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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수취인불명 _ 김종제

by 홍승환 2007. 11. 16.

 

수취인불명

 

                                  김종제

 

 

값 비싼 우표를 붙여
끊임없이 편지를 보내지만
받아주는 곳이 전혀 없어
붉은 낙인 찍혀 되돌아온 살갗이
문패 아래 수북하게 쌓여있다

 

내가 바람이었다고
눈비 섞어내리는 문 밖을
한결같이 나서는데
붙잡을 힘도 없는 어머니는
마냥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

 

추풍의 낙엽처럼 흩어져버린
아버지를 주워 읽는다
저 퇴색한 잎 하나에
하루만큼의 기억이 담겨 있어
아버지를 제대로 읽을 수가 없다

 

만주로 시베리아로 돌아다녔으니
낡고 병 들은 몸이 곧 소멸하리라
어디 홀로 멀리 가버려
행방불명으로 신고하기 전에
불 질러버리겠다고
한 곳에 가득 쓸어 모아놓는다

 

매캐한 냄새가 퍼져 나가며
아버지가 활활 타오른다
눈 앞을 가리는
이 지독한 연기 같은
生이 수취인불명 아니었을까

 

어제 흘린 눈물이
바닥에 가득 고여 있어
아버지를 이리저리 뒤척거리고 있다

 

 

* 아침 공기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주말 비가 온 후에는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다고 하네요.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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