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부터 준비하는 은퇴 후 30년
프롤로그 - 30대의 노후준비를 막는 버려야 할 생각 10가지
은퇴 시기가 빨라지고 은퇴 후의 삶이 길어짐에 따라 노후대비가 절실해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노테크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은퇴 후의 행복한 삶과는 전혀 거리가 먼 노후설계에 대한 잘못된 생각부터 바로잡아 보자. 노후준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당장 올바른 방향으로 재조정하기 바란다.
물 흐르는 대로 사는 거지, 계획은 무슨
“당신은 은퇴 후를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땅히 계획할 것이 없거나 무엇을 어떻게 계획해야 할지 몰라서 이렇게 대답했다면 이제부터라도 계획을 세워야 한다. 무계획으로는 절대로 은퇴 후의 삶이 보장되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 적당히 저축하다 보면 노후를 보낼 자금이 마련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 역시 자신의 삶을 너무 무책임하게 방치하는 행위일 뿐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수 없다.
이제 겨우 30대인데 노후준비는 이르지 않나?
필자는 노후를 보내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을 현재가치로 4억원이라고 추정했다. 30대가 직장생활을 하는 20년 동안 물가상승률과 이자를 무시하고서 4억 원을 모으려면 매년 약 2,000만 원씩, 매달 약 166만 원씩 저축해야 한다. 돈을 모으는 방법과 수익률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적지 않은 액수다. 경제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불가능해 보이는 이런 돈을 과연 은퇴 후에 마련할 수 있을까?
노후준비 말고도 돈 들어갈 일이 얼마나 많은데
돈이 없어 노테크를 못한다는 사람들은 여유자금이 생기면 노테크를 하리라고 장담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여유자금이 생기는 것이 어디 흔한 일인가?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면, 여유자금으로 노테크를 하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노테크는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이다. 당신은 월급 중 몇 퍼센트라도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열심히 일한 후 찾아오는 인생 2막, 은퇴 후를 여유롭게 보내게 될 것이다. 아니라면 처음부터 다시 계획을 세워라.
퇴직연금이랑 국민연금이면 되지 않을까?
퇴직연금이든 국민연금이든 한 치 앞도 모르는 수십 년 뒤의 일을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는가? 당국에서는 서서히 연금지급 연령을 늦추거나 지급액을 줄여 나갈 것이 분명하다. 또한 과거와 달라진 경제환경으로 인해 30년 뒤의 퇴직연금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단정할 수 없게 되었다. 즉, 우리는 언제 회사가 문을 닫을지, 언제 명예 퇴직당할지 모르는 근로 조건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퇴직연금과 국민연금만 믿고 노후준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알 수 없는 미래의 확률에 자신의 인생을 맡기는 꼴이다.
뭐 투자 상담까지 받을 필요 있겠어?
우리가 모아야 할 노후자금은 적은 돈이 아니다. 그만큼 모으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적은 돈이더라도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최대한의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투자를 해야 한다. 막연하게 저축만 한다고 해서 노후자금 마련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체계적으로 투자를 해서 고수익을 올리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이런 어려움을 덜어 주고 투자의 방향을 잡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금융기관의 전문가가 맡은 역할이다. 그들에게서 투자 정보를 얼마나 잘 얻어 내느냐에 따라 결과적으로 손에 들어오는 노후자금이 달라진다.
보험 들었으면 됐지, 또 뭐가 필요해?
보험은 돈을 모으기 위한 상품이 아니라 불의의 사고나 질병 등에 대비하여 가입하는 상품이다. 윤택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목적보다는 각종 위험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험만으로 노후준비를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물론 보험은 꼭 필요하다. 은퇴 후에는 노후자금 외에도 불의의 사고나 질병에 대비하고 가족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보험 가입이다. 그러나 보험 몇 가지에 든 것으로 노후대책을 세웠다고 믿는다거나 노후설계를 위한 투자금을 모두 보험에 쏟아 붓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노후자금인데 입증된 길만 가야지
다른 것은 몰라도 투자에서 만큼은 남들이 아직 가지 않는 길을 가야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투자의 기본은 적은 자본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투자의 흐름과 경제 전망을 제대로 읽어 될 만한 투자 종목을 골라 적절한 투자시기를 포착한 후 남들보다 앞서서 뛰어드는 혜안이 필요하다. 이미 남들이 선택해 이익을 낸 투자법에 뒤늦게 뛰어들어 봤자 투자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들 따라 뒷북쳐서는 풍요로운 노후는 다가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남들 하는 대로 투자를 하려는 사람은 노후생활의 기대 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다.
