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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도서요약/자기계발서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by 홍승환 2007. 4. 25.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1장   모든 선택에는 반드시 끌림이 있다 - 첫 만남(Starting Relationship)

 

 

좋은 인상을 유지하려면

 

미팅할 때 파트너에 대한 첫인상은 얼마 만에 형성될까? 연구결과에 따르면 첫인상 형성에 소요된 시간은 4초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첫인상은 무엇을 근거로 형성될까? 첫눈에 들어오는 생김새나 복장, 표정이나 말투 등 극히 제한된 정보로 형성된다. 그럼에도 한 번 형성된 첫인상은 여간해서 바꾸기 힘들다. 첫인상은 왜 쉽게 바뀌지 않을까? 그것은 정보처리 과정에서 초기 정보가 후기 정보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며 이를 '초두효과 Primacy Effect'라고 한다. 심리학자 애쉬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 초두효과가 매우 보편적인 현상임을 밝혀냈다. 그는 두 집단의 사람들에게 어떤 인물에 대한 성격을 여섯 가지 특성으로 설명해주었다.

 

집단 1 : 똑똑하다근면하다즉흥적이다비판적이다고집이 세다시기심이 많다

집단 2 : 시기심이 많다고집이 세다비판적이다즉흥적이다근면하다똑똑하다

 

같은 내용임에도 그 순서가 달라짐에 따라 실험 참가자들은 완전히 다른 인상을 형성했다. 긍정적인 내용을 먼저 들었던 집단 1의 사람들은 부정적 내용을 먼저 들었던 집단 2의 사람들에 비해 그 인물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처음에 들어온 정보가 나중에 들어오는 정보에 대한 해석지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인상이 아무리 좋았더라도 부정적인 정보를 접하면 쉽게 나쁜 쪽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인간은 원래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한 존재로 진화되었다. 사람들은 대개 단점을 감추는 대신 장점만을 드러내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부정적인 정보가 드러나면 그만큼 더 주목을 받게 된다. 열 번 잘하다가도 한번 잘못하면 나쁜 이미지로 낙인찍히게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좋아하면 판단할 필요가 없다

 

신입사원 선발에서 인사권자들은 경험이 풍부하고 적극적이며 유머감각 있고 창의적이며 성실한 지원자를 선택한다. 이러한 평가기준은 감정이 개입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결론은 모두 하나로 수렴된다. 그런 사람이 좋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객관적인 정보들은 감정적인 선택을 정당화시켜주는 보조 자료에 불과하다. 흡연이 얼마나 해로운지를 판단하는 것은 이성이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게 만드는 것은 감정이다. 흡연자들은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와 피울 수밖에 없는 이유 모두를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폐암의 원인이 된다는 금연이유를 선택하기보다는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흡연이유를 선택한다. 이처럼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이성이 아니라 감정이다.

 

심리학자 로지는 두 집단의 대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주었다. 나는 약간의 반란은 좋은 것이며, 자연계에서의 폭풍처럼 정치계에서도 반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로지는 첫 번째 집단에게는 이 말이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한 말이라고 알려주었고, 두 번째 집단에게는 러시아 공산주의 혁명가인 레닌의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첫 번째 집단의 학생들은 거의 모두 이 말에 공감한 반면 두 번째 집단의 학생들은 거의 모두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실험결과는 똑같은 말이라도 말하는 사람에 대한 이미지에 따라 다르게 평가됨을 보여준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따를 기분을 느끼지 못한다면 설득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논리에 앞서 감성을 터치해야 한다. 좋아하면 판단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누군가를 설득할 때는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에토스는 명성, 신뢰감, 호감 등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에 대한 인격적인 측면으로, 설득 과정에 60퍼센트 정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파토스는 친밀감을 형성하거나 유머나 연민 등 감정을 자극해 마음을 움직이는 측면으로, 설득에 30퍼센트 정도 영향을 미친다. 로고스는 논리적인 근거나 실증적인 자료 등의 근거를 제공하는 측면으로, 설득에 10퍼센트 정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성공적인 설득을 하고 싶다면 우선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사고(에토스), 감정에 호소한 다음(파토스), 필요성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공하고(로고스), 마지막으로 상대방이 마음을 바꾸지 않도록 다시 에토스를 이용하는 순환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신은 마음을, 사람은 겉모습을 먼저 본다

 

생김새뿐 아니라 그 사람의 복장 역시 인간관계와 비즈니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얼마 전 한 인터넷 취업 사이트에서 채용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의 인사담당자 24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입사 면접에서 지원자의 외모나 옷차림이 당락에 영향을 준다는 답변이 무려 66.7%에 달했다. 옷차림이 면접에 임하는 자세와 매너뿐 아니라 그 사람의 태도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입고 있는 복장은 정직성을 판단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친다.

