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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남들이 시를 쓸 때 _ 오규원

by 홍승환 2011. 3. 24.

 

남들이 시를 쓸 때

                                                  오규원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잦다.
오늘도 감기지 않는 내 눈을 기다린다.
잠이 혼자 먼저 잠들고, 잠의 옷도, 잠의 신발도
잠의 문패도 잠들고
나는 남아서 혼자 먼저 잠든 잠을
내려다본다.

지친 잠은 내 옆에서 쓰러지자 마자 몸을 웅크리고
가느다랗게 코를 곤다.
나의 잠은 어디로 있는가.
나의 잠은 방문까지는 왔다가 되돌아가는지
방 밖에서는 가끔
모래알 허물어지는 소리만 보내온다.
남들이 시를 쓸 때 나도 시를 쓴다는 일은 남들이 시를 쓸 때
아무래도 민망한 일이라고
나의 시는 조그만 충격에도 다른 소리를 내고

잠이 오지 않는다. 오지 않는 나의 잠을
누가 대신 자는가.
남의 잠은 잠의 평화이고
나의 잠은 잠의 죽음이라고
남의 잠은 잠의 꿈이고
나의 잠은 잠의 현실이라고
나의 잠은 나를 위해
꺼이 꺼이 울면서 어디로 갔는가.

 

 

 

* 2011년 3월 24일 목요일입니다.

  남들과 똑같이 하거나 남들보다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뒤쳐지게 마련입니다.

  자신이 부족할수록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대부분은 그냥 그렇게 지나쳐버립니다.

  '남다른' 생각과 행동만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오후에 눈소식이 있네요. 퇴근 길 우산 챙기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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