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짖을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PART1 너무 달라진 소비자들
개, 고양이, 그리고 마케팅
인간을 대상으로 한 파블로프의 연구 결과에 힘입어 초기 마케터들은 기업이 올바른 종소리를 적절한 숫자로 울리면 브랜딩만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조정하고 기업이 원하는 대로 소비자를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실행했다. 그리고 초기에 성공을 거두자 이들은 광고가 소비자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힘을 준다고 믿었다. 이때만 해도 행동주의적 마케팅 모델 대신 근래 들어 부각하기 시작한 뉴 미디어 옵션이 더 효과가 있으리라고 기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직 미디어 시장의 확대는 더 많은 개에게 종을 울릴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처럼 보였다. 그러나 신문에 실린 대량 판매와 광고가 죽었다는 기사를 읽다 보면, 우리가 그토록 희망을 가져왔던 기회가 이제는 가망성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인형을 움직이는 줄처럼 소비자를 움직일 수 없고, 기업은 이제 소비자의 욕구나 반응을 조종할 수도 없다. 소비자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정보를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으며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새로이 부상한 미디어가 우리에게 열어준 창문은 개인 경험 중심의 경제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게 새롭게 탄생한 경제에서 조종권을 쥐고 있는 사람은 바로 소비자다. 브랜드는 특별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개인의 경험과 결합될 때 비로소 소비자 마음에 각인된다. 이제 소비자는 자신과 상관이 있는 정보에만 관심을 가진다. 즉, 파블로프 실험에 나오는 개보다는 고양이처럼 행동하게 되었다. 따라서 마케터는 교통 신호를 주도하는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자신을 더 친밀한 판매의 세계, 고객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이제 마케터들은 ‘설득 시스템’이라는 강력한 시스템을 창조해야 한다.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것을 쫓아가기에는 너무 숨이 찬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 행동의 근본적인 성격은 기술처럼 그렇게 일시적으로 잠깐 왔다가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은 은유적으로라도 파블로프의 개가 될 수 없고, 과거에도 그런 적이 없었다. 사실 소비자 행동을 살펴보면 인간은 늘 고양이처럼―개와 달리 인간의 비위를 맞추지 않으며, 쌀쌀맞고 무관심하며 제멋대로인데다가 혼자 있기를 좋아하며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했다. 미디어가 세분화되고, 인간이 관리할 수 있는 정보가 엄청나게 많아짐에 따라 이제야 눈에 떴을 뿐이다.
경험이 사고 팔리는 시대
중세 시대 상인에서부터 오늘날 전자상거래 사업가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공동 목표는 어떻게 하면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제거할 수 있는가였다. 마찰은 고객의 머릿속에서부터 의견이 충돌해 거래 과정만으로는 고객의 최종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느낄 때 발생한다. 이렇게 갈등을 느끼는 고객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신뢰감이다. 신뢰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고객과 기업 간의 마찰은 더 크다. 그 결과 현명한 상인들은 판매자들에게 더 용이한 방향으로 거래하는 것을 성공의 비법으로 생각하지 않고, 구매자가 더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거래하는 것을 성공의 비법이라고 생각했다. 신기술 도입은 언제나 마찰을 완화시키는 윤활유 역할을 했다. 운송 기술, 통신 기술, 지불 기술 등 모두 시간이 가면서 급격히 향상했다. 이러한 신기술을 이용한 상인들은 번영의 길을 걸은 반면 무시한 상인들은 경쟁에서 뒤처져 쇠락의 길을 걷고 말았다. 또한 상거래 역사의 전환기 때마다 판매자는 구매자에게 즐거운 경험을 더 많이 제공하려 하였고 동시에 구매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줄이기 위한 시도도 같이 병행했다. 그러나 고객이 성장하면서 판매자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판매자들은 고객에게 더 풍부하면서도 알맞은 맞춤 경험을 제공해야만 했다. 이때 다른 판매자들보다 더 앞서 나갈 수 있었던 판매자들은 대개 새로운 기술을 신속히 수용하고, 그에 맞는 광고 수단을 활용한 사람들이었다.
