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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모음982

난 당신의 나무이고 싶습니다 _ 김정한 난 당신의 나무이고 싶습니다 김정한 난, 당신을 위한 한 그루의 늘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이 비 그치면 파아란 하늘 아래 아름답게 핀 무지개를 보며 당신 앞에 선 한 그루의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말은 못하지만 당신이 힘들고 아플 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한 그루의 푸른 나무이.. 2015. 2. 16.
세월 한 켤레 _ 박선희 세월 한 켤레 박선희 신발장을 정리하다 헌 구두 한 켤레를 끄집어냈다 나를 끌고 다니던 힘 다 빠져나가고 느슨한 시간의 검은 발가락만 꼼지락거리고 있는 세상의 딱딱한 바닥 아프도록 찍어대던 뾰쪽한 뒷굽은 어처구니없이 뭉개져버렸다 툭툭 헛발질하다 쓰러진 반질반질한 시절 말.. 2015. 2. 12.
시인과 겨울 _ 최범영 시인과 겨울 최범영 시시한 인생 살찌우려 시시한 인간도 시를 쓰지만 지나면 그 속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지나치네 들에 피는 도둑놈가시도 사람에겐 성가시기만 하나 윗전이 보면 다 쓸데가 있다네 사람은 가고 오고 또 스쳐 가도 인연은 늘 남아 또 얽히는데 오늘은 벗님을 불러 쐬주 .. 2015. 2. 11.
아침사냥 _ 김선정 아침사냥 김선정 아침에 커튼을 제치니 밤새 슬그머니 내려 앉은 새 하얀 가루에 온통 세상이 뒤덮이고 땅인지 하늘인지 경계 없는 재빛 속에서 하얀 가루가 끊임없이 쏟아진다. 저 아래 골목길에 추욱쳐져 징그러운 배를 이리 흔들 저리 흔들 거리며 바둑 고양이 타이거가 눈부신 눈 위.. 2015.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