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프롤로그 - 잡히지 않는 행복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원하는 사업가가 있었다. 존이라는 이름의 이 사업가는 일에서나 가정에서나 늘 행복하기를 바랐다. 균형 잡히고 조화로운 삶, 그것이 존이 누리고 싶어하는 진정한 인생의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존이 성공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자신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점을 막연히 느끼고 있었다. 가끔 그는 사업의 성공과 내면의 평화, 둘 다를 바라는 것은 역시 너무 큰 욕심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일과 개인적인 삶 모두에서 최상의 결과를 누리고 있을 만큼 행복한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그럼에도 존은 언젠가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막연히 믿었다. 그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알고 있으며 충만한 삶을 살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비밀을 자신에게도 나누어 줄 사람 말이다.
그 순간 그는 일에서도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누군가를 기억해 내고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프랭크 아저씨다!”
그는 언제나 행복해 보였고, 주변에 있는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존은 아저씨와 함께 있을 때 늘 행복한 기분을 느꼈던 것을 떠올렸다. 프랭크 아저씨라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 것 같았다. 왜 지금까지 프랭크 아저씨와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었는지 후회가 밀려들었다. 존은 즉시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제1장 진정한 행복을 찾아서
프랭크 아저씨의 비밀
프랭크 아저씨의 집에 들어서자 아저씨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존을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편안함에 긴장이 풀리자 존이 먼저 말을 꺼냈다.
“프랭크 아저씨, 아저씨는 직장 생활에서도 성공하시고 다른 모든 면에서도 행복한 삶을 살고 계시는 것 같아요. 그 비결을 여쭤 봐도 되나요?”
“음……. 무슨 이야기부터 시작할까? 이제부터 우리는 아마 내면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게 될 거야. 어쩌면 너에게는 다소 놀라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내면의 성공이 바로 인생의 모든 면에서 성공하고 그것을 누릴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훌륭한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될 게다. 그리고 사실 그것이 유일한 길이지.”
프랭크 아저씨는 말을 계속했다.
“나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았을 때에는 성공하기 위해 더 오랜 시간 동안 일해야 했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된 성공을 맛보았던 것도 아니었어. 주위 사람들에게도 더 가혹하고 무뚝뚝하게 대했지.”
“그런데 어떻게 달라지게 된 거죠?”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방법, 스스로 인생을 가꾸는 법을 터득하면서부터 조금씩 바뀌게 되었지.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들 자신을 소중히 여기도록 그 방법을 알려 주었단다. 일 중독자들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곤 하지만 그건 스스로를 속이는 거야. 그들은 일에 빠져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결국 자신을 돌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게 되지.”
“그러니까 아저씨 말씀은 스스로를 더 잘 다스릴수록 주어진 인생을 더 즐기게 될 수 있다는 뜻인가요?”
그 비결을 더 분명하게 설명하기 위해 프랭크 아저씨는 종이에 무언가를 적어 존에게 건넸다. 그리고 마지막 단어까지 집중해서 읽어보라고 말했다. 존은 소리내어 읽었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어떠한 일도 제대로 할 수 없고, 그 누구도 소중히 여길 수 없다.”
존은 아저씨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게 왜 그렇게 중요한 거죠?”
“우리가 우리 자신을 소중히 여길 때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지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되면 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눈을 돌릴 수 있어. 몇 년 전 나는 힘든 일을 겪으면서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더 분명하게 이해하기 시작했단다.”
잠시 뜸을 들이다가 프랭크 아저씨가 말을 이었다. 존은 열심히 듣고 있었다.
“내가 ‘나 자신’이라는 정원의 관리인caretaker이라고 상상해 보는 것이었지. 나는 관리인이 정원을 가꾸기 전에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것처럼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단다.”
존은 조금 어리둥절한 기분이었다. 내가 나 자신의 관리인이라고?
“나의 정원에는 세 가지 영역이 있단다. 나는 마음의 눈으로 그 영역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조화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를 점검하지. 그 세 가지 영역은 바로 ‘나’, ‘상대방’ 그리고 ‘우리’를 말한단다.”
프랭크 아저씨에게서 평화로운 기운과 함께 에너지가 느껴졌다. 존은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어졌다.
