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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하늘나라 풍속 _ 박유동

by 홍승환 2014. 7. 31.

 

하늘나라 풍속

 

                                          박유동

 


벼랑을 타고 산비둘기집 헐었었고
나무에 올라 까치둥지도 털었었고
처마 밑에 참새 굴도 쑤셔 봤고
강가 풀숲 물새 보금자리도 해쳐봤다오

그들은 엄마 아빠 갓 난 새끼도
모두 한방에 오붓이 살았다오
창고라고는 따로 없었고
몸에는 가방호주머니도 없다오

아무리 맛좋은 청과와 호두알이라도
그 자리서 먹고 남으면 그대로 두고 간다오
욕심 내여 훔치고 숨기는 법 없고
혼자 먹으려 창고에 쌓아두지 않는다오

저마다 먹고 남은 것을 그 자리에 두고 가니
내 앉았던 물가에 와도 먹을 것 있고
남이 놀던 산에 가도 먹을 것 있고
세상 어디가도 먹을 것 흔하디흔하다오

왜 사람들은 욕심 부려 창고에 쌓더냐
도둑은 훔치고 강도는 빼앗고
핵폭탄 전쟁으로 약탈을 하더냐
그러니 세상엔 굶어 죽는 사람 많다오

새들은 매일 하늘나라에 날아다니니
하나님의 정신 잘 배워 왔나보네
산에 들에 어디고 먹을 것 흔한 이 세상
우리 언제 하늘나라처럼 욕심 없이 살랴.

 

 

* 2014년 7월 31일 목요일입니다.

  여름휴가를 친구가 있는 방콕과 파타야에서 보내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일상에서 벗어난 재충천의 시간이었습니다.

  7월의 마지막 날 행복한 마침표 찍으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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