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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잎사귀명상 _ 이해인

by 홍승환 2008. 4. 30.

 

잎사귀명상

 

                                      이해인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잎맥의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뾰족하게 넓적하게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

마주나기잎
어긋나기잎
돌려나기잎
무리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운명이
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 2008년 4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한 해의 3분의 1을 보내면서 남은 3분의 2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멋지고 뜨거운 하루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