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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두 사람만의 아침 _ 류시화

by 홍승환 2007. 2. 1.

 

두 사람만의 아침

                                    류시화


나무들 위에 아직 안개와
떠나지 않은 날개들이 있었다
다하지 못한 말들이 남아
있었다 오솔길 위로
염소와 구름들이 걸어왔지만
어떤 시간이 되었지만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사람과
나는, 여기 이 눈을 아프게 하는 것들
한대 한없이 투명하던 것들
기억 저편에 모여 지금
어떤 둥근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들
그리고 한때 우리가
빛의 기둥들 사이에서 두 팔로
껴안던 것들

말하지 않았다 그 사람과
나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한때 우리가 물가에서
귀 기울여 주고받던 말들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고

새와 안개가 떠나간
숲에서 나는 걷는다 걸어가면서
내 안에 일어나는 옛날의 불꽃을
본다 그 둘레에서
두 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숲의 끝에 이르러
나는 뒤돌아본다



* 다음주 목요일까지 휴가를 갈 예정입니다.
충북 제천의 청풍리조트와 대전, 용인에 있는 팬션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금요일, 토요일은 AFPK 파이낸셜 플래닝 자격증
시험대비 교육이 있네요.
다음주 즐거운 하루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