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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_ 도종환

by 홍승환 2008. 7. 4.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도종환

 

 

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을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움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제 마음은 폐가처럼 아무도 와서 살지 않았습니다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하늘 한복판으로 달아오르며 가는 태양처럼
한번 사랑하고 난 뒤
서쪽 산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노을처럼
사랑할 줄을 몰랐습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 얼지 않아
골짝의 언 것들을 녹이며 가는 물살처럼
사랑도 그렇게 작은 물소리로 쉬지 않고 흐르며 사는 일인데
제 사랑은 오랜 날 녹지 않은 채 어둔 숲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마음이 닮아 얼굴이 따라 닮아 오래 묵은 벗처럼
그렇게 살며 늙어가는 일인데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 미래를 위해 현실을 행복을 줄이는 일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통총량 불변의 법칙'에 의하면 한 사람이 평생 짊어져야 할 고통의 총량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

  젊어서 고생을 하면 늙어서 고생을 덜 하고, 젊어서 고생을 덜하면 늙어서 고생을 더 한다고 합니다.

  요즘같이 혼란한 경제상황에서는 현실의 행복을 조금씩 줄여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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