주식투자했다가 날린 사람이 한둘이야?
주식투자는 아무런 계획 없이 무모하게 뛰어들 때는 도박이지만, 주식의 세계를 제대로 공부하고 체계적인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특히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장기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면 큰 도움이 된다. 지금 당장 은퇴를 해서 바로 노후를 보내야 하는 사람이라면, 주식 투자보다는 안전한 투자방법을 찾는 게 낫다. 그러나 아직 은퇴를 많이 남겨 두고 있는데다 노후자금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주식투자를 통해 노후자금을 더 크게 불리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주식에 투자하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위험성을 대폭 낮추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간접투자는 수수료가 비싸, 직접투자가 최고지
간접투자법인 펀드를 이용하면 전문가의 투자 식견과 빠른 정보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에 투자할 수 있다. 또한 혼자서는 엄두도 못 낼 종목에도 투자가 가능하다. 따라서 투자 정보나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조건 직접투자만을 고집하는 것은 잠재이익을 감소시키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또한 노테크는 10년 이상 앞을 내다보고 하는 것이므로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병행해야 어느 한쪽에서 발생할지 모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믿을 건 부동산밖에 없어, 언젠가 오르겠지
주택보급률이 전국적으로 100퍼센트를 넘어섰다. 이제 주택시장은 집이 필요한 사람들보다는 더 좋고, 더 넓은 집을 찾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일 것임이 분명하다. 또한 몇 년만 지나면 노후를 보내기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은퇴자들이 대거 양산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면 부동산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거액의 투자금이 소요되며 현금화하기도 힘든 부동산에 모든 돈을 쏟아 부을 경우에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노후대책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부동산 하나에만 기대기보다는 다른 곳에도 함께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제 부동산을 여러 투자법 중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
부자로 은퇴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특별히 의술의 혜택을 받지 않더라도 현대인의 평균수명은 80세에 가깝다. 그런데 현재의 30대가 은퇴를 하게 되는 시점에는 평균수명이 더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또한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인해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의 평균수명이 100세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90세, 100세까지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요즘처럼 50대에 정년퇴직을 하게 된다면, 은퇴를 한 후에도 길게는 지금까지 살아온 만큼 더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시기에는 은퇴 전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이다. 은퇴 후에는 경제활동이 정지된다. 그러나 버는 돈이 없더라도 여전히 먹고, 입고, 자기 위해서는 생활비가 필요하다. 어디 그뿐인가. 인간은 밥만 먹고는 살 수 없다. 이것은 노년기에도 마찬가지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취미나 문화생활 등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투자도 지속되어야 한다.
생각해 보자. 은퇴 후에 계속될 30년의 삶을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하게 된다면, 경제적 여유가 없으므로 병에 걸려도 병원에 갈 수가 없다. 일에서 손을 놓아 시간이 많아지더라도 돈이 없으면 취미생활도 할 수 없고, 친구들도 만나기 힘들다. 심할 경우 늙은 몸을 이끌고 생계유지를 위해 일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과연 생명연장이 희소식일까? 이처럼 생명연장은 길어진 은퇴 후의 삶을 즐길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있을 때만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아무런 대책 없이 오래 살기만 하면 오히려 고통스러울 뿐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인들에게 노후설계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은퇴 후에 오래 살아서 더 행복해지려면 미리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정기적인 수입이 끊기게 될 때에 대비해서 경제활동이 가능한 시기에 노후자금을 최대한 마련하고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설계하고 실천하는 것이 바로 노테크다. 생명연장의 시대, 준비한 자만이 행복할 수 있다.
고령화가 큰 문제로 부각되는 이유는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국가 경쟁력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가능한 사람들이 줄어들며 이들이 분담해야 할 노인 부양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세금의 압박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우리의 자녀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의 노후까지 책임지기가 부담스러울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스스로 노후를 계획하고 책임져야 한다. ‘자식을 키워 줬으니 내가 늙으면 자식들이 나를 돌봐 주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노후를 맞이했다가는 불행한 노후를 보낼지도 모른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당당하게 노후를 맞이하자. 누구에게도 부담을 주지 말자.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자녀들을 해방시키고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을 위하고 자녀를 위하는 길이다.
