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트렌드 2010
서론 새로운 메가트렌드의 시작
1990년대 이후 하이테크 시대가 꽃핌에 따라 정보경제는 수조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또 다른 혁명의 기로에 서 있다. 정보시대는 이미 끝났고 기술 중심의 경제에서 기업은 지속적 혁신을 통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첨단 의료기구 제조업체 메드트로닉은 1957년 심장박동 조절장치를 발명한 후 4세대에 걸친 업그레이드와 꾸준한 혁신을 통해 10년 이상 연 20%의 이익을 올렸다.
기업이 지속적 혁신이라는 고지를 어떻게 차지할 수 있을까? 짧지만 명쾌한 답이 있다. 인간에게 내재된 재능, 즉 깨달음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깨달음은 영적(Spiritual) 측면에서 무엇인가를 지각하는 것, 부차적인 것을 배제하고 관찰하려는 의지, 인간성에 활력을 불어넣는 영성의 번득임이다. 창조성의 중요한 구성요소인 깨달음이 정신적 재능을 인도할 때 최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한 명의 깨어 있는 개인이 1,000억 달러 규모의 산업을 일으킬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시대”라고 한다. 이제 깨달음에 의한 새로운 경제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사회적, 경제적 트렌드뿐 아니라 영적인 트렌드, 즉 내적 트렌드가 자본주의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메가트렌드란 무엇인가? 이는 10년 이상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크고 중요한 방향성을 말하는 것이다. 기존의 메가트렌드 서적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 책은 내적 차원에서의 변화를 설명한다. 이상과 믿음이라는 내면세계가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비즈니스는 불황, 시장붕괴, 회계비리의 충격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며, 개인은 테러위협, 실업, 균열이 생긴 개인퇴직계좌(IRA)와 저축액 감소 등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외부로부터 안전을 위협받을 때 새로운 해답과 방향성을 찾기 위해 마음과 정신의 한편을 살피게 된다. 이것이 영성의 힘이 이 시대의 가장 큰 메가트렌드가 된 이유이다.
이 책은 변화를 이끄는 7개의 메가트렌드 -①영성의 발견, ②새로운 자본주의의 탄생, ③중간계층의 부상, ④영혼이 있는 기업의 승리, ⑤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 ⑥2010메가트렌드를 이끄는 테크닉, ⑦사회책임투자의 시대- 를 소개하고, 실제 사례를 통해 변화의 큰 줄기를 파악하고 그것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줄 것이다. 오늘날 기업들이 달성해야 할 목표는 지혜와 깨달음, 영성으로 가득 찬 인적 자산의 힘을 인식하고 자본주의의 도덕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 책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첫째, 우리는 자본주의를 치유할 힘이 있다. 둘째, 자본주의는 세상을 변화시킬 힘이 있다. 이제 시작해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메가트렌드 1 - 영성의 발견
휴렛팩커드의 그레그 머튼 부사장은 자신의 성공요인으로 열여섯 살 난 아들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을 때 겪은 영적 변화를 든다. 그는 아들의 죽음이 가장 큰 비극이자 은총이라고 말한다. “당시에 나는 대화, 즉 사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법에 대해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내면에 존재하던 영적 통찰력이 피어나면서 그는 흘려보내는 법, 용서하는 법,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머튼은 경쟁을 멈추고 사람들을 먼저 생각했고 이런 진리들을 조직을 이끄는 데 응용했다. 그의 이러한 비즈니스 원칙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을 변화시켰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믿음을 갖게 만들었다. 머튼과 그의 팀이 자각과 깨달음을 얻음으로써 휴렛팩커드는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고, 사업영역도 한 개에서 여섯 개로 확장할 수 있었다.
머튼의 사례와 같이 영성에 대한 탐구는 사회각층에 널리 퍼져나갔고 이를 보여주는 예는 많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 스스로 경험하는 변화를 기업이 막으려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기업이 사람들의 변화를 막을 힘은 없다. 영적 변화를 겪은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적인 CEO이든, 활동적인 중간관리자이든, 혹은 이상주의적인 사업가이든 사람들은 마음을 열어 열정을 확대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를 지속할 것이다.
