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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가끔은 작고 아름다운 것이 _ 이기철

by 홍승환 2013. 11. 21.

 

가끔은 작고 아름다운 것이

 

                                                   이기철

 


냇물이 흙에 스미며
스스로 제 몸을 조금씩 줄이는 일

가끔은 저렇게 작고 아름다운 것이
내 가슴을 칠 때가 있네

시인이 시를 쓰려고 만년필 뚜껑을 여는 일
저녁이 되어 세상의 아낙들이 쌀을 씻으려고
쌀독의 뚜껑을 여는 일

착한 소와 말들이 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마구간에서 고단한 눈을 감는 일

저 작고 아름다운 것이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거룩하게 보일 때가 있네


 

 

* 2013년 11월 21일 목요일입니다.

  작은 것들을 살필 줄 알아야 큰 그림도 그리게 됩니다.

  아주 작은 것들에서 큰 변화가 시작됩니다.

  작은 것에 관심 기울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