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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생의 감각 _ 김광섭

by 홍승환 2008. 3. 26.

 

생(生)의 감각

                                    김광섭


여명에서 종이 울린다.
새벽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는 것이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지는 때가 있었다.
깨진 그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르런 빛은
장마에 황야처럼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서 있었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다.

 

 

* 2008년 춘삼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경남 김천과 함양에 출장을 다녀왔는데 남쪽지방의 산은 이미 푸르른 옷을 갈아입고 있더군요.

  따뜻한 봄날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