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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벼 _ 이성부

by 홍승환 2012. 6. 8.

 

 

                                              이성부



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와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
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
벼는 소리 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
서러운 눈 씻어 맑게 다스릴 줄 알고
바람 한 점에도
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
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
이 넓디넓은 사랑,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이 피 묻은 그리움,
이 넉넉한 힘……

 

 

 

* 2012년 6월 8일 금요일입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모내기에 차질이 많다고 합니다.

  충청권에서는 기우제까지 지냈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 하네요.

  다행히 오늘 오후 비 소식이 있어 마른 대지를 적셔주길 기대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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