우리의 은퇴 후 생활까지 국가가 책임져 줄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이 발전했을까? 그렇다면 천만다행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가의 대표적인 복지정책이라 할 수 있는 국민연금의 재정이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해 서서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에서는 국민연금의 수급권을 제한하고 수급 연령을 높이며 납입금을 늘리는 등의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도 결과적으로 우리가 노후에 국민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더 정확히 말하면 최저생활비 정도다.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재정 역시 생각처럼 탄탄하지 않다. 실제로 건강보험 재정은 2005년을 기준으로 2조 원 이상의 운용상 적자를 기록했다. 앞으로는 적자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험료를 낼 능력이 있는 사람들보다 경제 전선에서 물러나서 건강보험의 수요자 입장이 된 고령 인구가 더 많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에서 노후의 건강을 전부 책임져 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매년 받을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적립했다가 은퇴 후에 연금으로 지급받는 퇴직연금제가 2005년 말부터 도입되어 점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 제도만으로는 노후준비를 다 했다고 마음 놓을 수 없다. 오늘의 30대가 퇴직한 후 퇴직연금으로 받을 돈은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IMF이후 나타난 경제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노후대책을 확실하게 세우려면 퇴직연금은 생각하지 않는 편이 낫다. 퇴직연금은 그저 노후에 받는 보너스 정도로 여기고 지금 자신의 여건에 따라 노후자금을 모으는 것이 보다 확실한 대책이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퇴직연금을 납입할 수 있는 기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조기 은퇴 이후에도 재취업, 창업 등을 통해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런 기회를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취업난으로 인해 젊은이들조차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날 예상하지도 못한 시점에 회사 사정으로 인해 10년은 빨리 은퇴가 찾아왔다고 생각해 보자. 정년보다 빨리 찾아온 은퇴이므로 퇴직연금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 분명하고 그나마 벌어 놓은 돈도 몇 천만 원이 전부라면 원하던 노후를 보낼 수 있겠는가? 꿈꿔 오던 풍요로운 노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편이 옳다. 그나마 새로 재기할 사업자금이라도 마련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이제 은퇴 후에 제2의 인생이 시작된다고 할 만큼 노후가 길어졌다. 그에 반해 경제활동 기간은 줄어들었다.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적어졌고 필요한 노후자금은 많아진 것이다. 따라서 예전보다 더 많은 자금을 더 빠른 시간 안에 준비해야 길고 긴 은퇴 후의 인생을 여유 있게 보낼 수 있다. 결국 하루라도 빨리 노후준비에 뛰어든 사람만이 원하는 미래를 쟁취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꾸준한 계획과 실천 하에 여유 있게 노후자금을 마련해 둔 사람에게는 빨라진 은퇴 시기도, 길어진 은퇴 후의 삶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노후설계에도 순서가 있다. 다음과 같은 단계에 따라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 보자.
첫째,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나 목표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인생 전반을 통틀어서 최고라고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인생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어떤 인생을 살고 어떤 꿈을 이루기를 원하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보라.
둘째, 자신이 원하는 노후의 모습을 그렸다면 거기에 필요한 노후자금의 규모를 뽑아야 한다. 즉, 나이를 먹더라도 건강한 심신으로 안정적으로 노후를 맞이하려면 단계적으로 얼마의 돈이 필요할지를 예상해 보라. 그 다음에는 전체 노후자금의 규모를 뽑으면 된다.
셋째, 위에서 산출한 목표금액을 모으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면 60세에 은퇴를 한다고 가정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와 방법에 따라서 돈을 모으고 불려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꾸준한 실천이 요구된다. 실천 없는 계획은 허황된 꿈으로 끝날 뿐이다. 그런 꿈은 누구나 꿀 수 있다. 계획이 실천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계획의 실행 유무와 실행 결과에 대해 평가를 해나가야 한다. 그 평가를 이후의 투자계획에 반영하며 잘못된 계획을 수정 및 보완해 나갈 때 화려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토대가 완성될 것이다.