경쟁이 치열하면 더 나은 제품, 더 좋은 성능, 더 나은 물류망 구축, 더 나은 금융 혜택, 그리고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제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모든 요소가 결합되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선택할 기회가 많아진 현명한 고객은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확보하려고 시도한다. 그리고 물물교환과 크게 다르지 않게 ‘당신이 가진 것’이 무엇인지가 차별화 요소로 작용한다. 고객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경험을 더 즐거운 방향으로 개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거래상 발생하는 마찰을 더 줄이면 줄일수록, 고객의 구입 과정을 더 쉽게 하면 할수록 고객의 신뢰는 더 커질 것이고, 고객이 경험을 통해 느끼는 기쁨 또한 더 클 것이다. 고객이 경험을 통해서 많은 친근감을 느끼면 느낄수록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애착은 커진다. 그러면 그 상품이나 서비스에 부과하는 경제적 가치도 더 증가한다.
통제권을 쥐고 있는 고객들
지금까지는 마케터들이 항상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반대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다시 말해 오늘날에는 고객이 자신의 의중을 마케터에게 전달한다. 여러분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고객은 차분하게 여러 다른 과정을 거쳐서 ‘구매’ 절차를 알아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고객은 상대 기업이 자신의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 줄지 확신을 얻고자 한다. 그래야만 신뢰를 갖고 구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고객에게 제공한 정보를 고객이 믿어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반면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고객은 대화를 중단하고 다른 곳을 찾아서 떠나버릴 것이다. 여러분이 원하는 방향으로 고객이 가기를 원한다면 우선 여러분의 주장보다는 고객의 주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고객이 자신의 선택을 위해 바보 같은 질문이나 여러분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질문을 던질지도 모른다. 솔직히 때로는 상상조차 못했던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 아니면 고객의 결정에 그토록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제3자가 존재한다는, 여러분이 단 한번도 상상조차 안 해본 사실을 깨달을 때도 있다.
이와 같은 경험 경제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러분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약속해야 한다. 투명성은 고객이 신뢰감을 느끼고, 필요 욕구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만일 여러분에게서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한다면 그들은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서 그 정보를 얻으려 할 것이다. 고객이 알아야 하는 정보는 비록 그것이 부정적인 내용이라 하더라도 제일 먼저 고객에게 알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래야만 너무 밝지도 않고, 너무 어둡지도 않은 조명 아래서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여러분의 포지션도 제대로 구축할 수 있다.
PART2 고양이는 고양이고, 개는 개다
구매 결정의 새로운 기준
인터넷 경험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방문객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클릭하게 하는가에 있다. 이 결정은 매 단계마다 방문한 페이지가 고객의 기대와 필요에 얼마나 만족감을 주는지에 따라 좌우된다. 매번 클릭(마이크로 액션)할 때마다 만족감을 얻는다면, 이 방문자는 자신감을 갖고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는 최종 목적지(목표 또는 매크로 액션)까지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매번 클릭할 때마다 고객은 마음속으로 질문을 하나씩 던지고 있을 것이다.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적어도 여러분과 구매 과정을 계속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다. 바로 그 순간에 그 사람이 여러분의 진실한 고객이 될지 결정이 난다. 이렇게 질문이 계속 되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설득 체계는 탄력을 받는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 고객이 더 이상 클릭하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은 중단되고 설득 탄력은 잃고 만다. 여러분이 고객이 원하는 답변을 주지 못하는데 고객이 무엇 때문에 귀찮게 여러분과 거래할 생각을 하겠는가? 온라인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클릭이다. 매 설득 단계마다 클릭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고객의 입장에 서서 필요와 욕구 문제를 설명해 놓지 않으면, 우리가 고객의 주의와 관심을 우리 쪽에 계속 머물도록 하지 못하면 우리의 설득 체계는 탄력을 잃고 결국 무너지고 말 것이다.