이 시대 최고의 메가트렌드는 영성에 대한 탐구이다. 영적이라 부르는 것은 내적인 평화, 명상, 기도, 관계중시, 삶의 목적, 미션과 같은 단어 중 하나일 것이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명상, 종교, 요가 등을 통해 자신의 삶에 영성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으며, 영성에 대한 탐구는 인간의 활동과 우선순위, 여가활용, 소비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타임>은 커버스토리에서 1,0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성인이 명상을 하며 이는 10년 사이 두 배나 증가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적인 길을 추구하는 여정초기에는 대다수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현재의 고단한 일상을 떠난다. 그리고 영적으로 충만해져 가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고 새로운 내면의 세계를 발견한다. 이 단계를 벗어나면 재충전된 상태로 돌아와 사회를 위해 봉사하기 시작한다. 투자자, 소비자, 관리자, 최고경영자 등이 비즈니스에서 해야 할 일도 이처럼 충만한 영성으로 헌신하는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베스트셀러 『티핑포인트 Tiping Point』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티핑포인트는 전염병 바이러스가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 어떤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규모)에 도달했을 때, 급속도로 번져가기 시작하는 순간을 명명한 것이다. 이것이 끓는점이고 그래프가 수직상승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이러한 개념은 영성에도 적용된다. 영적인 여정의 한 지점에 달한 많은 이들에게 내재된 신성한 에너지는 티핑포인트에 도달하여 영성에 대한 개인적 탐구를 조직과 집단으로 확장시키는 중이다. 이제 상처받은 이들이 치유자가 되고, 전사들은 정치가로, 희생자들은 대변자, 그리고 관리자들은 기업 활동가와 변화주도자로 거듭날 것이다.
웹 기반 소프트웨어라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세일즈포스닷컴’의 CEO 마크 베니오프는 화려한 마케팅과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같은 스타와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중에 드러난 모습과 달리 그는 불교에 대한 열정을 가진 영적 구도자이다. 오라클의 세일즈맨이었던 그는 1996년, 3년의 일정으로 미래에 대한 비전과 깨달음을 얻기 위해 인도로 갔고 그곳에서 수행과정을 마쳤다. 사회로 돌아온 베니오프는 ‘세일즈포스닷컴’을 창업했고, 동사를 2004년 가장 주목받는 주식공개상장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는 창업초기부터 기술을 통해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어 했고, 기업의 이익, 주식, 근무시간의 1%는 자선사업에 사용하도록 했다.
마크 베니오프처럼 열정과 확신을 가지고 진부한 비즈니스에 맞서는 용감한 이들은 누구인가? 영적인 길에 서 있으면서 직장에서 가치와 혼에 대해 함께 표명하기로 한 우리는 누구인가? 『컬처럴 크리에이티브 The Cultural Creative』의 공동저자인 폴 레이와 쉐리 앤더슨 부부는 미국과 서유럽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된 세 가지 문화로 ①현대문화, ②전통문화, ③컬처럴 크리에이티브를 꼽았다. 이 중 미국 인구의 26% 이상, 서유럽 인구의 30~35% 가량이 속한 컬처럴 크리에이티브는 자연, 진실성, 영성, 평화, 관계, 페미니즘, 사회적 책임에 가치를 두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매년 1%씩 늘어나고 있는 컬처럴 크리에이티브는 향후 5~10년 이내에 지배적 문화가 될 것으로 예견된다.
메가트렌드 2 - 새로운 자본주의의 탄생
팀버랜드는 15억 달러 규모의 소매와 제조를 하는 기업으로 <포춘>이 뽑은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 중 하나이며 “훌륭한 기업 시민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다. 가족기업인 팀버랜드의 최고경영자인 제프리 슈와츠는 창립자인 할아버지에게 부츠 제조기술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배웠다. 동사는 현재 환경운동과 비영리 지역사회 봉사기관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얻게 되는 심적 보상을 평가하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자본주의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슈와츠는 “이 세상에는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10억명 이상 있는데 어떻게 비즈니스가 주주에 대한 책임만 갖고 있나요?”라고 말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경영자가 제프리 슈와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백 명의 CEO들이 보수적이고 진부한 자본주의 원칙을 거부하고 있다. 회계부정 스캔들로 인해 투자자나 소비자 모두 자본주의에 해악을 끼치는 기업이 얼마나 더 있는지, 대중이 그것을 참아낼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깨어 있는 자본(Conscious Capitalism)에 대한 탐구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기업입장에서는 더 높은 사회적, 환경적 표준뿐 아니라 성실성, 투명성,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비영리기관 ‘사회적 책임을 위한 비즈니스(BSR)’는 오늘날 포춘 500대 기업의 절반이 속한 큰 규모로 성장했다. BSR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윤리적 가치를 지키고 사람·지역사회·자연환경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재무적 성공을 얻게 하는 정책·실천·프로그램의 포괄적 집합”으로 정의한다. 세계적 우량기업이 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기치 하에 모이는 것일까? 