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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앓는 이를 위하여 _ 김남조

by 홍승환 2011. 3. 14.

 

앓는 이를 위하여

 

                                           김남조

 

 

고통을 통하여
생명의 존귀함을 배우고
순간마다의 어려움을
이웃의 아픔을
눈물로 쓰다듬는 이는 아름답습니다.
이에 비하여
망가진 우산처럼 마음을 접어 버리거나
영혼의 불꽃이 사위는 일은
그야말로 인격의 치욕입니다.

결단코 절망만은 안됩니다.
투병하는 이들은
용맹한 인내와 하늘을 뚫는 기도만으로도
건강한 사람보다 더 힘세며
진흙의 얼굴 외에
내면의 참생명을 알기에
정녕 철인인 것입니다.

믿고 있는 이상으로
더욱 믿으십시오
치유와 거듭남은 하늘이 주신바요
먼데서 오는 우편물처럼
배달이 더딜뿐입니다.
사람을 구원하심에 조차
사람의 동의를 물으신다는
창조주 그분께서
고통과 시련이야
오죽이나
우리의 분수에 맞추시겠습니까

강한자의 양보와도 같이
저력있는 침묵으로
둘러서 있는
보배로운 가호들.
찬 하늘을 가로지르는 겨울새와
눈벌에 동백을 피워내는
신비한 겨울햇빛.

이 놀라운 세계의 중심에
날이 날마다
새 삶의 의지를 굳건히
달갑고 따스함을 더할일입니다
진실로 우리의 생명
신비로이 맥동침을
찬미하고 감사할일 입니다.

 

 

* 2011년 3월 14일 월요일입니다.

  지난 주말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자연재해의 무서움을 다시한번 실감했습니다. 

  중동의 불안으로 인한 유가불안, 구제역으로 인한 물가불안, 뉴질랜드의 지진으로 인한 설탕가격 인상...

  전 세계의 인도적 지원을 통해 일본의 빠른 복구와 안정화를 기원합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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