 

심리학자 빅맨은 공중전화 동전 반환구에 미리 동전을 놓아두었다. 그리고 두 부류의 실험보조자들에게 산뜻한 정장 차림과, 허름한 옷차림을 각각 착용하도록 하였다. 실험보조자들은 약간 떨어져서 전화부스를 관찰하고 있다가 사람들이 통화를 끝내고 그 동전을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으면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했다. 제 동전이 거기 있었을 텐데 혹시 보지 못했습니까? 이렇게 200명에게 질문한 결과, 정장차림의 실험 보조자에게 동전을 돌려주는 경우가 허름한 차림의 실험보조자에게 돌려주는 경우에 비해 두 배나 더 많았다.

 

이처럼 옷차림은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우리자신의 태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정장을 입었을 때와 간편한 복장을 했을 때 마음가짐이나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끄는 사람은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옷차림을 할 줄 안다. 겉모습 때문에 내면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면 그건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문밖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우리의 옷차림은 다른 사람에게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초록은 동색, 가재는 게 편

 

유유상종과 비슷한 말로 동기상구(同氣相求)라는 말이 있다. 기풍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서로 동류를 찾아 모인다는 말이다. 낯선 사람이라도 동향, 동창, 동족들끼리는 쉽게 친해진다.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 회원들은 처음 만나도 십년지기처럼 금방 친해진다. 왜 우리는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을 좋아할까? 그것은 다음과 같은 심리적 요인 때문이다. 첫째, 누군가가 나와 비슷하게 행동하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옳다는 증거를 제공한다. 둘째, 비슷한 태도나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서로의 행동을 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셋째,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싫어하는 것이 된다.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좋아하는 반면 자기와 공통점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반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닭이나 원숭이 등이 자기와 다른 개체가 나타나면 격렬하게 배척하듯이 인간도 그와 유사한 유전적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역설적으로 그것은 집단의 응집력과 유대감을 높여주게 된다. 이처럼 서로 비슷한 점을 갖고 있는 사람끼리 호감을 느끼는 것을 유사성의 원리(Principle of Similarity)라고 한다.

 

유사성의 원리는 마케팅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게 응용된다. 예를 들어, 화장품을 팔 때 건성피부라고 말하는 고객에게는 나도 건성피부인데, 써보니까…….라는 말로 공통분모를 찾아내면 고객들은 훨씬 쉽게 설득된다. 그런데 누굴 만나든 기를 쓰고 차이점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서해안의 석양은 정말 아름답네요.라고 말하면, 아직 타이티의 석양을 못 보셨군요.라고 하면서 초를 치고 김을 뺀다. 또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부모들도 많다. 아빠는 너만 할 때 그렇지 않았어. 그런 말은 대개 효과가 없다. 오히려 아빠도 학교 다닐 땐 참 공부가 지겨웠어.라고 말하는 부모의 말을 아이들은 더 잘 듣는다.

 

 

자주 보면 정이 들고 만나다 보면 좋아진다

 

1889년 3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프랑스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에펠탑을 건립했다. 그런데 탑이 세워지기 전 건립계획과 설계도가 발표되었을 당시, 파리의 예술가들과 시민들은 탑 건립을 결사적으로 반대했었다. 1만 5천여 개의 금속 조각을 250만 개의 나사못으로 연결시킨 무게 7천 톤, 높이 320.75미터의 철골 구조물인 에펠탑이 천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이 거대한 철제구조물이 고풍스러운 파리의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 놓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민들의 반발이 너무 거세지자 프랑스 정부는 20년 후에 탑을 철거하기로 약속하고 건설을 강행했다.

 

탑이 세워진 후에도 반발은 잦아들지 않았다. 시인 베들렌은 흉측한 에펠탑이 보기도 싫다면서 에펠탑 근처에는 가지도 않았고, 모파상은 몽소 공원에 세워진 자신의 동상이 에펠탑을 보지 못하게 등을 돌려 세워놓기까지 했다. 또한 에펠탑 철거를 위한 300인 선언이 발표되기도 했다. 약속된 20년이 되자 다시 철거 논의가 거세졌다. 그러자 정부는 탑 꼭대기에 설치된 전파 송출 장치의 효용성을 주장하여 시민들의 철거 논의를 잦아들게 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에펠탑은 더 이상 천박한 흉물이 아니다. 오히려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파리의 귀부인이 되었다. 파리 시민들의 인식이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탑의 장대한 높이 때문에 그들은 좋든 싫든 눈만 뜨면 에펠탑을 봐야했다. 그러면서 그 탑에 차츰 정이 들기 시작했고, 에펠탑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그것은 파리의 명소 1위로 꼽히게 되었다.