이는 실용적인 이유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면 평판이 좋아지고 브랜드가 강화되는 반면, 이를 도외시 하면 브랜드에 손상을 입고, 기업이윤에 막대한 타격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예를 살펴보면 3M은 기업차원의 활동을 통해 전 세계 60개국의 공장에서 내뿜는 온실가스 유발효과를 감소시키고 있으며, P&G는 개도국 사람들이 집에서 저렴하게 물을 소독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스타벅스는 품질, 환경, 사회, 경제적 기준을 상승시키는 커피 재배업자들의 제품을 최고 가격으로 매입한다. 그 결과 콜롬비아 농부들이 코카인 대신 커피를 재배하도록 유도하고 환경 친화적인 농업을 장려하여 열대 숲에서도 커피를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아무리 영적이라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 버는 데에만 집중하는 자본가들이 더 높은 수익을 얻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연구결과는 그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은 최소한 경쟁자나 시장수준 정도이거나 매년 최고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달성한다. 지배구조 측정기관 GMI가 상장기업의 지배구조, 노동, 환경 및 소송정책에 대해 등급을 매긴 자료를 보면 수위에 오른 기업들은 대체로 시장보다 높은 성과를 보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깨어 있는 자본은 시장에서 보상을 얻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대중의 자각을 높이기 위하여 헌신하는 풀뿌리 리더들이 신뢰를 얻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코옵 아메리카의 이사인 앨리사 그래비츠를 꼽을 수 있다. 하버드 MBA 출신인 그녀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을 인정하면서 한편으로 근본적인 사회, 경제적 변화를 주장한다. 코옵 아메리카의 웹사이트에는 친환경 제품의 구매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기업들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지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오늘날에는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는 사람들이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기업내부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한 예로 어떤 사회책임투자펀드는 필립 모리스의 대표에게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직접 대면을 요구할 수 있을 정도의 주식을 매입했다. 100만 달러 상당의 필립모리스 주식을 보유하게 된 펀드의 대표는 점심식사 자리를 요청했고, 그 자리에서 아이들을 겨냥한 담배광고를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 과거에는 편지쓰기 운동이나 불매 운동을 펼치던 운동가들이 현재는 주주결의를 통한 힘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경제적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하나의 예다.
우리는 이미 자본주의가 철저하게 변화해야 하는 이유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첫째는 크리티컬 매스에 달한 개인적 영성이 기업으로 흘러들어가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이데올로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 번째 요소 없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데, 그것은 바로 비즈니스 인구통계가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비전과 가치를 열렬히 받아들이고, 또 의미 있는 일을 하기를 원한다. 이상을 추구하는 경영진, 평범한 관리자, 중소기업인, 운동가, 사회책임 투자가, 여성 기업가 등이 그런 역동적 조합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메가트렌드 3 - 중간계층의 부상
사회통념과 달리 기업성공의 리더십은 CEO의 손에만 달린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간단한 진실이 의미하는 바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맥킨지의 존 카첸바흐는 리더로 선출되지 않은 중간관리자들이 진정한 변화를 일으킨다고 말한다. 숙련된 기술, 사람중심의 마인드, 융통성 있는 동기부여 능력을 갖춘 중간관리자들이 정해진 규범을 깨뜨리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카첸바흐는 대규모 변화를 위해서는 크리티컬 매스에 달한 변화 리더들이 조직의 중간층에 자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혼이 있는 비즈니스를 하는 역동적 CEO 혼자 기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다. 진정한 리더십은 조직구성원과 함께 영적 에너지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CEO는 개략적인 청사진만 제시하며, 그것을 수행하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은 관리자나 팀 리더가 되어야 한다. 기업에서 풀뿌리 리더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대규모 권력이동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관리자 네트워크는 깨어 있는 자본이 번영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새롭고 강력한 중간층의 힘은 수천 개의 기업에 조용히 스며들어 다양한 대중적 합의를 이루어내고 있다. 이는 카리스마를 넘어선 특성이 승리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이는 풀뿌리 경영자, 영적인 리더, 중간 관리자, 일반사원, 변화주도자, 팀 리더, 여성경영자, 컨설턴트가 양지로 나와 “자본주의를 변화시킨다.”는 미션을 받아들여야 함을 의미한다. 이제는 상명하달이라는 마력과 성공을 방해하는 변명을 거부하는 특별하고 유일한 비공식적 권한의 힘을 발휘할 때다.
