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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인생 _ 김정한

by 홍승환 2008. 5. 7.

 

인생 

 

                             김정한


매일 조금씩 떠납니다
아름다운 시간과도 조금씩 이별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도 조금씩 이별을 합니다

때로는
미칠 만큼 가슴 가득히 사랑의 꽃을 피운 적도 있었고
때로는
그리움에 온밤을 새하얗게 지새운 적도 있었지만
오늘은 다 비우고 떠나렵니다

이제,
오랜 고뇌 저편에 상실의 우울증으로 있던
나를 버려두고 빈 몸으로 먼 길을 떠나렵니다

한걸음 두 걸음 옮길 때 마다
매달리며 쫓아오는 물결 같은 그리움이 나를 힘들게 하지만
살다 보면
꺾이고 부딪치고 채이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생의 무대,
그 처연한 시간 위에서 각본대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때로는 지독한 사랑이 나를 여러 번 살렸고
때로는 지독한 외로움이 나를 수없이 죽였습니다

금새 찾아온 가을도 떠나는 소리가 들립니다
구름 가듯이 가을이 내 곁을 빗겨 지나갑니다

나도 이제,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한아름 터지게 가슴에 안아보고
떠나는 오늘을 보내고 새로운 내일을 맞으렵니다

인생,
밀물처럼 찾아와서 창가에 미련 한 자락 남기고 서서히 멀어져 갑니다.

 

 

 

* 인생이라는 긴 항해에서 오늘은 어디쯤 와있는걸까요? ^^

  잔잔하고 편안한 항해도 있고 때로는 거친 파도에 울렁증도 있지만 중간에 가라앉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죠.

  마지막 종착지까지 멋지게 웃을 수 있는 하루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