30대의 노테크 습관이 노후를 결정한다
“노후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많은 사람들이 위와 같이 묻는다. 필자는 이런 질문에 “가능하면 빨리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노후준비는 시간과의 싸움이므로 조금이라도 젊을 때 뛰어들어야 유리하다. 은퇴가 코앞에 닥친 40~50대보다는 20~30대 때부터 준비해야 현재의 생활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돈을 모을 수 있다. 현재의 삶은 현재의 삶대로 여유 있게 보내면서 은퇴 후의 행복한 삶을 위한 노후자금을 따로 마련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월급쟁이들은 돈을 모을 수 있는 시기도 제한되어 있다. 그나마 일정한 금액을 꾸준히 모으기에 가장 수월한 시기가 바로 30대다. 결국 30대에 얼마나 열심히 노테크를 했느냐가 평생 먹고살 것을 좌우하는 것이다.
“가족들과는 상의해 보셨습니까?” 필자는 노후준비를 위해 상담을 하러 온 고객들에게 종종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대부분이 고개를 젓는다. 자신이 다 알아서 하고 있거나 처음부터 가족들이 자기에게 알아서 하라고 믿고 맡긴다는 것이다. 왜 노후설계를 하는지 생각해 보라. 당연히 은퇴 후 멋진 삶을 보내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은퇴 후의 삶을 누구와 함께 보낼 것인가? 당연히 노후의 동반자로 아내나 남편을 선택할 것이다. 자식은 언젠가는 부모 품을 떠날 것이므로, 부부끼리 인생을 마감할 때까지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부부가 함께 노후설계를 해야 하는 또 다른 명백한 이유가 있다. 노후설계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가 동반되어야 하는데, 혼자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다 보면 얼마 못 가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투자를 해서 돈을 불리려면 기본자금, 즉 투자자금이 필요하며, 이것이 많을수록 거기에서 나오는 이익도 클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좀더 쉽게 투자자금을 늘리는 방법이 없을까?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을 돈을 많이 버는 사람으로 만들면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스스로를 돈을 많이 버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답은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힘써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자기계발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이득은 소득의 인상이다. 생각해 보라. 영어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중 회사는 누구의 연봉을 인상해 주겠는가. 월급이 인상되면 매달 노후자금으로 투자할 금액을 늘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투자이익도 더 늘리고 노후자금 마련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인가. 회사를 그만둔다 하여도 여러모로 다른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이를테면 평소 꾸준히 외국어 공부를 해왔다면 통역사나 번역가로 활동할 수도 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노후설계를 위해 투자를 할 때도 반드시 명심해야 할 진리다. 어디에 투자해야 손해를 보지 않고 이익을 많이 남길지는 어느 정도의 경제지식을 갖고 경제 상황과 흐름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경제지식에는 많은 것이 포함된다. 단순하게는 경제용어나 투자상품에 대한 지식으로부터 경제의 흐름을 보는 안목, 사회현상이나 국제 정세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능력 등도 포함된다. 이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절히 활용하느냐에 따라 투자의 성공 여부가 좌우된다. 아직 책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우선 경제신문을 활용해 보자. 신문은 경제를 공부하는 가장 손쉬운 도구이자 광범위한 경제지식을 얻을 수 있는 창구다. 3개월 정도만 숙독하면 경제의 흐름에 대하여 눈을 뜰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하루에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만 정도만 지속적으로 투자하면 경제지식을 얻고 경제적 안목도 기를 수 있다.
또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투자 실패의 확률을 줄이고 노후설계의 방향을 잡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렇다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기 위해서 돈을 들일 필요까지는 없다. 은행이나 증권사의 직원과 몇 번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투자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보다 확실하게 상담을 받으려면 금융기관의 자산관리사를 찾아가는 것이 제일 낫다. 노후자금 마련처럼 장기간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야 할 때는 금융 전문가와의 상담이 더욱더 유익하다. 이들에게서 장기투자를 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노력을 기울여라.