비공식적 권한은 동료에게 받는 존경, 신뢰, 감탄, 인기 혹은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론 하이페츠는 조직이 리더의 비전을 따르도록 만드는 것보다, 가치·믿음·행동의 변화를 필요로 하는 문제에 사람들이 잘 대처하도록 만드는 것이 리더의 진정한 능력이라고 말한다. 이런 기준은 수많은 풀뿌리 운동가들이 지향하는 바이다. 휴렛팩커드의 변화주도자인 바바라 와프는 혼이 있는 경영을 하는 CEO가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을 향해 각자 다른 방식으로 하나의 작은 일을 해내는 10만 명의 직원들이 그 어떤 CEO보다 강력하게 기업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런 귀중한 역량을 가진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바로 평범한 관리자들과 풀뿌리 리더들이다. 대담하고 영웅적인 리더십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겸손하게 실천하는 그들의 리더십은 더 설득력이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바탕으로 우수 경영대학원들은 리더십은 위대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파괴하고 “변화를 이끄는 중간계층”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만들었다.
[풀뿌리 리더십 사례]
기업 내 변화주도자 바바라 와프는 휴렛팩커드에서 20년간 일하면서 풀뿌리 행동주의의 기준을 만들었다. 그녀는 입사 이전에 민권운동, 평화와 여성을 위한 운동, 가두 연극 등의 활동을 펼쳤으며, 이러한 현실참여를 통해 영적 리더의 자질을 축적했다. 휴렛팩커드에서 그녀는 비공식 리더로서 기존 비즈니스가 상상하기 어려운 많은 일들을 성취하게 된다. 예를 들어 휴렛팩커드가 미국 내 파트너들의 이익을 차단했을 때 격분한 그녀는 불공정하게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6개월간 진행된 공연은 대단한 효과를 가져왔으며 휴렛팩커드의 미국 내 파트너들은 그들의 이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녀의 미션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라 한다. 예를 들어 퇴직을 앞둔 수석과학자 시드 리브스의 오랜 꿈인 “시간을 관통하는 1마일의 산책”이라는 환경 프로젝트를 시행하기 위해, 그녀는 초기비용과 100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휴렛팩커드의 프린트 기술을 살려 포스터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회사의 반대에 부닥쳤다. 그녀는 물러서지 않고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경영진에 설득했으며, 결국 시드의 프로젝트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메가트렌드 4 - 영혼이 있는 기업의 승리
샌프란시스코의 중심부 몽고메리 가에는 미국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국가기관의 건물이 있다. 그 건물의 12층에서는 매달 월례모임이 열린다. 활황과 불황이 오가던 지난 7년 동안 번창해온 샌프란시스코 상공회의소의 직장영성모임이 바로 그것이다. 이곳은 자유기업체제의 가장 중요한 금융 허브 중 하나이다. 매일 같은 일상의 스트레스 속에서 사람들은 성스러운 존재를 일깨우며 신성한 공간을 만들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조용히 꽃을 피워온 혼이 있는 경영은 트렌드로 정착되었다. 그리고 이제 메가트렌드로 변화하려 한다. 기업 내에서 이런 변화를 감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초대받은 사람만 참석할 수 있는 ‘퍼스트 튜즈데이’는 최고 경영자들을 위한 조찬 기도 모임이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150명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매월 점심을 같이하며 의사결정에 대한 성경의 시사점을 듣는다. 시카고에는 60명의 멤버로 구성된 모임이 있는데 천주교 신자가 대부분인 경영자들은 10년 이상 조찬 모임을 하면서 직장의 신성한 부분이나 세속적인 면에 대해 토론해 왔다.
비즈니스와 영적인 삶의 경계는 점점 더 흐릿해지고 있다. 실제 사례를 보자. 아이스크림 제조사인 벤 앤드 제리를 사들이기 위한 협상테이블에서 있었던 일이다. 캘버트 펀드의 설립자 테리 몰너는 협상도중 휴식시간을 요청했다. 사람들이 협상을 포기하고 밖으로 나가는 등 더 이상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논의를 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었다. 협상이 더 진행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몰너는 극단에 서 있는 사람에게 잠시 침묵하게 한 다음 "여기에 진실이 있는가? 무엇이 모두에게 가장 좋은 것인가"를 자문해 볼 것을 제안했다. 그러자 한사람씩 자신의 입장을 얘기하였고 상대편을 인정할 수 있었다. 물론 협상은 성공적이었다.
우리는 성스러운 존재가 없는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에는 영혼이 존재한다. 사실 인간성에서 신성함을 없애는 것은 심장을 도려내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그런데 심장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피를 공급하는가. 보통사람은 영성을 대체할 것을 찾는다. 그것은 바로 돈이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 전지전능한 것인 양 믿고 의지한다. 그러나 돈이라는 우상숭배는 수많은 고통을 야기한다. 엔론, 월드콤 같은 기업들이 그런 자본주의의 그늘을 보여주었다. 회의실에서 성스러운 존재 대신 이윤만을 찬미한 결과 더 엄청난 비용을 소모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위기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기업회계스캔들은 일반 투자자, 풀뿌리 리더 등 수백만의 비밀요원들에게 숙명적인 요청을 했다. 그들의 마음속에 "영성과 윤리, 가치, 인간성을 시장에 소생시킨다."는 영적인 미션을 새긴 것이다.