 

이와 같이 단지 자주 보는 것만으로 호감이 증가하는 현상을 단순노출의 효과(Mere exposure Effect)', 혹은 '에펠탑 효과(Eiffel Tower Effect)'라고 한다. 단순노출의 효과는 선거에서도 나타난다. 유권자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가장 친숙한 후보를 선택하게 된다. 최근 텔레비전 앵커나 아나운서들의 정계 영입이 늘어나는 이유도 그와 같은 이유에서다. 가까이서 자주 만날수록 호감도가 커지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만날수록 더 싫어지는 사람도 있다. 평소에는 안부 전화 한 번  하지 않다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만 친한 척 연락하는 사람, 잘 지낼 때는 아무 소식이 없다가 울적할 때만 전화를 걸어 푸념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간간이 안부를 묻고, 만나기가 힘들다면 책이나 신문 등 상대가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을 메일로 보내는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칭찬 방법을 바꾸면 관계가 달라진다

 

좋은 말도 자주 듣다 보면 식상하듯이 칭찬도 반복되면 그 효과가 급격히 줄어든다. 즉 신빙성이 떨어져 그 사람의 말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또한 칭찬을 해놓고 끝에 가서 듣는 사람의 기분을 망치는 상사들도 많다. 김 대리, 이번에 실적에 많이 올랐더군. 그런데 말이야……. 이러한 표현은 주었던 물건을 다시 뺏는 것과 같다. 반면, 부정적인 점을 지적하고, 칭찬으로 마무리를 짓는 것은 상처에 치료제를 발라주는 것과 같다. 따라서 부정적인 말을 했다면 반드시 칭찬이나 격려의 말로 마무리를 짓자. 언제나 시작보다는 끝이 중요하다.

 

칭찬은 방식에 따라서도 그 효과가 다르다. 칭찬은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잘했어와 같이 모호한 표현보다 자네의 기획안은 간결하고 설득력이 있어처럼 무엇을 잘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해야 효과가 크다. 또한 면전에서 칭찬하는 것보다 제3자에게 칭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을 통해 듣는 칭찬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자랑하고 싶은 욕구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칭찬을 전해 듣게 되면 두 명으로부터 칭찬을 받는 셈이 되기 때문에 면전의 칭찬보다 몇 배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2장   끌림을 유지하는 1%의 차이 - 관계의 발전(Developing Relationship)

 

 

나는 왜 나를 사랑해야 하는가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내가 봐도 한심해. 문제가 생기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자신을 힐난하는 나쁜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왜 자기를 비하하고 비난할까? 자신을 가련한 모습으로 드러내면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를 받게 된다. 그래서 스스로 부족하게 느꼈던 자신감이 회복되는 느낌을 경험할 수도 있다. 또한 기대수준을 낮추게 되어 무리한 요구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자기연민이나 자기비하가 계속되면 사람들은 그를 기피하게 된다. 그러면 그는 더욱더 우울해지고, 그럴수록 사람들이 그를 더 기피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우고 싶어한다. 그것을 배우고 싶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은 자아도취(Narcissism)와는 다르다. 자기도취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외모, 업적을 과시하고 과대평가 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을 과소평가 한다. 또한 최고의 찬사와 특별대우를 받기를 원하며 그렇지 못하면 쉽게 실망하고 분노한다. 그들은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다른 사람이 잘되면 시기한다. 그런데 이런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이러한 심리가 자기애의 결핍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자기애가 깊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과장해서 과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만나도 자신의 무능함과 연결시키지 않는다. 시기심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칭찬에 인색하지도 않다. 그들은 혼자서도 불안해하지 않고 시간을 잘 보낸다. 교만하지 않으면서도 자신감이 넘치는 당당함으로 주변사람들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 이런 사람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름을 인정하면 공감이 쉬워진다

 

자기와 다른 의견을 보이면 자동적으로 반감을 느끼고 반사적으로 공격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나쁜 것으로 몰아붙이고 그것을 자신에 대한 도전이나 비난으로 간주한다.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갈등은 다른 것=나쁜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같은 사물을 보고도 각기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이유는 각자의 경험과 욕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들은 피어싱을 하고, 엄마는 그것을 말린다. 또 아내는 드라마를 좋아하고 남편은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어느 쪽도 잘못이 없다. 단지 취향이 틀리고 관점이 다를 뿐이다.

