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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사랑의 의미 _ 김철기

by 홍승환 2007. 6. 27.

 

사랑의 의미

 

                                    김철기

 

 

문득 삶이 힘들어 세상이 싫어질 때가 있지
인생의 단맛 쓴맛을 음미하며
삶의 굴레에서 지금까지 지탱한 것은
나만의 자존심 아닐까
세상이 날 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세상을 한번 살아온 날을 되돌려 보고
한여름 오후 꽁보리밥에
상추 싸먹던 기억 더듬어
수십 년 만에 고향집으로 달려가
산과 들판이 푸른 바다로 되고
산은 나의 가슴 들판은 너의 마음이 되면
그러면 세상은 대수롭지 않은 듯 고요한 흙냄새
코를 실룩거리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속속들이 나를 알 수 있을 거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잘 포장되어 쉼 없이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는 아니지만
조금은 구불구불 한 이 길은
그래도 마음 맞추고 두 손 잡고 갈 길 아닐까
이 세상에 없는 길
너와 내가 새롭게 만드는 길
우리 가는 길에서
바람 속에 젖은 슬픈 마음을 말릴 수 있을 거야
믿기 어렵지만, 그래도 버릴 수 없는 희망을
우리가 여기까지 데리고 온 사랑처럼
우리 몸에다 우리 마음을
산과 들 그리고 하늘과 바다를 비벼 놓고
심어놓은 사랑나무 그늘에 앉아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눈 부시도록 볼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 한여름의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름이 여름다와야 제 맛이지만 벌써 선선한 가을이 그리운 까닭은 뭘까요? ^^

  몸은 더워도 마음은 시원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