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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비닐우산 _ 정호승

by 홍승환 2007. 5. 18.

 

비닐우산

 

                      정호승

 

 

오늘도 비를 맞으며 걷는 일보다
바람에 뒤집히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끝내는 바람에 뒤집히다 못해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비오는 날마다
나는 하늘의 작은 가슴이므로
그대 가슴에 연꽃 한 송이 피울 수 있으므로

오늘도 바람에 뒤집히는 일보다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행복합니다

 

 

* 대나무살에 파란색 비닐로 된 비닐우산을 기억하세요?

  요즘은 비닐우산도 하얀프라스틱에 땡땡이 비닐우산으로 바뀌었더군요.

  갑자기 비가 오면 길거리에 등장하던 파란색 비닐우산의 풍경이 아련합니다.

  봄비 내리는 차분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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