바를 모르고 고개를 숙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당신을 닮은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아주 작은 빛 한 점 되어
이 세상을 밝힐 수 있을까요

당신의 부드러움
당신의 따뜻함
당신의 순결함으로
꽁꽁 얼어붙은 이 추위를 녹여주십시오

우리의 모든 날들이
평범한 것에서도
기적을 발견하는 놀라움으로
세상과 이웃을 향해 뛰어가는
한 편의 노래이게 하소서
감사 밖엔 지닌 게 없는
가난한 부자이게 하소서

 

 

* 2009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모든 이들이 행복한 시간들로 가득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즐거운 성탄절 연휴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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