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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여름 일기 _ 이해인

by 홍승환 2013. 6. 21.

 

여름 일기

 

                                         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디어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 오고 싶다

 

* 2013년 6월 21일 금요일 절기상 하지입니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니만큼 많은 일 이루시고,

  한 주의 마무리와 함께 즐거운 여름날의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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