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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겨울 나기 _ 탁명주

by 홍승환 2011. 12. 16.

 

겨울 나기

 

                                  탁명주



겨울은 껍질이 두꺼운 계수나무다

어린 나무가 겨울 앞에 꿋꿋할 수 있는 건
바람 맞을 잎이 없음이다
뿌리깊은 리듬으로 오는 설레임이 있음이다

매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껍질 속에 저장하였다가
사월 다스운 봄 햇살에 발효시켜
박하나무는 박하 잎을
계수나무는 계피를 만드는 것이리라

한둥치 겨울옷을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진다

어린 나무가 바람 소리에 귀기울이는 건
골패인 낙숫물 소문을 듣기 위함이다
껍질 속 비밀스런 세포분열에
향기 짙은 녹수의 싹 힘껏 밀어올릴
물 오른 봄기운을 기다림이다

 

 

* 2011년 12월 16일 금요일입니다.

  올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의 아침이네요.

  어제의 추위경험이 오늘의 강추위를 익숙하게 합니다.

  금요일 하루 잘 마무리 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