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풍속
박유동
벼랑을 타고 산비둘기집 헐었었고
나무에 올라 까치둥지도 털었었고
처마 밑에 참새 굴도 쑤셔 봤고
강가 풀숲
물새 보금자리도 해쳐봤다오
그들은 엄마 아빠 갓 난 새끼도
모두 한방에 오붓이 살았다오
창고라고는 따로 없었고
몸에는 가방호주머니도 없다오
아무리 맛좋은 청과와 호두알이라도
그 자리서 먹고 남으면 그대로 두고 간다오
욕심 내여 훔치고 숨기는 법 없고
혼자 먹으려 창고에 쌓아두지 않는다오
저마다 먹고 남은 것을 그 자리에 두고 가니
내 앉았던 물가에 와도 먹을 것 있고
남이 놀던 산에 가도 먹을 것 있고
세상 어디가도 먹을 것 흔하디흔하다오
왜 사람들은 욕심 부려 창고에 쌓더냐
도둑은 훔치고 강도는 빼앗고
핵폭탄 전쟁으로 약탈을 하더냐
그러니
세상엔 굶어 죽는 사람 많다오
새들은 매일 하늘나라에 날아다니니
하나님의 정신 잘 배워 왔나보네
산에 들에 어디고
먹을 것 흔한 이 세상
우리 언제 하늘나라처럼 욕심 없이 살랴.
* 2014년 7월 31일 목요일입니다.
여름휴가를 친구가 있는 방콕과 파타야에서 보내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일상에서 벗어난 재충천의 시간이었습니다.
7월의 마지막 날 행복한 마침표 찍으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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