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침의 시 한 편

강변역에서 _ 정호승

by 홍승환 2008. 3. 11.

 

강변역에서

 

                                     정호승

 

너를 기다리다가
오늘 하루도 마지막 날처럼 지나갔다
너를 기다리다가
사랑도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바람은 불고 강물은 흐르고
어느새 강변의 불빛마저 꺼져버린 뒤
너를 기다리다가
열차는 또 다시 내 가슴 위로 소리 없이 지나갔다
우리가 만남이라고 불렀던
첫눈 내리는 강변역에서
내가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나의 운명보다 언제나
너의 운명을 더 슬퍼하기 때문이다
그 언젠가 겨울산에서
저녁별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며
우리가 사랑이라고 불렀던
바람 부는 강변역에서
나는 오늘도
우리가 물결처럼
다시 만나야 할 날들을 생각했다.

 

 

* 환절기에다 황사가 잦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 _ 이정하  (0) 2008.03.13
당신은 아십니까 _ 용혜원  (0) 2008.03.12
사랑을 위한 기도 _ 유진하  (0) 2008.03.10
단추를 달듯 _ 이해인  (0) 2008.03.07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_ 김소월  (0) 2008.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