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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가을은 칵테일 한잔 같다 _ 최옥

by 홍승환 2007. 2. 1.


가을은 칵테일 한잔 같다

                                          최 옥


가을은 칵테일 한잔 같다
핑크레이디 아니아니
정열의 키스...
그 붉은 입술에 닿아
한잎 낙엽으로 부서져
바람속에 섞이고 싶다

나무는
추억의 일력을 떼어내며
가고오는 것들의
무게를 생각한다
늘 똑같은 무게로 산다면
얼마나 좋으랴 흔들릴때마다
몸서리치는 나무밑에
쌓이는 모든 것들의 가벼움

가을은 혼자, 혹은 누군가와 함께
마시는 칵테일 한잔 같다
섞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또한 결코 섞일 수 없는
무방비의 날들
그 곳에서 나를 찾는다
이 가을의 어느 날...



* 도봉산의 정기를 받고 교육에서 돌아왔습니다. ^^
벌써 잘 익은 밤송이들이 산길 여기저기에 있더군요.
가을의 여유로움 만끽하시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