 

인간관계의 갈등을 줄이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머릿속에서 다른 것=나쁜 것이라는 공식을 삭제해야 한다. 사람들은 옳은 말을 하는 사람보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훌륭한 교사, 존경받는 리더, 따르고 싶은 부모는 모두 공감(Empathy)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그들은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러한 자신의 마음을 상대가 느끼도록 해준다. 인간관계의 갈등 또한 그것을 해결하려면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가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모든 행동에는 반드시 존재의 이유가 있다.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간단한 법칙 1 : 2 : 3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자신이 말을 잘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생각이다. 관계의 문제는 말을 못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듣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사람들은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들어주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그것은 정서적인 카타르시스가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슬픔이나 분노가 해소되고 마음이 후련해진다. 또한 존중받고 이해 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부부싸움이 쉽게 끝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상대방의 말을 자르고 도중에 끼어 들기 때문이다. 도중에 끼어 들면 싸움의 원인보다 말이 잘렸다는 것 때문에 더 화가 난다.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아내와 다투게 되면 말을 자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한 번은 누가 먼저 말을 할 것인지를 정하자고 아내에게 제안했다. 그리고 절대로 말을 자르지 않기로 협의했다. 우리는 조용한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아내가 먼저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30여분이 지나자 아내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중간에 끼어 들 때는 몇 시간을 끌고도 결말이 나지 않았는데, 정말 놀라웠다. 나는 아내가 얘기를 마치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내 얘기를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내는 지금은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날 이후, 우리가 그 문제를 다시 거론하지 않았다. 아니 할 필요가 없었다. 아내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것으로 기분이 풀렸고, 나는 아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작은 빈틈이 마음을 열게 한다

 

얼마 전 온라인 취업 포털사이트에서 직장인 1,254명을 대상으로 직장에서 이런 사람은 100퍼센트 왕따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왕따 1순위는 잘난 척하는 사람들이었다. 자기PR은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살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지나친 과시는 사람들의 반감을 사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쉽다. 따라서 자신을 드러내놓고 과시하는 것보다 상대가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자신을 어필하는 방법이다. 너무 완벽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만든다. 또 사람들은 결점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에 대해 위선적이고 인간미가 없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보면 시기심이 생기기 때문에 기분이 나빠진다.

 

지구상에서 가장 맛있는 닭갈비 집원천동에서 두 번째로 맛있는 닭갈비 집이라는 두 개의 간판을 본다면 사람들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광고는 대개 제품의 장점만을 과장해서 알린다. 하지만 세계적인 광고회사 도일, 데인, 베른바흐 사는 이 관행을 과감하게 깼다. 폭스바겐이 처음 미국에 출고되었을 때, 다른 회사들은 그 차가 느리고 딱정벌레처럼 생겼다고 비난했다. 베른바흐 사는 그 약점을 그대로 광고했다. 이 차는 못생기고, 느리다. 그러나 견고하고 저렴하다 이렇게 광고가 나간 이후 폭스바겐의 판매량은 급증했다.

 

그 광고회사는 동일한 전략을 에이비스라는 렌터카 광고에도 적용했다. 당시 미국 렌터카 시장은 헤르츠(Herts)가 거의 독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카피를 내보냈다. 우리는 2등입니다! 때문에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 광고도 예상외의 위력을 발휘했다.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헤르츠 직원들은 경계심을 풀었고, 심지어 에이비스 직원들에게 동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에이비스 직원들은 더욱 분발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상대가 틈을 보일 때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스펀지가 공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물을 빨아들이듯이 누군가가 다가오게 하려면 그가 들어올 수 있는 빈틈을 마련해두어야 한다.

 

 

뒷담화, 만족은 짧고 후회는 길다

 

그 친구 정말 왜 그래?, 자네 그거 알아? 김 부장 말이야……. 사람들이 모이면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을 입에 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뒤에서 다른 사람을 험담한다는 뒷담화라는 말은 당구에서 사용하는 다마(공)라는 말과 혼용되어 뒷담화 친다거나 뒷담화 깐다라는 말로 통용된다. 누군가에게 화가 났을 때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분노를 해소하는 데 뒷담화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 뒷담화는 누군가와 친해지는 데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사람들은 누군가에 대한 험담을 하면서 서로 친해진다. 하지만 뒷담화로 잃는 것이 더 많다.

 

실제로 어떤 사람을 비난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기보다 더 나빠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험담을 듣는 입장에서도 처음에는 귀가 솔깃할지 모르지만 험담이 반복되면 동조할 수도 동조하지 않을 수도 없는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저 사람은 다른 사람 앞에서도 내 욕을 저렇게 하겠지라는 생각에 그를 더욱 멀리하게 된다. 만약 험담을 전해 듣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제3자를 통해서 전해들은 칭찬은 최고의 점수를 받지만 험담을 전해 듣게 되면 엄청난 적개심을 낳게 된다. 검지 하나로 손가락질을 하면 나머지 세 개의 손가락이 나를 향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뒷담화의 유혹에 빠질 땐 스스로에게 또 시작이야!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꿔보자.

