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세상은 뭐든지 줄이도록 만든다.
시간도 줄이고 공간도 줄이고 말도 줄인다.
일본은 이어령교수가 쓴 책 ‘축소지향의 일본인’에서처럼 축소지향의 나라다. 나는 일본을 가면 주로 비즈니스호텔에 머무는데 작은 공간에 있을 건 다 있는 걸 보게 된다. 모든 것이 오밀조밀하게 만들어져 있다. 과자도 앙증맞은 것이 여간 예쁘지가 않다. 물론 맛이야 장담 못하지만.
물론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란 것은 일본인의 소심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인들의 실용적이면서도 정교한 솜씨를 의미한다. 좁은 땅에 효율적인 집을 짓는다든지 카메라나 컴퓨터를 보다 작게 만들면서도 정밀한 성능과 다양한 기능을 갖추도록 하는 것들을 말한다.
큰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도 이런 점은 배워야 할 것 같다. 큰 차를 좋아하고 큰 차를 타야만 대접을 받는 세태는 바뀌어야 한다. 독일 차나 프랑스 차 혹은 일본 차처럼 작고 성능 좋은 자동차를 우리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말과 글에서도 줄임 현상은 두드러진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더욱 줄어진 말과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예전에는 전보같은 것을 보낼 때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약어를 사용했는데 이제는 비용이 아니라 빠른 속도와 재미를 위해서 말과 글을 줄이고 있다.
혹은 세대 간에 그들만의 용어를 구사하고픈 욕구도 작용한 탓도 있다. 물론 지나친 줄임으로 국어파괴의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인터넷이나 게임, 채팅 등에서 많은 것을 줄여서 표현하고 있다. 이런 걸 모르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이다.
즐감, 훈남 등이 쓰이다가 요즘은 ‘ㅅㄱ’처럼 자음만으로 대화를 하는 정도까지 줄어들었다. ‘ㅅㄱ’는 수고라고 한다. ‘ㅇㅇ’는 알겠다는 말이고 ‘KIN’은 즐(즐겁게), ‘ㅎㅇ’는 하이라고 인사하는 것이고 ‘직찍’은 직접 찍은 사진을 의미한다. 이 글을 쓰고 있을 동안 또 새로운 말들이 생겨날 것이다.
채팅에서의 말줄임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영어에서도 말줄임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문장을 줄여서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은 상식이 되었다. 예를 들면 c u late. (see you later), u gonna b in der 4 how long? (you going to be in there for how long?) 등이 있다.
채팅이 아니더라도 보통의 글이나 대화에서도 줄인 영어가 많다.
다음의 사례는 실제로 당당하게 Tm이고 있는 영어다.
biz(business) 비즈니스
bro(brother) 남자 형제
doc(doctor 또는 document) 의사 또는 서류/기록
demo(demonstration) 전시, 시범(시위란 뜻인 경우는 줄여 쓰지 않는다)
gent(gentleman) 신사
grad(graduate) 졸업생
info(information) 정보
Just a sec!(Just a second!) 잠깐!
lit(literature) 문학
see-thru(see through) 투명한, 훤히 비치는
mag(magazine) 잡지, 탄창
hi-fi(high fidelity) 고충실도
hi-tech(high technology) 첨단기술
영어 철자의 첫 글자를 줄인 브랜드도 많다. 세계적인 기업인 IBM은 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Corporation의 약자이다. 국제사무기기회사라고나 할까? LG그룹의 LG는 럭키의 Lucky 와 금성사의 Goldstar를 합치고 줄인 이름이다.
SK는 선경의 줄인 것으로서 이제는 선경을 잊어버리고 그냥 SK의 이미지로 가야 하는 숙제를 잘 풀어가고 있다. 또 백양메리야스는 오래 전에 BYC가 되었다. 이처럼 기업이나 제품의 이름을 영어로 줄이는 것은 하나의 유행처럼 되었는데 한 분야에서 일등이 아니면 사람들에게 각인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끼리는
약어의 표현이 훨씬 쉽게 전달될 수 있으므로
이럴 경우에 한 줄의 문장에 적극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도 줄임의 법칙을 잘 활용하면
색다른 문장의 맛을 낼 수 있다.
줄임의 문장으로 유명한 것에는 영국의 탐험가 섀클턴의 광고가 있다.
그는 1914년 12월 5일 27명의 대원을 이끌고 남극대륙 횡단에 나섰는데
탐험대를 모집한 신문광고는 다음과 같다.
‘혹독한 여행을 함께 할 사람 구함.
쥐꼬리만한 보수. 혹독한 추위. 수개월 계속되는 어둠.
무사귀환을 보장할 수 없음.
성공할 경우에는 명예가 주어짐.
어네스트 섀클턴’
이 광고는 줄임으로써 오히려
탐험의 욕구를 자극하여 많은 사람들이 지원했다.
[줄임의 법칙 한 줄 예문]
황토파우더 VS 황토무스팩
OK SK
매일매일 고백하려고 했지만
1.5세대 스트레스
한 Q에 노리는 영어공부
너 없이 어떻게...
집으로
티타임의 정사
PM2 대회의실
노사모( 노 무현 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행자부(행정자치부)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Veni Vide Vici)
마케팅전략회의. 열정지참. 오늘 2시 부터. 종료시간 불확실.
http://kr.blog.yahoo.com/picco51
(최카피 연구실) www.choicop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