영업과 마케팅의 충돌
고객의 구매를 방해하는 마찰은 고객이 알고 있는 것과 상대가 제시한 것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날 때 발생한다. 마찰이 존재할 경우 고객은 만족스러운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신뢰감을 갖지 못한다. 정신적인 불협화음은 특히 거래 과정이 고객이 원하는 구매 결정 과정 한계를 넘어서면서 상대가 자신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느낄 때 발생한다. 그러한 점에서 상호 교감에 바탕을 둔 모델 구축이 중요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상호 반응 모델 구축은 마케터가 기본적으로 훈련을 받은 분야가 아니다. 사실 상당수 마케터가 영업 사원과 고객 서비스 담당 직원의 분야를 잘 모르고 있다. 마케터는 보통 실제로 구매 과정이 어떠한지, 어떻게 고객의 필요가 기업의 판매 목표와 만나는지 ‘현실적인’ 감각이 떨어지는 편이다. 전통적으로 마케팅과 영업 파트는 서로 분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서로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마케팅 파트는 고객의 주의를 집중시켜 욕구를 자극하고 제품을 고객 머릿속에 입력시킨 후 바통을 영업 파트에 넘긴다. 그 다음 제품을 파느냐 못 파느냐는 영업 파트의 실력에 달려 있다. 그러나 구매 행위는 마케팅 노력과 영업, 즉 파트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상대를 지지하는 역할을 할 때 발생한다.
이 간단한 벤 도형(Venn diagram)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원 한쪽은 마케팅 영역을 나타내고, 다른 쪽은 영업 영역을 나타낸다. 두 개의 원이 겹치는 영역은 매우 적은데, 이 적은 영역에서 구매 행위가 발생한다. 겹치는 영역이 적은 이유는 마케팅 메시지와 고객 경험 사이에 큰 괴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두 원 사이의 겹치는 부분을 늘리면 메시지와 경험 사이에 조화가 이루어져 구매 행위가 증대된다.
웹에서 상호 반응 활용하기
웹은 타당성을 조준하고 그 타당성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고객이야 어떻게 대해도 좋다는 생각을 가진 회사들이라면 구글(Google)의 스토리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 구글이 사이트를 근사한 그래픽으로 장식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이 사이트는 매우 검소하고, 시각적으로도 그다지 볼 것이 없다. 그러나 구글을 통해서 검색을 하면 정말 특별한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검색 사이트에서 그 이상 더 바랄 게 무엇이 있겠는가? 이 회사의 ‘운 좋은 예감’ 장치를 통하면 단 한 번의 검색을 통해서 원하는 목표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이 회사 정보는 적합성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러분이 성공으로 가는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서는 타당성을 최대한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디지털 카메라를 찾고 있는데, 디지털 카메라 관련 정보만 창에 뜬다면 여러분에 적합한 결과만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 관련 액세서리를 꼭 찾으러 웹 시장에 들른 것은 아니지만, 관련 기업은 얼마든지 디지털 카메라 옆에 액세서리에 관한 정보를 놓고 그 고객이 액세서리 정보를 보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액세서리 정보는 매우 타당한 정보다.
웹의 최고 장점은 정보가 필요한 순간에 찾아가면 바로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매 결정 과정 초기 상태에 상당수 고객은 문제 해결을 시작 과정으로 웹 검색을 시도한다. 고객이 확실하고 명쾌하게 자신의 의중을 드러내는 행동이 바로 검색 행동이다. 물론 부상하는 미디어 중에서 웹이 경험 경제 시대에 맞는 유일한 미디어 수단은 아니다. 그러나 웹은 고객의 경험을 서로 붙여줄 수 있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우리의 마케팅 접근책은 웹 중심이다. 왜냐하면 웹은 다른 어떤 미디어도 제공하지 못하는 통찰력과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웹 덕분에 우리는 포커스 그룹이나 앙케트 조사를 통한 추측성 의견에 의존하기보다는 실제 행동에 의거한 기초적인 경영 결정을 할 수 있다.