 

 

나는 당신이 좋아요

 

상사들은 업무 능력이 뛰어난 직원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 직원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친구로 선택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도와주려고 하며,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 물건을 사고 싶어한다. 또한 상대가 자기와 관련된 사람이나 일 또는 사물에 대한 호감을 보이면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호감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상대의 자녀를 칭찬하는 것이다 댁의 큰아이, 참 인사도 잘하고 착해서 제가 참 좋아합니다. 이런 이웃이 바로 위층에 산다면, 그 집의 아이가 아무리 쿵쾅거려도 항의하기가 쉽지 않다.

 

소유물에 대해 호감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의 호감을 살 수 있다. 언젠가 새 차를 구입하려 생각하던 참에 한 자동차 영업사원을 만났다. 그는 선생님, 아직도 이런 차를 타고 다니세요. 상태가 매우 안 좋네요. 위험하니까 빨리 새 차로 바꾸셔야겠어요. 실제로 많은 영업사원들이 차를 팔기 위해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얼마 후에 만난 영업사원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몇 가지만 손을 보면 몇 년은 더 타실 수 있겠네요. 연식에 비해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관리를 잘 하셨네요. 당신이라면 누구에게 차를 구입하겠는가. 나는 후자의 영업사원에게 차를 구입했다. 그에게는 호감뿐만 아니라 신뢰감까지 느껴졌다.

 

 

함께 밥 먹고 싶은 사람이 되라

 

여러 종류의 수컷 새들은 짝짓기를 할 때 암컷에게 먹이를 제공한다. 제비갈매기 수컷은 암컷에게 물고기를 주면서 구애를 한다. 박새나 까마귀는 짝이 되어주길 바라는 상대에게 먹이를 먹여준다.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새뿐만 아니라 인간들의 유대 형성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을 때, 가장 흔한 표현으로 식사를 제안한다. 먹거나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면 대화가 더 쉽게 풀리고 음식을 접대한 사람에게 더 쉽게 설득된다. 왜 그럴까? 뭔가를 받으면 그만큼 베풀어야 한다는 상호성의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또한 맛있는 음식으로 인한 유쾌한 감정이 파급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쾌하게 만드는 것과 연결된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연상의 원리라고 하는데 이것은 마케팅 전략의 기본이 되기도 한다. 즉 우리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어떤 자극과 제품을 연결시키면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직장생활에서도 일을 끝내고 함께 하는 회식자리만큼 팀워크를 돈독하게 하는 것은 없다. 그런데 자기 돈으로 회식을 시켜주고도 부하 직원에게 미움을 받는 상사가 많다. 그들은 한 턱 냈으니 할 얘기를 좀 하겠다는 식으로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먹을 것 앞에서 잔소리 듣는 것만큼 짜증나는 일은 없다. 밥맛을 똑 떨어지게 하는 주부들도 많다. 대출금은 어떻게 갚을 생각이에요?, 옆집 아저씨는 보너스를 받았다고 하던데……., 승진은 언제 해요? 즐거워야 할 식탁에서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 그 시간이야말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진수성찬이라도 그런 말을 들으면 밥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정말 기분 나쁜 사람을 밥맛 없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는가. 함께 밥 먹고 싶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보자.

 

 

 

3장   끌리는 사람은 이렇게 관계를 유지한다 - 지속되는 만남(Staying Relationship)

 

관계를 알리고 싶은 사람이 되라

 

사람들은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을 때 자기도 모르게 주인공과 동일시한다. 주인공은 대개 매우 유능하거나 강한 자들이다. 사람들이 유능하고 매력적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그런 사람과 같이 있으면 자신의 주가도 덩달아 올라가는 것처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 정치인, 나와 군대 동기야., 그 선수, 우리 고향 출신이야.하는 식의 행동은 연결고리가 다소 헐겁기는 하지만 모두 반사된 영광누리기 효과(Basking in Reflected Glory)'를 노리는 심리에서 나온다. 그러한 심리는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이나 조직의 이미지 관리에도 널리 활용된다. 일례로 나이키는 한 해에 2천만 달러나 지불하면서 타이거 우즈에게 자사의 골프 의류를 입힌다. 실제로 나이키와 우즈가 첫 전속계약을 했던 1996년에 나이키의 골프 의류와 신발 매출액은 전년도에 비해 260퍼센트나 증가했었다.

