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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기다림 _ 이수정

by 홍승환 2008. 9. 18.

 

기다림

 

                                       이수정

 

숲은 옥상에 세들어 있습니다

당신이 사는 집

긴 계단을 걸어

문을 열 때도

닫을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숲은 세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문을 열면
길다란 가지들이
백 갈래의 가지를 뻗고
천 갈래의 뿌리를 내립니다


숲은 숨 죽이고
세들어 있습니다만
잎사귀들이 자꾸만 달싹이고 반짝입니다
잎들이 나는 연습을 합니다
숲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꽉 붙들고 있습니다

 

잎사귀들은 벌써
나는 연습을 마쳤습니다
빛나는 사과를 따듯
당신이 허공에서 잎을 따낼 때까지
잎사귀들은 배회하고 다닐 것입니다
외로운 섬이 갈매기를 띄우듯이
이젠 잎을 날려야 하나 봅니다

 

 

* 지구온난화로 인해 9월에도 한낮기온이 30도를 넘고 있습니다.

  10년후에는 20년후에는 30년후에는 사계절이 없어질 수도 있겠네요.

  오늘 하루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소중한 하루 소중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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