혼이 있는 경영이라는 트렌드가 생기게 된 이유는 수많은 사람들이 신성한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그것에 자신의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개인적 치유를 넘어 공동체와 정부 혹은 비즈니스에까지 미션과 행동주의를 불어넣고 있다. 기업의 리더들도 경쟁적인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 내면에 있는 창조성과 혁신성, 다시 말해 신의 힘을 비즈니스에 적용시키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2002년에 생긴 직장영성협회의 국제직장영성상은 정책과 프로그램을 통해 영성을 키우는 선구적인 조직에 수여하는 상이다. 컨설팅 기업 사장으로 2년간 국제직장영성상 선정위원회 의장을 맡았던 신디 위글스워스는 비즈니스에 수직적·수평적으로 영성이 스며든 기업에 상을 수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수직적 영성은 보이지 않는 힘, 초월성, 신비성 혹은 신적인 차원과의 연결에 대해 조직이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수평적 영성은 봉사와 사랑, 관심으로 가득 찬 인간과 지구환경을 다루는 것이다. 그녀는 사람들이 선진 사례를 보고 배우기 때문에 국제직장영성상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매출액 72억 달러의 기계제조업체인 애질런트는 2004년 미국 내 사업부 직원 수천 명을 해고했다. 다운사이징은 직원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슬픔으로 남았고, 살아남은 사람들 역시 해고의 공포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다. 애질런트의 기획관리자 오레치오는 희미해져 가는 동료들의 혼불을 다시 밝히기 위해 도움을 줄 방법을 찾았다. 그녀는 자신이 가진 신념을 바탕으로 회합장소, 명상실을 설치하고 직원토론회를 열어 정리해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힘을 북돋우고, 자신이 쌓아온 영적 에너지를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이 사례는 기업에서의 영성이 인사관리에 얼마나 유용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기업에서의 영성은 새로운 이슈의 첨단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1990년대의 과잉으로 인해 미국의 비즈니스와 재정은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시스템은 스스로 치유할 방법을 모른다. 탐욕과 거짓, 투기가 우리와 자본주의를 위기로 몰고 있다. 우리는 고결함과 신뢰, 영적인 리더십을 통해 스스로를 구원해야 한다.
메가트렌드 5 -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
깨어 있는 자본과 함께 깨어 있는 소비자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직장영성협회 회원 크리스티앙 페린은 깨어 있는 소비자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빠듯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도요타에서 출시한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로 차를 교체했는데, 그 이유는 연비와 환경 때문이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프리우스는 전기동력원을 가진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매연을 30~50% 줄여주며, 연비도 휘발유 차량보다 40~60% 높다. 하이브리드 차량 트렌드는 가치 중심적 소비자의 탄생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가치 중심적 소비, 즉 깨어 있는 소비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는 경제적 선택에 있어 다른 어떤 측면보다 가치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커피를 선택할 때 가격보다 공정거래를 한 커피인가를 중시하고, 자동차를 선택할 때 전기 동력원을 가진 하이브리드 제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가치 중심적 소비자는 수요공급의 법칙을 통해 자본주의를 변화시킬 힘을 가지고 있다. 깨어 있는 상품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기업은 이윤을 얻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가치 중심적 소비시장의 크기는 2000년에 2천3백억 달러에 달했고, 매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가치 중심적 소비자들은 생산자 중심주의를 혐오하고 대량 판매 시장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몇 달을 기다려 3천불의 프리미엄을 주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하고, 1파운드에 6.99불인 유기농 당근을 사기 위해 아무리 멀어도 홀푸드 매장으로 간다. 주류 기업들이 깨어 있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러한 가치를 비즈니스에 녹여내야 한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은 건축업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주제는 “환경적인 영향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는가?”라고 결론 내렸다. 현재 친환경 건축은 효율과 품질을 상징하며 미국 전역에 널리 퍼지고 있다. 