크로스 채널 브랜드
마케팅에서 한 가지 방식 또는 다른 방식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기업들은 카니발리즘(cannibalism)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한다. 즉 많은 경영진과 간부 사원들이 자기 회사의 특정 판매 채널, 혹은 판매 라인이 다른 판매 라인의 영역을 침범해 기존 사업 영역을 도둑질해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실제로 기업이 다채널 기업으로 성공하는 데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카니발리즘 자체가 아니라 기업 내부 구조이다. 현실을 보면 특정 기업의 채널을 한 개 이상 이용하는 고객이 하나만 이용하는 고객보다 구매율이 훨씬 높다. 그리고 멀티채널 고객이 단독 채널 이용 고객보다 충성도도 훨씬 높다. 그런데도 겨우 확보한 좋은 특정 채널 고객을 같은 회사의 다른 채널들이 훔쳐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효율적인 멀티채널 마케팅, 크로스 채널 마케팅을 하고 싶다는 열망은 실낱 같은 희망으로 변해버리고 있다.
리사는 달팽이 메일을 통해서 에디 바우어(Eddie Bauer) 카탈로그를 받았다. 카탈로그를 보다가 그녀는 마음에 꼭 드는 여행 가방 하나를 발견했다. 가격과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는지 확인했지만 그녀는 가까운 쇼핑몰 매장에 직접 나가서 가방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같이 카탈로그, 웹사이트, 매장 등 여러 판매 채널 중 하나 또는 하나 이상에서 즐거운 경험을 하거나 기분 나쁜 경험을 한 경우 그 채널뿐만 아니라 그 회사 자체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채널 간 책임을 분리시켜 놓으면 메시지 전달, 브랜드 목소리, 심지어는 여러 상세 정보에 이르기까지 채널 간 정보의 일관성이 부족할 가능성이 많다. 채널 간 일관성을 제대로 유지하지 않으면 설득 탄력은 바로 떨어진다.
PART3 고양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페르소나화를 이해하라
기업이 우리를 마치 특별한 사람처럼 대우해 주면 기분이 말할 수 없이 좋다. 자주 가는 카페 웨이터가 아이스티에 레몬을 많이 넣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갈 때마다 테이블 위에 많은 레몬을 놓고 가면 기분이 좋다. 단골 옷가게 주인이 신상품이 도착했을 때 우리 취향과 사이즈를 알고 옷을 따로 빼두었다고 말해 주면 기분이 좋다. 바텐더가 우리가 좋아하는 맥주가 무엇인지 알고 우리가 바에 들어서고 있을 때 좋아하는 맥주를 이미 따르고 있는 것을 발견하면 우리는 기분이 좋다. 우리가 킹사이즈 침대, 단단한 베개, 그리고 초콜릿 쿠키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호텔 측이 알고 그 호텔에 묵을 때마다 모든 것을 준비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 우리는 기분이 좋아진다. 이처럼 누군가가 우리를 개인으로 인정하고, 우리 개성에 맞추어 개인화해줄 때 우리는 소중한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고 느껴 기분이 뿌듯해진다. 그러나 마케터들에게 개인화는 달성해야 할 최종 목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마케터들이 개인화를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고객과의 친밀도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고객과의 친밀도 증가가 개인화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개인화는 판매 과정에 진정한 가치를 유발할 수도 있고, 반대로 유발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페르소나화’를 해야 한다. 페르소나는 여러분 고객의 특별한 세부 집단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인물 타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페르소나는 여러분이 상대할 각기 다른 성향의 고객을 대표하는 인격체이다. 페르소나는 고객이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고, 여러분의 해결책을 어떠한 방법으로 찾아내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파악하게 해준다. 페르소나는 고객에 대해서 깊이, 사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개인에게 사적인 정보를 상세히 달라는 무례한 요구를 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고객의 선호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개인화보다는 페르소나화에 역점을 두면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고객이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높이 평가하는 것을 그들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개인화가 설득 시스템 안에서 이루어질 때 페르소나화 형태로 표현되면 훨씬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페르소나화란 고객이 자신의 정보를 직접 기업에 제공하지 않고서도 외적으로 관찰될 수 있는 행동을 통해서 기업이 자신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페르소나화 시도하기