노후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투자법이나 상품 등을 선택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고 판단해야 할 것은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 환금성‘이다. 먼저 ‘수익성’은 투자한 금액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얼마가 될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안정성’은 원금을 손해 볼 가능성이 낮은지와 그 상품에 투자하면 실제로 조금이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성장성’은 투자를 시작한 이후에 투자한 상품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인가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세 가지 이외에도 투자상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환금성’이다. 환금성이란 투자상품을 현금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이 얼마일지 고려하는 것이다. 이 비용에는 금전적 비용은 물론 시간적 비용도 포함된다.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 환금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에는 자신의 상황과 목적에 맞는 투자법이나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지금 가진 목돈을 장기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라면, 네 가지 고려 사항 중 안정성과 성장성에 더 큰 비중을 더 두고서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노후설계를 위해서는 살아가면서 큰돈이 필요할 때 써야 할 자금과 말 그대로 노후에 써야 할 ‘노후자금’을 처음부터 따로 계획해서 마련해야 한다.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들은 보통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을 전후로 그동안 모은 돈과 부모에게 받은 돈을 합쳐 결혼자금으로 큰돈을 지출하게 된다. 30대에는 대개 주택마련과 자녀양육에 거금이 들어간다. 40~50대에는 주택 크기를 넓혀 이사를 가는 데 큰돈이 들고, 자녀의 학자금 및 결혼자금으로도 많은 돈이 필요하다. 노후자금을 제대로 모으려면 이러한 지출 항목들과는 별도로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무작정 돈만 모으면 된다는 식으로 주먹구구식 투자를 하다 보면,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노후자금으로 생각하고 돈을 모았다 하더라도 다른 용도로 지출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지출할 자금을 항목별로 계산해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한다.
안전하게 노후자금을 모으는 노테크 전략
많은 사람들이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면 그저 열심히 돈을 모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돈을 모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꼼꼼하게 따져 보고 가입해서 세금을 적게 내는 것도 지출을 줄이는 방법의 일환이므로 절세는 노후자금을 마련할 때 꼭 필요한 지혜다. 금융상품에 투자할 경우에는 가급적이면 비과세상품, 세금우대상품, 소득공제상품 등의 절세상품을 골라야 한다. 비과세상품은 말 그대로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전혀 부과하지 않는 상품이다. 비과세상품처럼 이자소득세가 전부 면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1인당 적용되는 한도액 내에서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는 세금우대상품도 있다. 이 밖에도 찾아보면 세금을 줄일 수 있는 투자 방법은 의외로 많다. 금융권에서는 예적금에서부터 보험, 펀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절세 상품을 내놓고 있으므로 꼼꼼히 검토한 후 목적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라.
은행권의 금융상품은 다른 투자상품에 비해 안정성이 뛰어난 편이다. 따라서 투자 목적이 무엇이든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투자 대상이다. 특히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계획을 수립하려는 것이라면 투자금액의 일부는 안정적인 금융상품에 넣어 둘 필요가 있다. 수익성이 높지만 리스크가 큰 상품과 수익성이 낮지만 리스크가 적은 상품을 적절히 혼합해야만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은행권의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는 정기예금과 적금 등을 꼽을 수 있다. 단, 일반 은행이 아닌 제2금융권의 정기예금을 선택할 때는 금리가 시중 은행보다 높고 비과세 혜택을 받더라도 예적금 원금과 이자까지 감안해서 절대 5,000만 원 이상을 예금해서는 안 된다. 일반은행보다 탄탄하지 못한 제2금융권에서 영업정지 등의 불상사가 생길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금융기관을 대신해서 가입자에게 예금을 지급해 주는 한도가 5,000만 원이기 때문이다.
보험은 노후설계의 목적인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한 도구의 일종이다. 이 도구를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목적의 성취 여부가 달라진다. 자, 이제 보험을 어떻게 선택하고 이용할 것인가? 주위의 권유나 강요에 의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문제지만, 보험 내용에 대해 꼼꼼히 검토하지 않고 비슷한 보험에 중복 가입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차라리 그런 돈을 아껴 다른 데 투자하는 것이 낫다. 보험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닥칠 위험의 종류와 정도를 감안한 후 그에 맞게끔 설계를 해야 한다. 비슷한 보험에 중복되지 않게 가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은 보험료로 더 알차게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을 선택하는 안목도 발휘해야 한다. 보험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골라야 한다. 가족이 없는 사람은 굳이 생명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지만,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고 아직 자녀들이 어린 사람은 생명보험이 꼭 필요하다. 불의의 사고로 자신이 사망할 경우에 남은 가족들은 계속 생계를 이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즉, 자신에게 닥칠지 모르는 위험이 자신의 환경과 상황에서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판단해서 보험을 선택해야 한다.