“아저씨, 아저씨의 인생 철학 중 첫 번째 부분, 그러니까 ‘나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정원으로 나가서 얘기하자꾸나. 따뜻한 햇볕을 좀 즐기면서 말이야.”
“아저씨가 불행했던 때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나요?”
“간단히 말해서 나는 나 자신을 돌보지 않았던 거야. 내 머릿속 어디에도 나 자신을 위한 자리는 없었단다. 결국 인생을 조화롭지 못한 상태로 내버려두었던 거야. 삶에 균형을 잃고 있었다고 해도 되겠지.”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프랭크 아저씨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아마 너무 간단하다고 생각할 거야. 나는 하루에 한 번 이상, 하던 일을 멈추고 나 자신을 위해 1분 정도 시간을 내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단다.”
“1분이요? 1분이면 너무 짧지 않나요?”
“내 경우에는 1분 정도가 적당했단다. 1분 동안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스스로에게 조용히 물어보는 거야. ‘나 자신을 돌보기 위해 지금, 당장, 여기서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하고 말이지. 단순한 방법인 것 같지만 놀랍게도 대단히 큰 효과가 있단다. 1분 정도 잠시 멈추어 조용히 나를 돌아보면 항상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가 있어. 그래서 나는 가능한 자주 이런 명상의 시간을 갖는단다.”
프랭크 아저씨는 마치 존의 마음을 들여다본 듯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그렇게 단순한 일이 강력한 효과를 일으키는지 의문이 들게야. 그건 바로 1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을 관찰하는 일이 매우 강력한 무언가에 이르도록 하기 때문이란다. 즉, 자기 자신을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면의 지혜에 이르도록 한다는 말이지. 하루에 몇 번이고 1분씩 시간을 쪼개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나의 행동과 생각을 관찰해 보는 것은 마치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정지 신호에 멈춰 서는 것과 같단다. 그 정지 신호는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
존은 프랭크 아저씨의 이야기가 기억해 둘 만한 매우 가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펜과 종이를 꺼내며 말했다.
“아저씨가 하신 말씀을 적어 두어야겠어요.”
아저씨는 조금 기다린 후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볼까? 맨 처음 얘기했던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주제로 되돌아가자꾸나. 이 단계를 다 마치면 더 높은 단계인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넘어가고, 마지막으로 ‘우리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거야.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나로부터 시작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을 찾을 수 있고, 그것이 곧 균형 잡힌 삶으로 연결된다는 걸 깨닫게 될 게다.”
‘나를 소중히 여긴다…….’
이 말이 존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존과 프랭크 아저씨는 다시 서재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계속했다.
“자기 자신을 돌보는 방법은 늘 달라진단다. 대개 시작은 비슷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들을 찾아내지. 우선 나는 생각이 날 때마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이렇게 묻는단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나 자신을 돌보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하고 말이야. 일단 질문을 던지면, 어떻게 자기를 돌볼 것인지 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당시 상황에 따라 결정되지. 실제로 무엇을 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그 질문이 내 행동이나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점이란다.”
프랭크 아저씨가 존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은 늘 웃으며 사는 거야. 많이 웃을수록 더 건강하고 행복해지거든.”
존도 따라서 웃으면서 말했다.
“말하자면 내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웃어넘길 수 있는 것 또한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좋은 방법인 셈이로군요.”
“그렇지. 더 좋은 건 ‘자기 자신과 함께’ 웃는 거란다. 자신의 어리석음, 불완전함, 인간미를 실컷 즐기는 거지. 자신을 돌아보며 웃고 스스로를 위해 어떤 사소한 일이라도 해보는 습관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단다.”
프랭크 아저씨는 서재의 커다란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액자를 존에게 건네주었다. 액자 안의 종이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대우해 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나 자신을 소중하게 대우해 주어야 한다.‘
“내가 스스로에게 무엇이 최선책인가를 되풀이해서 묻고 숙지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가 그 일을 해주겠니? 매우 간단한 진리란다. 그게 바로 나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는 방법이고,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길수록 스스로가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서 행복해지는 거야. 우리 모두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는 거란다.”
