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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장작불 _ 백무산

by 홍승환 2013. 12. 27.

장작불

 

                                     백무산


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
먼저 불이 붙은 토막은 불씨가 되고
빨리 붙은 장작은 밑불이 되고
늦게 붙는 놈은 마른 놈 곁에
젖은 놈은 나중에 던져져
활활 타는 장작불 같은 거야

몸을 맞대어야 세게 타오르지
마른 놈은 단단한 놈을 도와야 해
단단한 놈일수록 늦게 붙으나
옮겨 붙기만 하면 불의 중심이 되어
탈 거야 그때는 젖은 놈도 타기 시작하지

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
몇 개 장작만으로는 불꽃을 만들지 못해
장작은 장작끼리 여러 몸을 맞대지 않으면
절대 불꽃을 피우지 못해
여러 놈이 엉겨 붙지 않으면
쓸모없는 그을음만 날 뿐이야
죽어서도 잿더미만 클 뿐이야
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

 

 

* 2013년 12월 27일 금요일입니다.

  같이 있을 때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우울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변을 행복하게 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