한편,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한 가지 상품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거나 한 가지 방법으로만 대책을 세워서는 안 된다. 모든 투자에는 장단점이 있으므로 각각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주식 등의 직접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려면 먼저 그보다 안전한 다른 금융상품 투자도 병행해야 한다. 그러한 금융상품 중에 개인연금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정요건이 충족되면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원금도 보장되기 때문에 일단 안정적이다. 은퇴 후에 원리금을 달마다 연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정한 기간 동안 일정액을 지속적으로 납입하면 관리에서 연금 지급까지 금융기관이 모두 맡아 준다는 편리성 덕에 노후대책에서 빠질 수 없는 항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러한 상품에 가입하면 국민연금 등의 공적연금에서 채울 수 없는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앞에서 필자는 국가와 사회가 우리의 노후를 책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는 있다. 그런 도움을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노후에 약간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노후설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국민연금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국민연금이 개혁되어 재정 적자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연금은 노후에 필요한 자금의 20~25퍼센트 선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금액은 본인의 능력으로 충당하든가 아니면 궁핍한 생활만으로 노후를 보내야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따로 노후설계를 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연금을 무시할 수도 없다. 국민연금에 우리의 노후 전부를 맡길 수는 없지만 약간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노후에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을 예측해 보고 그에 따라 자금마련 계획을 수립하면 훨씬 현실적인 노후설계가 가능할 것이다.
“채권을 모르면 투자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재테크 및 노후설계의 기본으로서 채권에 대해서는 꼭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채권은 종류에 따라 위험회피형 투자자에게는 그 자체로도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채권은 여유자금이나 목돈이 생겨 노후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투자를 할 때 관심을 기울일 만한 상품이다. 장기적으로 경기가 활성화되어 안정된 분위기가 지속되리라 생각되면 만기가 긴 BBB-등급의 채권을 싸게 구입해 두었다가 예상처럼 금리가 안정되거나 지금보다도 하락할 때 채권을 중도에 매각하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혹시라도 예측과는 달리 금리가 올라갈 경우에는 만기까지 보유함으로써 처음에 기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채권에 투자하면 보통 여유자금을 은행의 정기예금에 넣어 둘 때보다 1~3퍼센트의 추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채권 중에서도 회사채의 수익률이 다소 높은 편인데, 잘만 투자하면 주식보다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회사채의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회사채의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각각의 회사채마다 특징이 다르고 그에 따라 거래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것도 회사채를 선택하는 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한다. 비교적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회사채로는, 주식보다는 높은 안정성과 은행 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주식연계사채인 전환사채와 교환사채가 있다.
전환사채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볼 때 주식으로 전환하기 전에는 사채로서의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주식으로 전환한 후에는 주식으로서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교환사채는 잘 발행되지는 않지만 전화사채와 마찬가지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 채권이다. 장점도 전환사채와 마찬가지로 주식으로 교환하기 전에는 사채로서의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교환한 후에는 주식으로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환사채와 다른 점이 있다. 전환사채가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반면 교환사채는 발행회사가 보유한 특정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다. 따라서 교환사채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교환되는 특정 회사의 주식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선택해야 한다.
행복한 노후를 위한 라이프 플랜을 세워라
노테크는 30년 후를 바라보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안정성만 염두에 두면 수익률이 너무 저조해 계획했던 만큼의 노후자금을 마련하기가 힘들고, 수익성에만 치중하면 은퇴 후에 막상 손에 돈이 들어오지 않을 위험이 있다. 따라서 최소한 물가상승률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올리되 은퇴시기에 맞추어 계획한 대로 돈이 손에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결과가 예측 가능해야 노후자금 마련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고민을 덜어 주는 방법이 바로 장기투자다. 장기투자는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서서히 수익성을 높여 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처음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때 안정성과 수익성에 고르게 비중을 두고 싶다면 중립형을 선택해 저위험 영역에 속하는 예금, 적금, 채권, 공사채형 펀드에 40퍼센트, 중위험 영역에 속하는 적립식 주식형 펀드, 안정형 주식형 펀드, 부동산에 30퍼센트, 고위험 영역에 속하는 주식, 성장형 주식형 펀드에 30퍼센트의 비중으로 투자하면 될 것이다.