우리는 페르소나라는 단어를 2002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페르소나가 마케팅과 판매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했다. 이 이해를 위해 우리가 구축한 모델은 과거에 다른 기업이 많이 사용한 제한적인 모델이 아니라 더 복잡하고 더 광범위하여 다른 사람들은 시도하기 힘들었던 그런 새로운 모델이다. 우리 모델은 특히 구매 양식, 고객이 기업과 상호 반응을 통하여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고 구매 결정을 내리는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양식을 세 가지 다른 필터를 이용해 점검하는 시도를 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세 가지 필터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필터는 바로 토폴로지(topology)이다. 모든 기업에는 토폴로지가 있는데, 토폴로지란 특정 기업의 특성을 정해 주고 다른 타입의 기업과 차별화를 시켜준다. 어느 기업의 토폴로지를 보면 그 기업이 어떠한 각도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기술 발달 덕분에 경쟁 업체들이 어떠한 각도로 정보를 수집하고, 보유하고 있는지 우리는 모두 알 수 있다. 고객의 문제가 무엇이고, 상대 회사가 제시한 해결책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구매 양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두 번째 필터는 바로 사이코그래픽스(Psychographics)다. 심리학, 성격, 그리고 소비자 심리학 분야는 배울 게 아주 많은 학문 분야다. 수십억의 사람들에게서 다 호응을 얻어낼 수 있는 설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생각은 허황된 생각이다. 그렇게 하려면 소요 비용도 엄청날 것이다. 성격 선호를 연구하는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 그것은 사람들의 유전자가 모두 달라도 세상을 보는 방법, 정보 수집 방법, 의사 결정, 결정에 따라 행동하는 방식들은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는 특정 성격을 지닌 카테고리만 따로 떼어낼 수 있다. 고객의 구매 양태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필터 중에서 마지막으로 설명할 것은 바로 인구통계학적 데이터다. 인구통계학적 데이터는 우리의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을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는지 알려준다. 이러한 데이터 덕분에 고객을 정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인지 파악할 수 있고, 우리 회사에 맞는 구매자들의 범위를 정확히 정할 수 있다. 인구통계학은 페르소나를 창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자료가 각 페르소나를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 정보를 주기 때문이다.
페르소나에게 얻는 구체적 이득
페르소나 창조 비법은 설득 시스템 관리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실제 그 페르소나를 이해하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진짜’ 사람을 창조하는 데 있다. 감정이입, 즉 페르소나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페르소나의 최대 장점이다. 우리가 ‘공감’이라는 단어 대신에 ‘감정이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믿음을 내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감정이입’이란 그 사람 입장에서 그 사람의 믿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어떤 사람에게 감정이입하면 여러분은 그 사람이 가진 특성에 호소할 수 있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고객의 목표를 달성시키지 못하면 결코 사업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감정이입을 하면 고객을 존중할 수 있는 관점을 개발해 표현할 수 있다. 