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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바보 이력서 _ 임보

by 홍승환 2011. 12. 20.

 

바보 이력서

 

                                   임보



친구들은 명예와 돈을 미리 내다보고
법과대학에 들어가려 혈안일 때에
나는 영원과 아름다움을 꿈꾸며
어리석게 문과대학을 지원했다

남들은 명문세가를 좇아
배우자를 물색하고 있을 때
나는 가난한 집안에서 어렵게 자란
현모양처를 구했다

이웃들은 새로운 터전을 찾아 강을 넘어
남으로 갔을 때
나는 산을 떨치지 못해 추운 북녘에서
반평생을 보냈다

사람들은 땅을 사서 값진 과목들을 심을 때
나는 책을 사서 몇 줄의 시를 썼다

세상을 보는 내 눈은 항상 더디고
사물을 향한 내 예감은 늘 빗나갔다

그래서 한평생 내가 누린 건 무명과 빈곤이지만
그래서 또한 내가 얻은 건 자유와 평온이다.

 

 

* 2011년 12월 20일 화요일입니다.

  어제 김정일의 사망 소식에 온 나라가 술렁거렸습니다.

  2대에 걸친 북한의 절대 권력의 구심점이 사라졌습니다.

  김정은에 의한 3대 권력 세습이 가능할까에 대한 의문이...

  시간이 흐른 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지켜볼 따름입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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