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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고래를 기다리며 _ 안도현

by 홍승환 2014. 10. 15.


 


고래를 기다리며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치는 게 삶이라고
알면서도 기다렸지요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해변의 젖꼭지를 빠는 파도를 보았지요
어깨를 들썩이는 그 바다가 바로
한 마리 고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 2014년 10월 15일 수요일입니다.


  하루에 여러 개의 계절이 공존하는 날씨입니다.


  심한 일교차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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