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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혼자 사랑 _ 도종환

by 홍승환 2009. 1. 16.

 

혼자 사랑

 

                             도종환

 

 

그대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어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그대와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어요


크고 작은 일들을 바쁘게 섞어 하며
그대의 손을 잡아보고 싶어요


여럿 속에 섞여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러다 슬그머니 생각을 거두며
나는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꽃이 피기 전 단내로 뻗어오르는 찔레순 같은
오월 아침 첫 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 같은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그러나 나의 사랑이 그대에게 상처가 될까봐
오늘도 말 안하고 달빛 아래 돌아와요


어쩌면 두고두고 한번도 말 안하고
이렇게 살게 되지 생각하며 혼자서 돌아와요.

 

 

* 2009년 처음으로 서울에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

  덕분에 교통체증이 장난이 아니군요.

  오늘부터 추위가 풀린다고 하니 즐거운 하루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