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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_ 장정일

by 홍승환 2009. 4. 8.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장정일

 

 

내가 단추를 눌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속 버튼을 눌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

 

 

* 김춘수 님의 꽃을 변형한 장정일 님의 시입니다.

  더이상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합니다. ^^

  과거의 훌륭한 것들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때 입니다.

  즐거운 하루,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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