친환경 빌딩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빌딩은 미국 내 에너지낭비의 39%, 사용전력의 65%, 온실가스의 3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에 소재한 자이언트 이글은 미국의 첫 번째 LEED(친환경빌딩협회의 에너지 및 환경설계상의 리더십)인증 식품점 빌딩이다. 이곳은 경쟁사보다 에너지를 30% 적게 소비하고, 1년에 10만 갤런의 물을 절약하며, 오존을 고갈시키는 냉각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여러 이유로 유기농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식료품 시장이 침체되는 상황에서도 최초의 유기농 인증 식품체인인 홀푸드는 지난 4년간 평균 20% 이상의 매출증가를 기록하였다. 그 이유는 가치 중심적 소비자 덕분이다. “먹는 것에 따라 몸이 달라진다.”고 믿는 깨어 있는 소비자들은 유기농 식품에 빠져 있으며 살충제와 화학약품뿐 아니라 유전자 조작식품에 대해서도 걱정을 한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유전조작식품이 사람에게 안전할 뿐 아니라 환경에도 해가 없다고 주장한다. 유전공학은 뜨거운 감자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알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가치가 문명화된 자본주의의 특징이라 한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그들의 장점을 홍보하고 세심한 소비자들이 돈을 쓰도록 유도할까? 그것은 브랜드의 힘에 의해 이루어진다. 브랜드 전문가 엘시 마이오는 브랜드가 깨달음을 향해 진정성과 가치, 인간미를 끌고 나간다면, 그것은 막강한 전략적 우위를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오늘날 깨어 있는 소비자들과 미디어에 정통한 활동가들은 기업의 행동을 신중히 분석한다. 그 결과 기업은 스스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엄청난 반발을 겪게 되었다. 이것이 엘시 마이오가 기업들에게 가치를 추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엄중하게 경고하는 이유이다.
전문가들이 예전 방식으로 더 이상 브랜드를 관리하지 못한다면 과연 누가 할 것인가? 그것은 깨어 있는 소비자가 될 것이다. 기업과 기업의 이해관계자, 특히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공동 소유하게 된다. 몬산토의 사례를 보자. 이 회사의 CEO와 브랜드 매니저는 소비자들이 유전자 조작 작물에 얼마나 반감을 갖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했다. 결국 동사는 유럽 진출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이것은 깨어 있는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메가트렌드 6 - 2010 메가트렌드를 이끄는 테크닉
조엘 스머노프는 아메리카 온라인의 사업전략 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처음 요가를 접했다. 그는 당시 끊임없는 이메일과 전화, 인스턴트 메시지의 홍수 속에 뇌와 신경이 마비돼 꼼짝 못하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목전에 닥친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정작 해결해야 할 문제는 처리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사실 이런 문제는 모든 관리자의 고민거리다. 다행히 그는 딱 맞는 해결책을 찾았는데 그것이 바로 요가였다. 그는 일주일에 4~5회 정도 회사가 지원하는 무료요가와 명상 수업에 참가하였다. 그는 자신의 일과 생활에서 요가는 내면을 들여다보고 생산성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이제 깨달음을 위한 테크닉을 비즈니스에 폭 넓게 응용하는 것이 환영받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사실 하이테크 기업, 전통기업, 비영리 기업을 막론하고 수천 개의 기업이 스트레스 관리라는 명목으로 회사차원에서 명상세미나를 지원하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관용을 키우는 훈련”을 실험적으로 운영한 결과 매출이 급증하였으며, 제록스는 인디언 스타일의 비전 퀘스트(북미 인디언 부족에서 영계와의 교류를 위해 행하는 의식)을 통해 환경친화적인 베스트셀러 복사기를 만들어 냈다.
구조조정의 유행으로 남아있는 사람의 업무부담은 증가했고 스트레스가 급증하였다. 기업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창조성과 성실성이 위협받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지금까지 금기시되었던 영적 방법이다.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명상과 요가를 위해 회사에서 지원하는 비용은 팀을 짜거나 판매교육을 하는데 쏟는 액수에 비하면 매우 적은 금액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효과는 탁월하여 명상 세미나 후 직원들이 더 느긋해지고, 집중을 잘하며, 일의 능률도 오르고, 동기부여도 잘 된다고 한다.
1998년 비즈니스와 깨달음에 대한 국제회의에서 “혼이 있는 경영이 기업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극적인 발견”을 발표한 마이클 레니는 옥스퍼드 장학생에서 맥킨지 파트너까지 성공가도를 달려 온 사람이다. 그런 그가 서른 살 되던 해에 생존확률 40%의 임파종 선고를 받았다. 고통스런 화학요법 치료를 받으면서 레니는 육체와 정신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매진했다. 명상상태에 깊이 빠져들어 몸을 치유하도록 마음의 힘을 사용한 것이다.
