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시모음1039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 _ 안희선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 안희선 우리들이 믿었던 기쁨의 투명한 갈증을 더 이상 간직할 수 없어, 어둠과 안개 속에 숨어있던 깊은 어심(魚心)을 불러본다 차가운 가슴의 옆구리에서 올라오는 기포가 물방울을 내뿜는다 영원한 밥처럼 그래, 차라리 밥이었다 소박한 난폭(亂暴)으로 위장된 .. 2015. 1. 27.
새소리 _ 천상병 새소리 천상병 새는 언제나 명랑하고 즐겁다. 하늘 밑이 새의 나라고 어디서나 거리낌없다 자유롭고 기쁜 것이다. 즐거워서 내는 소리가 새소리이다. 그런데 그 소리를 울음소리일지 모른다고 어떤 시인이 했는데, 얼빠진 말이다. 새의 지저귐은 삶의 환희요 기쁨이다. 우리도 아무쪼록 .. 2015. 1. 26.
흔들리며 피는 꽃 _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2015. 1. 23.
빗소리 _ 주요한 빗소리 주요한 비가 옵니다. 밤은 고요히 깃을 벌리고 비는 뜰 위에 속삭입나다 몰래 지껄이는 병아리 같이 이즈러진 달이 실낱같고 별에서도 봄이 흐를 듯이 따뜻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이 어둔 밤을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다정한 손님 같이 비가 옵니다. 창을 열고 맞으려 하여도.. 2015.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