 

반대로 사람들은 주위의 실패나 부정적인 평가와 관련되는 것을 외면하려한다.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이러한 심리를 실험으로 확인했다. 그는 미식축구경기를 관전한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중 절반에게는 자기 대학이 승리했던 경기에 대해서, 그리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패배한 경기에 대해서 설명해주기를 요청했다. 그 결과 승리를 설명하는 학생들은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썼다. 예를 들어 우리가 휴스턴 대학교를 17:14로 이겼어요.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경기에 진 팀을 응원했던 학생들은 그들이 졌습니다. 때로는 화난 목소리로 전국챔피언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들 때문에 우리가 졌습니다.라고 표현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자신을 승자와 연결시켜 자존심을 고양시키려는 반면, 실패자들로부터는 최대한 거리를 두어 자신의 이미지를 보호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당신과의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콤플렉스를 건드리면 돌부처도 돌아선다

 

서울의 한 백화점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사로부터 듣기 싫은 말을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결과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누구는 잘하는데 당신은 왜 이래?라는 식의 비교성 표현으로 나타났다. 또 나이와 관련시켜 말하는 것도 매우 듣기 싫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도 혼자야? 혹은 아직도 과장이야?, 주름이 장난이 아니다.는 식의 나이와 능력을 관련시켜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은 몹시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관계에서도 차마 해서는 안 될 말이 있고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 가족치료 전문가인 제프리 레어슨은 이런 말을 했다.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장한다는 것은 미신이다. 그의 말처럼 갈등이 심한 부부들을 보면 대화가 없어서가 아니라 대화가 많아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그들의 대화는 부정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들 중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상대의 핵심 콤플렉스를 끄집어내는데 도가 튼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은 그래도 뒤끝은 없다.라고 말하며 자기 행동을 정당화한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 생각이지 당하는 상대방이 입은 상처는 결코 쉽게 아물지 않는다. 차마 해서는 안 될 말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그 질이 다르다. 뭐 틀린 말했어?라고 되물으면서 다른 사람의 아픈 곳을 건드리는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은 프랑스 속담을 명심해야 한다. 진실만큼 마음에 거슬리는 것은 없다

 

 

위대한 사람에겐 그를 믿어준 사람이 있다

 

프로이트는 자신이 위대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던 것은 너는 장차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이다라는 어머니의 믿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능성을 믿어주면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일어나는 것을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한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의 이름이다. 피그말리온은 여성을 혐오해 독신으로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아로 여자를 조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는 조각상의 아름다움에 취해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는 조각에 옷을 입히고 장식을 해주면서 마치 살아있는 여인을 대하듯이 모든 정성을 쏟았다. 그리고 아프로디테 제단 앞에서 그 조각상을 자신의 아내로 점지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자 아프로디테는 그의 기도를 들어주었고 조각상은 생명을 얻게 되었다.

 

피그말리온 효과를 실험하기 위해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로젠탈 박사가 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실험한 적이 있다. 그는 실험을 위해 학년 초, 담임교사들에게 무작위로 선정한 몇 명의 학생 명단을 주면서 이 아이들은 심리검사 결과 잠재력이 매우 뛰어난 아이들이라고 일러주었다. 물론 심리검사를 한 적은 없었다. 1년 후, 실험 학생들의 성적과 행동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저학년일수록 IQ와 대인관계 등에 변화가 훨씬 향상되었다.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 우선 교사들은 기대되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더 기울였다. 그러자 교사의 감정이 목소리, 표정, 몸짓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되었다. 선생님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아이들은 자신감을 갖게 되어 긍정적이고 교우관계도 원만하고 학습에도 열의를 갖게 되었다.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라는 곡을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스티비 원더는 어린 시절 한낱 눈먼 흑인 소년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는 청각이 뛰어나게 발달되어 있었다. 어느 날 교실 안에 쥐가 들어왔을 때 그는 뛰어난 청력 때문에 쥐가 어디 있는지를 알아냈다. 쥐는 쉽게 잡힐 수 있었고, 선생님은 그를 따로 불러 이렇게 말했다. 넌 우리 반의 어떤 친구도 갖지 못한 능력을 갖고 있어. 네겐 특별한 귀가 있잖니. 이 말 한마디로 소년은 나중에 세계적인 뮤지션이 될 수 있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교사와 학생뿐 아니라 부부, 자녀, 직장의 대인관계에서도 폭넓게 적용되는 현상이다. 당신은 지금 누구를, 어떻게 조직하고 있는가?