돈은 다양한 행복의 기회를 제공해 주지만 그것만으로는 행복한 인생을 보장받을 수 없다. 재정적 여유와 함께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이 갖추어졌을 때 행복은 완성된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바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다. 따라서 노후설계를 제대로 하려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뿐만 아니라 건강에 대한 관리도 이루어져야 한다. 건강에 투자하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말자. 돈을 모을 때는 지금 당장 결과가 눈에 보이므로 실천하는 데 힘이 붙지만, 건강을 챙길 때는 당장 결과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쉽게 실천에 옮기지 못하거나 지레 포기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건강관리는 평생을 두고 추진해야 할 프로젝트로 삼아야 한다. 시간이 없어서 건강관리를 못한다는 것은 노후설계를 안 하겠다는 말과 같다.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다. 시간은 만드는 자의 몫이다. 언제 어느 때이고 시간관리를 잘하는 사람에게는 건강에 투자할 시간이 절로 생겨날 것이다.
사람들은 많이 가져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착각하곤 한다. 그러나 때로는 버림으로써 행복해지기도 한다. 특히 은퇴 후에는 가지는 것보다는 버리는 것이 많을수록 여유롭고 자유로운 삶이 찾아온다. 그렇다면 무엇을 버려야 할까? 먼저 자신의 힘과 권력, 영향력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은퇴 후에도 이러한 것들을 손에 꼭 쥐고 있으면 노후의 삶 역시 은퇴 전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다툼과 경쟁의 연속이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힘을 버리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타인과 끝없이 경쟁하고 그들을 자신의 뜻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던 과거와 달리 은퇴 후에는 타인의 생각과 삶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진정 행복한 삶이 다가올 것이다. 이런 두 가지 힘을 버리면 가족 간의 대화도 늘어나고, 자신의 욕심을 강요하기보다는 가족 구성원 각자가 걸어가는 길을 격려하고 보듬어 주는 자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도 서로를 위할 수 있는 사랑 덕에 따뜻하고 여유로운 노후가 찾아올 것이다.
가끔 은퇴한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경제활동을 그만둠과 동시에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위치가 사라졌다는 상실감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평소 은퇴 후 삶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은퇴할 줄 알았지만 은퇴 후의 삶이 구체적으로 어떠할지, 은퇴 후 삶의 의미를 어디에 두고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등에 관해 생각하거나 준비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갑자기 찾아온 노후가 감당하기에 벅차고 이제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사실 노후를 맞은 당신에게는 그동안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일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이제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주어졌다. 따라서 단순히 경제활동을 그만두고 사회에서 소외되었다는 이유로 두려워하거나 망설일 필요는 없다. 특히 새로운 것을 배우고, 또 다른 꿈을 완성하기 위한 일들을 찾아 실천하기에 은퇴 후 시간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 망설이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었던 일들에 열정을 쏟아 부어라. 은퇴 후의 삶은 열심히 일한 당신에게 다가온 가장 풍요롭고 자유로운 시간들이다.
사람은 스스로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존재를 인정받는 경우도 많다. 이는 자신이 이룩한 것에는 반드시 타인의 도움이 동반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인생을 완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지금까지 받은 것들을 은퇴 후에 갚아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노후가 닥쳤을 때에야 시작하기보다는 젊었을 때부터 미리 노후준비와 함께 서서히 이런 활동을 겸비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고서 서로 돕고자 한다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 봉사를 돈으로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돈만으로 하는 봉사로는 마음을 전하기 힘들지만, 몸으로 하는 봉사는 마음을 전하고 서로를 행복하게 한다. 땀흘려 봉사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나타나는 미소는 진정한 의미의 봉사가 삶을 얼마나 윤택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지를 알려 준다. 그 이면에는 더욱더 우리가 예상하지도 못했던 기쁨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하고 싶은 일들 중 하나로 여행을 꼽는다. 여행이라는 말에서 아직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는데다 여행을 통해 삶의 진리를 느끼고 자신을 뒤돌아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은퇴 후에 실제로 여행을 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여행 경비가 부족해서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다 늙어서 무슨 여행이냐는 생각에 내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나이 들어 여행을 가면 힘들 텐데, 여행 가서 아프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등의 기우도 여행을 가로막고 있다. 하지만 여행으로 얻을 수 있는 은퇴 후 삶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그런 걱정 따위는 버리고 꿈꾸었던 대로 여행을 하는 것이 낫다. 젊을 때부터 여행을 제대로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노후가 되어서도 여행이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1년에 한 번씩 부부끼리 혹은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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