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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숲 _ 반기룡

by 홍승환 2013. 6. 27.

  


                                         반기룡

 


숲 속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기대어
온갖 조건과 환경을 잘 견디고 있는 것을

햇살이 비칠 때면
지그시 감았던 두 눈 뜨며
자연과 합일되고
강풍이 몰아치면
원가지 곁가지 잔가지 마른가지
할 것 없이 포옹하며
모진 비바람 견디어 내는 것을

사람이 사는 것도 별것 아니다
어려울 때 서로 기대고
힘들 때 버팀목이 되고
가려울 때 그 부분을 긁어주며
연리지처럼 어우러지고 함께 뒹구는 것이다

햇살과 비바람이 존재하기에
빛과 어둠이 상생하기에
자신의 밝고 어두운 여백을 볼 수 있는 것이다

 

 

* 2013년 6월 27일 목요일입니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봐서도 안되지만,

  숲만 보고 나무들을 못 보는 것도 안됩니다.

  큰 그림과 세세한 부분의 조화가 이뤄질 때 가장 완벽한 모양이 됩니다.

  조화로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