나아가 우리가 고객의 방식과 다르게 보더라도 그리고 고객의 방식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고객의 필요를 소중하게 여기고, 그 필요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감정이입은 견고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 가전 판매 부분에서 주전 선수인 베스트 바이는 기술적인 사항을 잘 모르는 여성 고객이 자신의 매장에서 더 쉽게 구매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또한 베스트 바이 측은 이 회사가 소비자 가전제품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류도 많이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성 소비자에게 알리고자 했다. 그래서 베스트 바이는 ‘질(Jill)’이라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질은 자신의 가족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고, 축구 시합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커 맘(soccer mom)을 상징하는 페르소나다. 질은 가전제품이나 소형 가전 기기를 구입할 때 흔히 느끼는 낯선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친구처럼 옆에서 편안하게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질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베스트 바이는 얼마든지 질의 필요와 동기를 이해할 수 있다. 질의 페르소나 속으로 들어가 보지 않았다면 놓칠 수도 있는 필요와 동기를 파악할 수 있다. 질이라는 페르소나 덕분에 베스트 바이는 ‘질은 우리가 장난감도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질이 기술적으로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질이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할 수 있었다. 질이라는 페르소나 덕분에 베스트 바이는 이러한 여성 고객을 겨냥한 호소력이 있는 메시지를 개발했다. ‘혼란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전제품 구매’, ‘기술 관련 대화에서 자유로운 지역이 존재합니다’, ‘쇼핑하실 동안 여러분 자녀들은 얼마든지 따로 놀 수 있습니다’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판촉 메일, 웹사이트, 매장 등 여러 멀티채널에서 고객이 할 수 있는 경험을 통일시켰다. 그 결과 질 페르소나에 중심을 둔 마케팅은 고객에게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Part4 유혹하고, 설득하고, 만족시켜라
설득 시나리오 짜기
마케터, 정보 분석가, 그리고 고객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는 설득 시나리오를 구상해야 한다. 이 설득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은 필수 요소들을 포함해야 한다. 첫째, 시작 포인트로, 이것은 입구에서 떨어진 지점에서 시나리오, 즉 행동이 시작되는 탐사 시작 시점을 의미한다. 시작 시점은 검색 엔진 결과일 수도 있고, PPC(Pay-Per-Click) 광고가 될 수도 있으며 인쇄물 광고 및 또 다른 여러 설득 실체가 될 수도 있다. 예비 고객이 행동을 시작한 계기는 브랜딩일 수도 있고, 주변 사람의 추천일 수도 있다.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하는 우리가 비록 그것을 정확히 평가할 수는 없으나 시나리오 작성 목적상 시작 포인트는 고객이 시나리오 속으로 들어오고 싶어 하는 상당 수준의 관심을 표시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시나리오 구성상 시작 포인트를 파악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바로 고객의 접근 각도를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고객의 접근 각도를 이해하면 고객의 동기 파악이 더 용이하다.
둘째, 입구 진입 포인트다. 우리가 퍼널 포인트(funnel points)라고 부르는 입구 진입 포인트는 고객전환 과정 입구 지점, 즉 팔기 위해 내놓은 주택의 문 혹시 문이 여러 개가 있다면 그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여러분, 즉 기업은 거래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위치에서 설득 과정의 흐름을 유도할 수 있다. 입구 진입 포인트는 랜딩 페이지가 될 수도 있고, 상품의 부류별 설명을 하는 메인 페이지가 될 수도 있다. 이는 홈페이지처럼 작동해 시나리오 내부 차원에서 설득 탄력을 구축할 수 있는 장소 역할을 한다. 시나리오의 결과를 후에 측정 평가하려면 우리는 입구 진입 포인트가 어디인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셋째, 문제 해결 포인트다. 이는 고객이 개별적으로 구매 과정과 관련해 질문했을 때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지점이다. 각 문제 해결 포인트는 중간 확인 포인트나 고객전환 의사표시 포인트로 연결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고객을 최종적으로 고객 전환 지점으로 끌어오지 못하고 중간에 놓칠 수 있다.