 

 

너무 멀지도 않게 너무 가깝지도 않게

 

공중화장실에서 남자들은 어느 쪽의 변기를 가장 선호할까? 아무도 없는 경우에는 대개 구석 쪽을 선호한다. 그리고 두 번째 들어온 사람은 그 사람과 가급적 멀리 떨어진 변기를 선택한다. 세 번째 들어온 사람은 그 두 사람의 중간을 선택한다. 낯선 사람 바로 곁에 붙어 소변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개인 공간이 침해당하면 반사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다.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프라이버시도 침해당하고 싶지 않은 개인 공간이다. 상대방이 말하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시시콜콜 다 알고 싶어하는 것은 관심이 아니라 간섭이며 경계를 넘는 침입행위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의 오래된 장난감을 허락 없이 버리고, 노크도 없이 방문을 열고, 배우자의 가족사진을 마음대로 치우고, 이메일을 열어본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지나치게 남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금물이다.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인정하고 경계를 지키는 것은 건강한 관계의 필수 요소다. 뛰어난 리더는 노련한 조련사처럼 부하직원들과의 임계 거리를 유지한다. 그들은 관심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어느 수준 이상은 터치하지 않는다. 반면 어떤 상사들은 직원들의 모든 것을 알려고 하며, 회식자리에서도 끝까지 남는다. 그런 상사는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부하들에게 인기가 없다.

 

 

사과 먼저, 변명은 나중에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면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수 있는 일을 변명부터 늘어놓아 사태를 악화시키는 사람들이 많다. 11시 50분에 집에 들어서는 남편에게 아내가 왜 이렇게 늦었어요?라고 말하면 남편은 아직 12시도 안됐잖아? 누가 늦고 싶어서 늦은 줄 알아? 하고 대꾸한다. 이런 집에서는 종종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상황을 개선하려면 먼저 늦은 것을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 해명은 그 다음에 할 일이다. 이발사 김 모 씨는 자신의 예금통장에서 2천만 원을 몰래 인출해 처남에게 빌려준 아내와 말다툼 끝에 아내를 살해했다. 그는 아내가 사과를 하기는커녕 오히려 대드는 바람에 화가 나서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또 한 사례로 전투경찰 임모 일경은 육군병원에 입원 중인 동창 이모 상병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고교시절 이 상병에게 자주 구타를 당했으며 그로 인해 대한 진학도 실패한 것이 억울해 일곱 번이나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 두 사건 모두 잘못한 쪽에서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다. 미안하다는 말은 마법과 같은 힘을 발휘한다. 그 말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한다. 제 탓입니다, 당신을 존중합니다, 우리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열등감이 심한 사람은 사과할 줄 모른다. 교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사람 역시 사과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과오에는 너그럽다. 무책임한 사람 역시 사과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시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사과하고 싶었지만 상대방이 사과를 받아주지 않거나 사과를 하면 왠지 굴복하는 것 같아서 사과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과를 하지 못한다. 하지만 사과란 용서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과는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에 해야 한다. 그것은 자긍심 있는 사람이 선택하는 주도적인 행동이다. 다른 사람들과 평화롭게 지내기를 원한다면 절대로 미안하다는 말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1989년, 렉서스가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이기 시작했을 때, 고객 한 명과 딜러가 시험운행을 하던 중 자동항속장치의 결함이 발견되었다. 이것이 언론에 보도된다면 렉서스의 판매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렉서스 직원들은 이를 쉬쉬하기보다는 불량 부품을 하루만에 일본에서 공수하고, 모든 고객에게 전화를 해서 그동안 판매했던 8,500대를 즉각 회수했다. 수리기간동안 렌터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차를 수리한 후에는 깨끗하게 세차를 하고 연료통에 기름을 가득 채워 출하했다. 그 결과 렉서스는 출하한지 몇 년 안 돼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과오를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은 인간관계뿐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일찍이 공자는 소인은 저지른 과실에 대해 변명하기 바쁘지만, 군자는 자신의 허물을 고쳐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연한 일에서도 감사할 일을 찾아 보라

 

어떤 사람은 간단한 저녁식사 대접에도 선배님,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술과 안주를 푸짐하게 대접받고도, 술값 계산은 윗사람이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해야 할 일인데도 당연시 여기는 사람이 있고, 당연한 일에서도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들 중 누가 다른 사람의 협조를 더 쉽게 끌어내고 더 대접받게 될까. 감사하는 마음은 인간관계뿐 아니라 신체 및 정신건강과도 관련이 깊다. 감사를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 낙관적이고 사고가 유연해서 문제해결 능력도 뛰어나다. 감사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건강도 증진시킨다. 뭔가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면서 동시에 누군가를 극도로 미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두 가지 감정 상태는 함께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이 어쩌다 한 번 베푼 작은 친절에는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도 정작 누구보다 감사해야 할 가족에게는 그렇지 못할 경우가 많다. 가족이란 내가 어떻게 하든 늘 거기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연시 여기는 태도를 감사의 마음으로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가족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면 무심코 넘겼던 가족들의 웃음이나 잔소리도 완전히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누군가를 당연하게 생각하면 우리 역시 당연한 존재로 취급당한다. 감사란 그냥 저절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며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배우면서 훈련해야 하는 것이다. 감사란 고마워하기를 선택한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의도적인 감정이다.