1년여의 치료를 마치고 레니는 다른 사람이 되어 직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후 그는 영적 세계를 사랑하고 이에 이바지하는 자신의 한 부분을 받아들였다. 주당 70시간 일하는 것도, 끝없이 일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 주어야 한다는 위험한 욕망도 포기했다. 대신 바르게 먹고 숙면을 취하고 필요한 경우 거절을 하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는 방법을 익혔다. 그리고 일년에 한번 자기반성과 평화로움을 얻기 위해 홀로 휴가를 떠났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레니는 기업변화를 위한 잠재적인 힘으로 영성을 사용했다. 그는 깨달음을 위한 기술을 먼저 ANZ은행 등 고객사에 적용하였다. 결과적으로 ANZ는 2004년 국제직장영성상을 수상했고, 직원만족도는 35% 증가했으며, 주가도 두 배 상승했다. 개인적 영성과 변화 사이의 간극을 능숙하게 연결시키면서 레니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비즈니스 마스터로 주목받게 되었다. 그는 사람에 대한 개별적인 치유가 기업으로 스며들어 변화를 촉진시킨다는 것을 확신하며, 이를 바탕으로 깨어 있는 비즈니스의 토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실체에 대해 정확히 꼬집어 설명할 수 없지만 영성과 비즈니스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직장생활을 하다 내면의 길을 찾아 영적인 사업가로 독립한 테비스 트로워는 타임워너, 야후, 구글, 애플 같은 회사에서 요가와 명상 강좌를 한다. 그녀는 비즈니스의 목적은 외부세계를 조정하는 것이지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완벽하게 다스려야 주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영성은 비즈니스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자기절제의 힘을 완벽하게 제공한다.
타이코나 엔론의 경영자가 자기 절제의 기술을 갖고 있었다면 법정에 서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테비스는 “기업들은 조직을 개편할 때 맥킨지 같은 컨설팅 회사를 부릅니다. 그런데 그들의 조직개편은 가구를 이리저리 옮기는 것과 같습니다. 기초공사가 부실해서 균열이 생겼는데 장식을 바꾼다고 도움이 될까요?”라고 말한다. 기업기반의 균열은 기업내부에 자기절제가 부재함을 의미한다. 자기 인식과 절제 없이 지속가능하고 높은 성과를 올리는 문화를 만들기란 어렵다. 우리 자신을 다스릴 수 있을 때 사람들, 그리고 세상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메가트렌드 7 - 사회책임투자의 시대
요즘 월스트리트에는 깨어 있는 자본에 대한 강력한 원동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깨어있는 자본이 재무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사회책임투자(Social Responsible Investing)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사회책임투자란 무엇인가? 이는 깨어 있는 자본가들이 가치를 두는 곳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환경 및 사회적 기준이 자신의 가치와 부합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사회책임 투자자들은 다양한 재무기법과 접근방식으로 투자방식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자기믿음과 도덕적 가치를 희생시키지 않고도 재무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사회책임투자 시장은 1984년 400억불 시장에서 2003년에는 2조 1,600억불 규모로 발전하였다. 20년 동안 무려 오천 퍼센트 이상 성장한 것이다.
사회책임투자가 메가트렌드가 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풀뿌리 수준에서는 사람들이 그들의 가치대로 투자하기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둘째 거시적 수준에서는 엔론 등의 회계부정 스캔들 이후 월스트리트의 기관투자가들도 기업윤리의 부재가 포트폴리오를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관행적 비즈니스에 대한 회의와 불신이 투자자를 사회책임투자 펀드로 불러 모으는 것이다. 사회책임투자 트렌드는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훌륭한 수익률을 내는 게임이 될 것이다.
사회책임투자의 장점은 석면문제 책임배상, 지배력 상실, 고비용 환경정화, 담배관련 소송 같은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날 소지를 미리 심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타이코가 캘버트 사회투자펀드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자 동 펀드는 몇 개월에 걸쳐 타이코 지분을 정리하였다. 또한 비윤리적 경영을 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 덕분에 글로벌 크로싱, 월드콤, 아델피아의 파산으로 인한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이제 어떻게 사회책임투자가 주류 비즈니스의 결과를 넘어서는지 보자. 예를 들어 캘버트 사회투자펀드는 기업이 투자자뿐 아니라 직원, 고객, 공급자, 지역사회, 그리고 사회전체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는 사상을 바탕으로 한다. 사회적 부담을 안고는 이익을 낼 수 없다는 기존 관행에 철저하게 반기를 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펀드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S&P 500 지수를 상회하는 시장평균을 넘어서는 수익률을 보여주었다.
