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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기다리는 이유 _ 이정하

by 홍승환 2011. 4. 26.

 

기다리는 이유

 

                                         이정하

 

 

만남을 전제로 했을 때
기다림은 기다림이다.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았을 때
기다림은 더 이상 기다림이 아니다.
그러나 세상엔, 오지 못할 사람을 기다리는,
그리하여 밤마다 심장의 피로 불을 켜
어둔 길을 밝혀두는 사람이 있다.

사랑으로 인해
가슴 아파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오지 못할 걸 뻔히 알면서도
왜 바깥에 나가 서 있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왜 안 되는가를.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더라도
기다리는 그 순간만으로 그는
아아 살아있구나 절감한다는 것을.
쓰라림뿐일지라도 오직 그 순간만이
가장 삶다운 삶일 수 있다는 것을.

 

 

* 2011년 4월 26일 화요일입니다.

  황사가 섞인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와 아날로그적인 것들의 융복합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호모 사피언스로 살아온 날이 많은 인간이기 때문이겠죠.

  비오는 봄날 아날로그적인 조금 느리고 편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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