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침의 시 한 편

흐린 날은 _ 장옥관

by 홍승환 2012. 8. 14.

 

흐린 날은

 

                                                       장옥관



멀기 때문에 볼 수 없는 건 아니다
가깝기 때문에 볼 수 없는 것들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풍경 때문에
보이지 않던 먼지 낀 방충망

도무지 참을 수 없는 눈의 허기 때문에
몰랐던 안경알에 묻은 지문

흐린 날은 잘 보인다
너무 밝아서 보이지 않던 것들

행복한 날 쏟았던 식탁보의 찻물 얼룩이나
지나친 확신이 놓친 사물의 뒷모습

흐린 날 눈감으면 비로소 보인다

만지면 푸석, 흙먼지 피우며 으스러질
어제의 내 얼굴조차도

 

 

* 2012년 8월 14일 화요일입니다.

  아침공기가 제법 선선하게 느껴집니다.

  내일은 광복절 67주년이네요.

  같은 전범국가인 독일과 일본의 지난 67년간의 행동은 너무도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주변국과의 협력을 꾀한 독일에 비해

  여전히 중국, 러시아, 한반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일본입니다.

  잊지말아야 할 것들을 생각해 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