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침의 시 한 편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_ 김용택

by 홍승환 2008. 2. 27.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김용택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나 홀로 걷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지기 전에
그대가 와서 반짝이는 이슬을 텁니다 나는 캄캄하게 젖고
내 옷깃은 자꾸 젖어 그대를 돌아봅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마르기 전에도
숲에는 새들이 날고 바람이 일어
그대를 향해 감추어두었던 길 하나를
그대에게 들킵니다 그대에게 닿을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내 마음 가장자리에서 이슬이 반짝 떨어집니다
산다는 것이나 사랑한다는 일이나
그러한 것들이 때로는 낯설다며 돌아다 보면
이슬처럼 반짝 떨어지는
내 슬픈 물음이 그대 환한 손등에 젖습니다 사랑합니다
숲은 끝이 없고 인생도 사랑도 그러합니다
그 숲
그 숲에
당신이 문득 나를 깨우는 이슬로 왔습니다

 

* 어제 어톤먼트(참회, 속죄)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잘못된 오해로 인한 작은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이야기...

  오늘 하루 정직하고 올바른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 핀 나무 _ 이기철  (0) 2008.02.29
어떤 날 _ 용혜원  (0) 2008.02.28
침묵 _ 김재진  (0) 2008.02.26
큰 노래 _ 이성선  (0) 2008.02.25
저녁별 _ 이준관  (0) 2008.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