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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행복론 _ 최영미

by 홍승환 2016. 3. 15.

 


행복론


 


                                  최영미




사랑이 올 때는 두 팔 벌려 안고
갈 때는 노래 하나 가슴속에 묻어놓을 것
추우면 몸을 최대한 웅크릴 것
남이 닦아논 길로만 다니되
수상한 곳엔 그림자도 비추지 말며
자신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말 것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은 아예 하지도 말며
확실한 쓸모가 없는 건 배우지 말고
특히 시는 절대로 읽지도 쓰지도 말 것
지나간 일은 모두 잊어버리되
엎질러진 물도 잘 추스려 훔치고
네 자신을 용서하듯 다른 이를 기꺼이 용서할 것
내일은 또 다른 시시한 해가 떠오르리라 믿으며
잘 보낸 하루가 그저 그렇게 보낸 십년 세월을
보상할 수도 있다고, 정말로 그렇게 믿을 것
그러나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더라


 


 


* 2016년 3월 15일 화요일입니다.


  언제나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는 갈등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선택 이후에는 최선만이 필요한 법입니다.


  최선을 다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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