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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빗방울의 열반 _ 박상건

by 홍승환 2013. 1. 23.

 

빗방울의 열반

 

                                           박상건



빗줄기, 온몸으로 투신한다
바람 가르는 맞울음 소리
먼지 쌓인 길 맨살로 보듬고 비비면서
굳은 삶 깨우치며 구른다
신생의 아침이 투명하게 마주치며 깨진다

이슬 털며 온 길
돌아보면 이미 갔어야 하는 길
위기는 언제나 나이고 유일한 벗도
최후의 한 방울인 것을
빗방울, 온몸을 던지며 구른다

천둥번개에 번뇌의 불빛을 긋고
불빛 피어오른
굴곡의 길 생사의 벼랑에서
매매한 빗방울이 마그마처럼 흔들린다
둑, 뚝, 지는 저 불의 씨알들

꿈틀거리는 희망으로의 포복을 바라보면
한 방울 적멸(寂滅),
햇살이 영혼에 불을 그으면
창틀에 반짝이던 그 금빛 사리.

 

 

* 2013년 1월 23일 수요일입니다.

 "프로가 된다는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 날에도 열심히 한다는 뜻이다."

  미국 NBA 선수인 줄리어스 어빙이 한 말입니다. 

  프로다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