제2장 내가 행복해지기
내가 먼저 행복해져야 하는 이유
존이 프랭크 아저씨 집을 다녀온 지 일주일이 흘렀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행복해지지는 않은 듯했다. 존은 여전히 바빴고, 마음 한구석은 늘 허전했다. 어느 날 존은 집으로 오는 길에 운전을 하며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것이 무엇일까?’
그는 열심히 생각해 내려고 애썼다. 마침 그때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존은 미소를 지었다. 가장 단순한 실행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멈추고 생각하고 귀 기울여라.’
문득 존은 먼지가 잔뜩 내려앉은 앞 유리 너머로 정지 신호를 바라보다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조만간 세차를 해야겠어.’
이윽고 신호가 바뀌자 그는 세차 시설이 있는 주유소로 차를 몰았다.
‘세차를 하는 정도의 사소한 일만으로도 이렇게 기분이 달라지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야!’
그는 깨끗해진 유리를 보며 웃었다.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니 세상이 정말 다르게 보이는구나.’
한 달이 지난 후 존은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더 행복해졌다. 하지만 효과가 생기는 만큼 존은 곧잘 자신을 위한 1분의 시간을 갖는 것을 깜빡 잊어버리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학교에 갓 입학한 어린아이가 있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 부모가 이렇게 물었다.
“오늘 학교에서 공부 많이 하고 왔니?”
그러자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요! 그래서 내일 또 학교에 가야 해요.”
존은 그 어린아이와 같은 상황이었다. 매일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하는 것 같았다. 그렇더라도 그는 점점 더 자주 그것을 실행에 옮길 작정이었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최상의 자아와 만나다
벌써 몇 주가 흘렀다. 존은 프랭크 아저씨에게 자신의 변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
“우리에게 해가 되는데도 버리지 못하는 믿음이 최소한 두 가지는 될 거야. 하나는 앞서 말했던 언제나 다른 사람을 최우선에, 나 자신은 맨 마지막에 두어야 한다는 잘못된 사고방식이야. 사실은 자기 자신의 이해관계와 다른 사람의 이해관계를 동등한 위치에 놓고 그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말이지. 다른 하나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는 굳이 힘들여 생각해 볼 필요가 없다고 쉽게 넘겨 버리는 거야. 하지만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잘 관찰해야 한단다. 나 자신은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 동시에 가장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이기도 하지.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모르고 있어.”
프랭크 아저씨가 약간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꾸려 가야 더 행복해지는지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자. 자, 네가 지난 몇 주 동안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면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렴. 화도 덜 내게 되지 않았니?”
“정말 그랬어요. 아내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이유는 아주 간단해.”
프랭크 아저씨는 단호하게 말했다.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길수록
노여움이나 분노는 사라지고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더 큰 애정을 갖는 사람이 될 수 있단다.”
존이 무언가 깨달은 듯 말했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일이 ‘행복을 찾는 과정’을 시작하는 단계일 뿐이라는 건가요?”
“맞아. 네가 들어가게 될 고요한 세계는 바로 너의 내면의 세계, 즉 자아를 말하는 것이란다. 다시 말하지만, 그 세계는 수세기 동안 여러 이름으로 불려 왔지. 나의 경우에는 그 세계를 ‘최상의 자아best myself’라고 부르고 있단다. 이름이야 네가 원하는 대로 부르면 돼.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일이 발휘하는 매우 강력한 힘은 조용히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고 ‘최상의 자아’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 가운데 생겨난단다. 매일 잠깐이라도 이렇게 자신을 차분히 들여다보기만 한다면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방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그러면 내가 지닌 최상의 것을 이끌어 낼 수 있겠죠.”
“그래. 자기 자신으로부터 ‘최상의 자아’를 끌어내는 것은 동시에 다른 누군가로부터 최상의 것을 끌어낸다는 뜻이기도 하지. 그게 누구일 것 같니?”
“제 주위 사람들이지 않을까요?”
“그래, 맞다.”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은 나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거란다. 내가 나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실천하면 상대방과 나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거야.”
아저씨는 여기에서 이야기를 멈췄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만날 때 하도록 남겨두면 좋겠구나.”