넷째, 중간 확인 포인트다. 중간 확인 포인트는 ‘설득의 터치 포인트’, 즉 상호 반응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이 지점은 판매자의 고객 전환 목표에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특별한 필요에도 중요한 지점이다. 중간 확인 포인트는 판매 과정과 고객전환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섯째, 고객전환 의사표시 포인트로 이는 고객이 최종 고객전환 포인트에 도달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직선상 과정의 첫 번째(아니면 그 다음) 단계다. 문제 해결 포인트와 중간 확인 포인트는 고객을 고객전환 의사표시 포인트로 안내하는데 바로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고객은 전환 의사를 밝힌다. 고객에게 주택 구매 의사와 구매 가격을 밝히는 가격 오퍼를 제출하라고 설득하려면 문제 해결 포인트와 중간 확인 포인트에서 그 주택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 집중해서 부각시켜야 한다. 오퍼를 준비하는 것은 첫 번째 고객전환 의사표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오퍼 과정을 종료하기까지 거치는 모든 단계는 또 다른 고객전환 의사표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고객은 매 단계를 순서대로 밟아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객전환 포인트다. 전환 지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우리는 고객이 설득 시나리오대로 모든 과정을 종료했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고객과 기업 모두 고객 전환이 확실하게 이루어졌다는 증거를 주고받는 곳이 바로 고객전환 포인트 지점이다. 보통 구매나 판매 의사 확인이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고객전환 포인트 지점이다.
설득 공법: 6단계 공정
설득 공법으로 설득 시스템을 건축하려면 6단계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 건축 공정은 기업의 전략을 밝혀내는 작업을 시작으로 와이어프레이밍, 스토리보딩, 프로토타이핑으로 이어진 다음 개발 공정에 들어간다. 최종 단계는 바로 최적화 공정인데, 이 단계에서는 관리 결정이 탄탄한 정보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테스트하고 평가하는 과정이다. 제일 먼저 기업 전략 및 정보 밝혀내기부터 시작한다. 전략과 정보를 밝혀내는 목표는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을 고객에게 알려서 판매와 구매 과정이 겉돌지 않도록 서로 연결하는 데 있다. 이 모든 전략과 정보를 찾아내는 공정 끝마무리 즈음에서 여러분은 고객의 구매 과정을 밝혀주고, 상세한 스토리를 통해 고객의 개인적 필요, 욕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페르소나를 창조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와이어프레이밍으로 창의적 과정에 무엇을 집어넣을 것인지를 결정해 고객이 체험할 설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 틀, 즉 건축으로 보면 골격 공사를 하는 과정이다. 다시 말해 고객의 머릿속에서 과정마다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해 그에 맞는 적절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득 탄력을 유지하는 틀을 짜는 과정이다.
세 번째는 스토리보딩 공정이다. 와이어프레이밍 결과 나온 기본 골격 구조에 살을 붙여 모형을 만드는 과정이다. 여러 가지 요소를 집어넣어 디자인해 보고, 어떠한 것이 설득 시스템 목적에 더 잘 맞는지 찾아내는 과정이 바로 스토리보딩 과정이다. 설득 실체를 디자인하는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 단계에서 어떠한 모형이 특정 페르소나의 필요에 더 맞는지, 미디어 배경에 맞는 시나리오인지 조정을 할 수 있다.
네 번째는 프로토타이핑이다. 스토리보딩에서 탄생한 모형은 어디까지나 실물이 아니라 모형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프로토타입은 상품으로 치면 최종 상품으로 바로 나가도 전혀 손색이 없는 완벽한 제품이다. 그러한 만큼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과정은 구체적이고 꼼꼼해야 한다. 그래야만 나중에 다시 고치느라 비용을 소비하는 일이 없다. 수정할 것이 있으면 처음에 제대로 수정해야 한다.
다섯 번째는 개발로, 공정의 목적은 프로토타입에서 정해진 대로 모든 것을 생산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최적화다. 여러분의 최종 상품은 테스트와 평가의 의미 있는 시작 포인트가 되는 셈이다. 최적화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와이어프레이밍 공정 동안 마련해 놓은 시나리오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여러분의 함수를 잘 지켜보아야 한다. 최적화를 위한 테스트와 평가가 설득 공법 공정 전체를 완벽한 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얼마나 목표에 가깝게 도달했으며, 어떻게 결과를 더 개선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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