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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행복 _ 유치환

by 홍승환 2007. 2. 1.

 

행복

 

                                 유치환

 

 

사랑 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이 와선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꼐로
슬프고도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곁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입니다. 팥죽 생각 나시죠?

  이번주말은 크리스마스 연휴로 더욱 여유로운 시간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