 

 

퍼주고 망한 장사 없다

 

한 증권회사 직원 388명을 대상으로 꼴불견 직원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간부들은 조그만 손해도 안 보려는 개인주의자들을 최악의 직원으로 꼽았다. 사원들 역시 책임을 지지 않고 공만 챙기려는 얌체 상사를 꼴불견 1위로 꼽았다. 우리는 왜 이런 사람들을 싫어할까? 인간관계나 거래의 기본인 기브 앤 테이크(Give & Take) 원칙을 어겼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먼저 제공한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반면 실패하는 사람들은 단기적인 이득에 집착하므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먼저 취한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더 많은 것을 가지게 되지만 그 대신 다른 사람들로부터 얌체, 배은망덕자, 무임승차자, 이기주의자와 같은 꼬리표를 달게 되어 많은 사람을 잃게 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더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직장생활에서 받는 만큼만 일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보수 이상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어리석다고 생각하며 더 많이 주면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고용주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더 많은 보수를 받고 싶다면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보수를 지불하면서도 사장이 붙잡고 싶은 사원이 된다. 물론 먼저 베풀어도 당장 돌아오지 않을 때가 많다. 씨앗을 뿌리고 수확을 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씨앗을 열 개 뿌렸다고 열 그루 모두에서 수확할 수는 없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중에 몇 명의 좋은 친구를 얻는다. 수십 명의 고객에게 친절을 베풀지만 그 중 일부만이 단골고객이 된다. 베푸는 사람에게 베풀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사람들은 어떤 사람으로부터 직접 호의를 받은 적이 없다 해도 그 사람의 평판이 좋으면 그에게 호의를 베풀고 싶어한다. 거두려면 먼저 뿌려야 한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상대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다. 최고의 마케팅전략은 고객들에게 본전을 뽑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그러한 정신으로 임하다보면 그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 보답하게 된다. 무엇이든 심는 대로 거두는 것이다.

 

 

끝은 언제나 또 다른 시작이다

 

첫인상은 좋았는데 뒤끝이 안 좋은 사람이 있다. 반면 첫인상은 별로였는데, 지내면서 진국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사람도 있다. 첫인상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끝인상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첫인상이 좋았던 사람이 뒤끝이 안 좋으면 원래 첫인상이 나빴던 사람보다 훨씬 더 나쁜 점수를 받는다. 초기 기대치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어떤 사람에 대한 평가가 그 사람에 대한 가장 최근 정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신근성 효과 또는 최신 효과(Recency Effect)'라고 한다. 첫인상은 그 사람의 생김새나 표정, 배경 등 외양에 의해서 주로 결정되는 반면 끝인상은 그 사람의 태도, 성격, 일의 결과에 의해 판가름된다.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끝인상 관리를 잘해야 한다.

 

첫인상은 이미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더 이상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끝인상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서해안의 어느 포구를 찾은 적이 있다. 한 식당 앞을 지나는데, 인상이 좋아 보이는 부부가 주차장까지 뛰어나와 우리를 안내했다. 가격표를 보고 좀 비싼 것 같다고 하니까 조개탕에 밑반찬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음식을 다 먹고 계산을 하고 보니 예상보다 금액이 더 많이 나온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밑반찬 값이 추가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들어올 때와 말이 다르다고 했더니 자기가 언제 밑반찬 값을 계산에 추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냐고 했다. 주인남자의 표정은 들어올 때와는 완전히 딴판으로 험악해져 있었다. 정말 황당한 일이었다.

 

그 식당처럼 제품을 팔 때와 반품이나 환불, 또는 애프터서비스를 원할 때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업체들이 많다. 그 한사람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만은 전염성이 강하며 그 파급효과가 훨씬 크다. 사람들은 불쾌한 일에 민감하여, 그런 일을 당하면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면서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불만을 갖고 있는 고객 10명이 무려 120명에게 불만을 전파해 구매를 방해한다고 한다. 소비자의 입은 한 기업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입소문효과만큼 강력한 미디어는 없다.

 

사람의 그릇 크기는 이해관계에 있을 때의 처신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거래가 끝났다고 생각할 때, 처신하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의무 이상의 일을 하기는 어려운 것이 다수 대중의 본성이다.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은 사후관리가 다르다. 인기가 좋은 사람과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 역시 인간관계에 대한 사후관리가 다르다. 남다른 삶을 원한다면 남들과는 뭔가 달라야 한다. 성공한 기업과 개인은 모두 주어진 일의 경계를 넘어 추가서비스를 할 줄 안다. 당신이 다수 대중과 차별화하고 싶다면 남들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 뭔가를 추가로 해야 하다. 이제 더 이상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순간이 곧 또 다른 시작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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