제3장 상대방과 더불어 행복해지기
완벽하지 않은 행복
그 다음 토요일 아침, 존은 프랭크 아저씨의 집으로 들어서며 흥분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저씨! 좋은 소식이 있어요! 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아세요? 정말 놀라울 정도예요!”
하지만 잠시 후 프랭크 아저씨는 진지한 목소리로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혹시 무언가 완벽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니?”
프랭크 아저씨는 종이를 가져와서 뭔가 적었다. 그리고 존에게 종이를 건네주었다. 그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자기 자신만 소중히 여기는 것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해서
매 끼니 그것만을 먹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해답은 무엇일까?”
“음…….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잘 조화시켜야 할 것 같아요.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상대방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거죠.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방법을 찾아내고 배우고 실천했던 지난 몇 주 동안 제 삶은 무척 변했어요. 저는 더 행복해졌고 마음의 안정도 되찾았죠. 그렇지만 그 방법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네요.”
“이제부터 한 번 생각해 보렴.”
존은 프랭크 아저씨와 악수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자신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서 한 단계 더 전진할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제인의 비밀
존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프랭크 아저씨의 직장 동료인 제인이 그를 맞아 주었다. 존은 자신이 왜 찾아왔는지를 설명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는 거죠?”
‘이분은 핵심을 꿰뚫어 볼 줄 아시는군. 책임자로 승진한 이유를 알 것 같아. 역시 찾아오길 잘했어.’
존은 제인을 보며 생각했다.
“‘나 자신을 위한 1분’을 가진 덕분에 저 역시 보시다시피 큰 결실을 얻게 되었죠.”
그녀는 프랭크 아저씨의 가르침대로 실천해 온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집에서도 더 행복해졌고 업무적으로도 더 큰 성과를 거두고 있어요. 그게 다 프랭크 씨로부터 가장 중요한 교훈을 배웠기 때문이지요. 그분은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 역시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도록 돕는 것’이라는 교훈을 가르쳐 주셨어요. 저는 그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서 이 액자를 벽에 걸어 두고 늘 기억하고 있답니다.”
존은 제인의 손길을 따라 벽에 걸린 액자를 보았다. 그 액자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다른 사람을 돕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그들도 자기 자신을
보다 소중하게 여기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그들이 그것을 실행하면
그들 역시 알찬 결실을 얻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돕는 일이 제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이제야 겨우 알게 되었답니다.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을 잘 해내는 것이 곧 다른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가장 좋은 방법인 셈이죠.”
“그 이유가 뭘까요?”
존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그 부분은 제 남편 로버트에게 물어보는 게 어떨까요?”
진정한 배려
로버트 씨의 화실에 다다를 무렵 광장의 시계가 정오를 알렸다. 친절하게도 제인은 미리 로버트 씨에게 전화를 걸어 존과의 점심 약속을 주선해 주었다.
“어서 오세요.”
존이 화실에 들어서자 로버트 씨는 존을 반갑게 맞았다.
“우리는 우리의 기본적인 ‘필요’가 충족될 때 비로소 만족하게 됩니다. 그런 후에야 자기의 관심을 다른 사람에게로 돌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죠, 의무적으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것을 원하게 돼요. 그럴 때 행복한 기분이 들 겁니다. 그 단계에서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를 소중히 생각하도록 도울 수 있는 거죠. 그들이 그것을 실천하면 우리가 얻었던 결실을 나누어주는 게 되고요. 그리고 그 결실이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랍니다.”
로버트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캔버스에 붓으로 무언가를 쓱쓱 그렸다. 그러고는 캔버스를 존을 향해 돌려서 보여 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면
자신에 대해 더욱 만족할 뿐 아니라
나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
존은 무언가 깨달은 것 같았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다 소중하게 대우받고 싶다면 그들이 그들 자신을 더 소중하게 여기도록 도와야겠군요. 그들이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대할수록 다른 사람도 더 소중하게 대하게 될 테니까요.”
“바로 그거예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격려하고 그들이 가진 최고의 능력을 끌어내도록 돕는 일이 나에게도 다시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요. 저 또한 그들의 ‘최상의 자아’를 누릴 수 있으니까요.”
“일부러 시간을 내어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존은 로버트 씨와 악수를 하고 작업실을 나왔다.