사회책임투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현행 투자 방식과 결별하겠다고 맹세하곤 한다. 하지만 재무의 복잡성, 미숙한 선택, 실수에 대한 두려움에 압도당하고 만다. 이렇게 되면 수익률은 정체되고 자금이 가치를 반영하지 못할 때 오는 부조화를 겪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 것인가?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주식중개인 에이미는 한 고객의 전화를 받는다. 열렬한 조류 관찰자인 고객은 자신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제지회사가 조류를 중독시키는 화학약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미는 윤리적 딜레마에 빠졌다. 그 회사의 주식은 분명 고객에게 이익을 주겠지만, 고객은 제지회사의 비윤리적인 행위에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에이미는 고객이 편안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주었다. 그것은 단순히 주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신이 만든 모든 창조물에 대한 깊은 배려가 담겨 있는 것이다.
사회책임 투자의 베테랑인 힐 브릴은 사회책임투자가 주식과 채권이라는 2차 시장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이제는 월스트리트에서 시선을 거두고 자본을 생태학적으로 건전하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나, 작은 비즈니스에 직접 투자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21세기 새로운 포트폴리오의 토대가 되는 전략으로 첫째 지역사회에 투자하고, 둘째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고, 셋째 주주의 힘을 이용하여 대기업을 변화시키라고 조언하고 있다.
21세기의 첫 5년이 지나감에도 사회책임투자는 강건하게 살아있다. 깨어나지 못한 자본이 실패하는 덕분에 사회책임투자 펀드는 꽤 큰 성장을 이룩했다. 또한 깨어 있는 자본의 강인함과 힘 덕분에, 사회책임투자 펀드는 정말 인상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사회책임투자는 월스트리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수십 년을 노력했다. 이제는 시대가 변해 월스트리트가 사회책임투자를 지지하는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결론 깨어 있는 자본주의의 부상
MIT 경영학 교수 레스터 서로우는 “자본주의는 인간에게 각인된 탐욕을 활용한다.”라고 말했다. 이 흥미로운 주장의 함의는 자본주의와 영성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이겨낸 자유기업체제가 혼이 있는 경영의 예의바른 모습을 없애 버리려 한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탐욕이 자본주의를 번영시켰는지에 대해서는 일단 접어두자. 인간의 깨달음이 크리티컬 매스에 달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진화하였기 때문에 탐욕 같은 번영의 원천들은 더 이상 자본주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우리는 새로운 번영의 원천이 필요하다. 비용이 안 드는 무제한적인 위대한 원천은 바로 영성이다. 그러나 영성의 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탐욕이 부의 근원이라는 몰상식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몇몇 성공적인 자본가들은 탐욕과 과도한 이익을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부유해졌다. 기술주 거품이 꺼지기 전에 주식을 매각한 사람들, 혹은 뜨는 주식은 건드리지도 않는 워렌 버핏처럼 말이다. 탐욕에 대해 월스트리트의 베테랑 짐 크래머는 이렇게 말한다. “황소는 돈을 번다. 곰도 돈을 번다. 하지만 돼지는 도살된다.” 탐욕이 자본가를 고무시키지만, 탐욕보다 훨씬 흥미로운 동기도 많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호황, 하이테크의 진보로 우리는 너무나 아름다운 1990년대를 지나왔다. 그러나 영적인 면에서는 활황, 붕괴, 그리고 비리들로 인해 자본주의의 어두운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깨달음을 얻고 치유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더 견고한 도덕적, 경제적 기반을 얻을 수 있고 성숙한 영성과 외적으로 진보한 기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자본주의의 승리는 위기를 낳았고 더불어 위기의 치유라는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주었다.
깨어 있는 자본의 깨달음이란 무엇을 말하며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사회책임투자 리스트 상단에 있는 위대한 기업은 이익을 강화하는 특별한 요인을 갖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탁월한 가치에서 태어난 깨달음이다. 세계 환경경영지도자협회는 기업의 시장가치 중 50~90%가 무형요소로 인해 발생한다고 결론 내렸다. 즉, 무형요소와 그것을 만들어낸 깨달음이 비즈니스라는 물질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깨어 있는 자본은 도덕적 리더십, 비전, 투명성, 윤리 같은 무형요소의 재무적 힘을 존중하고, 이를 통해 가치평가 프로세스를 변화 시킨다. 깨어 있는 자본은 재무적 이슈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슈를 질문하고 있는 것이다.
깨어 있는 자본은 단기이익과 주주이익의 최대화를 넘어 비즈니스에서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책임을 진다는 원칙을 가진다. 자본주의의 영적인 변화는 깨우친 이기심으로의 변화, 경제적 민주주의로의 변화, 돈과 도덕 모두를 지지하는 깨어 있는 이데올로기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변화시킬 힘이 있으며 깨어 있는 행동을 함으로써 자본주의를 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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