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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비어있음의 풍경 _ 윤강로

by 홍승환 2008. 11. 12.

 

비어있음의 풍경

 

                                    윤강로

 

 

꽃나무여
키이츠가 말했다. 아름다움은
영원하다고

허상의 이름으로 번쩍이는 사람은
나의 꽃나무가 아니다
꽃나무여 그냥 꽃이었던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너에게 기댄다
어둠일수록 꽃색깔 영롱하던 이름은
별똥처럼 익명의 흔적으로 지워지고
남겨진 허공은 진실만큼 청명하다

봄날 해 저물어
네 곁에 머문다
네 곁에서
가벼이 몰락하는 꿈
화창하게 절망하는 허무주의로
자꾸 부서져 날린다

꽃나무여
너를 안는다
거리엔 녹슨 이름의 문패가 즐비한데
내 집도
거기에 있다
꽃나무여 나는 너의 꽃잎이다

 

 

* 내일이 대학입학 수능시험일이라고 하네요. ^^

   올해는 수능한파가 없을 거라고 합니다.

   열심히 공부한 많은 수험생들이 좋은 결과를 내기를 기원합니다.

   공부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