이제 존은 다른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아니라 그들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존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더 소중하게 여기도록 돕는 것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 그들 자신에 대한 분노의 마음이 수그러들고 결국 존을 향한 분노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제4장 행복한 관계 만들기
존은 프랭크 아저씨 댁을 다시 방문했다. 아저씨의 주변 사람들 중 그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또 다른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프랭크 아저씨 다음으로 그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엘리자베스 숙모일 것이다. 존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숙모는 그를 따뜻하게 포옹했다.
진정한 사랑과 행복
“내가 프랭크에게서 배운 소중한 진실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프랭크와 나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주었지. 우리는 언제나 이 말로 서로를 일깨워 준단다.”
그리고 그녀는 한 단어 한 단어를 또박또박 말했다.
“사랑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을 주는 것이다.”
존은 그 말을 곱씹어 보았다.
“사랑 받고자 하는 소망이나 욕구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란다. 이런 사실을 깨닫기 전에는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건 아예 엄두도 못 냈지. 결국 나는 그 일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해주길 바라고 있었던 거야. 정작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던 거지. 바로 사랑 말이야.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단다. ‘나는 이만큼 사랑 받아야 한다.’는 이상적인 모습을 그려 놓고 말이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그만큼 사랑하고 있는지를 재고 있었던 거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에게 점수를 매기고 있었던 셈이지.”
그 순간 존은 사랑이라는 것도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길 때에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 진작 그 이치를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남들로부터 사랑 받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단다. 대신 내가 먼저 그들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지. 프랭크로부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웠어. 그래서 이제 나는 그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도록 배려해 주고 있단다. 그게 바로 다른 사람에게 먼저 사랑을 주는 방법이지. 결국 우리는 서로를 더 소중히 여기게 되었단다.”
하지만 존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남아 있는 듯 엘리자베스 숙모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래도 숙모님께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위해 하고 싶은 일과 프랭크 아저씨가 원하는 일이 충돌하는 경우가 전혀 없다고 하시지는 않겠죠?”
“물론 그런 충돌은 어떤 경우에나 있기 마련이야. 하지만 프랭크의 말대로 인간이란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어 있지. 그러니 우리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되는 거야. 네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억지로 맞추려고 하면 그러한 배려는 결국 분노를 낳을 뿐이란다. 네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도 시간 문제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게 진실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는 나중에 생길 더 큰 문제를 예방하는 방법이 된단다. 서로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충분히 대화하고 조정해 가면 그런 충돌은 얼마든지 피할 수 있어.”
그러나 존은 늘 그렇게 좋은 일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갈등은 언제든 일어나게 마련이잖아요? 그럴 때엔 어떻게 하시나요?”
“물론 갈등은 존재해. 내 말은 갈등이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니란다.”
엘리자베스 숙모도 그의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만큼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면 큰 갈등을 미리 피할 수 있다는 말이야. 프랭크와 나는 지금 행복해. 우리는 둘 다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멋진 방법을 깨달았단다. 그리고 서로에게 자신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도록 도와준 것에 대해 감사하지. 우리는 함께 있을 때의 우리의 모습을 가장 좋아한단다.”
나의 가장 좋은 친구
그로부터 두 달이 흘렀다. 존은 이제까지 얻은 교훈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존은 문득 프랭크 아저씨를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서 오렴.”
프랭크 아저씨는 사랑하는 조카가 다시 찾아오자 반갑게 맞았다.
“언젠가 무척 피곤한 날이었는데, 그날따라 나에게 신경 써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심지어 나조차도 말이야. 내가 진정 필요로 했던 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 주는 게 아니었어. 그들이 아무리 나를 많이 사랑해 주어도 나는 만족할 수 없었을 거야. 사랑을 받아들일 자세 자체가 안 되어 있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운전을 하다가 앞차에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스티커가 붙어 있는 걸 발견했지. 그 스티커에는 ‘오늘 당신 자신을 꼭 껴안아 주셨나요?’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어. 그걸 보고 나는 지금까지 내 자신을 껴안아 준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단다.”
“그럼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은 어떻게 터득하셨나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은 잘 모르겠더구나. 그래서 거창하게 시작하기보다 나를 조금씩 좋아해 보기로 했지. 작은 일부터 실천에 옮겨가면서 말이야. 바로 그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나를 위한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고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지.”
“바로 그 순간에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간단한 방법이 탄생한 거군요!”
“그렇단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게 되면서부터 내 인생의 다른 부분도 신경 쓸 수 있게 되었지. 그러자 모든 상황이 더 좋아졌어. 엘리자베스와 나의 관계도 그때부터 좋아지게 된 것이란다.”
존은 무언가 깨달은 듯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욕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만족하지 못했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자꾸 문제가 생겼던 거예요.”
“그래, 맞았어. 많은 것을 깨달았구나, 존. 그렇게 노력하는데도 관계가 나아지지 않았던 이유를 이제 알겠니?”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좋아지기 전에는 다른 사람과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좀 더 긍정적인 표현으로 설명해 보렴.”
“나의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는 바로 나 자신과의 관계예요.”
“그렇다면 너와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서 표현해 보렴.”
존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내가 나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상대방도 상대방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만들 때
비로소 우리는
함께 멋진 관계를 만들 수 있다.”
프랭크 아저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존, 지난 몇 달 동안 네가 나를 찾아와 주어서 무척 기뻤단다. 너와 이야기하면서 나도 과거의 불행했던 때와 지금의 내 모습이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 돌아보게 되었어. 지금은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게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야.”
아저씨는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존에게도 언젠가는 아저씨처럼 행복한 날을 맞게 될 거라는 믿음과 자신감이 생겼다. 사실 행복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아직 완벽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존은 일단 접어 두고 그와 가족들을 위해 지금 새롭게 발견하고 있는 놀라운 일들을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또 오려무나.”
프랭크 아저씨가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
제5장 내가 행복하면 온 세상이 행복해진다
세상의 모든 행복
프랭크 아저씨는 존에게 더 중요한 사실을 알고 싶어지면 다시 찾아오라고 말했었다. 아저씨의 말씀대로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하도록 도운 결과 존은 예전보다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도 잘 돌볼 수 있게 되었다. 존과 존을 둘러싼 사람들 모두가 행복했고 서로의 관계도 나아졌다. 그래서 존은 다시 아저씨 댁을 방문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존이 걸어 온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위한 여정은 대단한 것이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프랭크 아저씨는 존을 반갑게 맞아 서재로 안내했다.
“그래. 너희 가족은 이제 행복해진 것 같구나. 그러면 이제 이 말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더 소중히 여기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느끼게 될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마침내 서로를
더 배려할 수 있을 것이다.’
“네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너 자신을 위해 대단히 큰 일을 했을 때였니, 아니면 사소한 일을 했을 때였니?”
“매번 놀라는 일이지만, 작은 행동에 변화를 준다든가 하는 사소한 일로 행복해졌어요.”
“네 말이 맞다. 냉엄한 외부 환경을 변화시키기는 어렵지만, 각자의 내면의 환경을 바꾸는 것은 가능한 일이지.”
“그렇다면 특히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시작할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이 보다 더 좋은 곳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니?”
존은 프랭크 아저씨의 말을 천천히 생각해 보았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를 더 소중히 여기게 되면 세상이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사람들의 분노도 그만큼 사라질 것이고요.”
존의 얼굴이 환해졌다.
“저는 항상 의무라는 건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억지로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의무는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것을 의미하는군요.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이제야 분명히 알겠어요.”
존은 천천히 말했다.
“세상의 행복은 바로 나에게서 시작된다는 것을요.”
인생의 선물
그로부터 몇 달이 흘렀다. 존은 지금까지 배우고 실천했던 것을 되돌아보았다. 존은 틈날 때마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자신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관찰했다. 그리고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위해 지금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그리고 스스로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최고의 부분, 즉 ‘최상의 자아’로부터 들려오는 답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최상의 자아’가 가르쳐 주는 답은 항상 존을 행복하게 했다. 그래서 존은 무엇이 최선인가를 분명히 알게 되면 곧 실행에 옮겼다. 커다란 교훈을 가르쳐 준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존은 주위 사람들에게 행복에 대한 진리와 그 방법을 알리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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