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침의 시 한 편

아침의 시 한 편 (별 _ 김춘수)

by 홍승환 2013. 1. 16.

 

 

                                김춘수



같은 말도 굴릴 때마다
다른 소리를 낸다.
한때는 별이
금은金銀의 소리를 냈다. 그 소리
아주 가까이에서 들리는 듯했다.
요즘 서울의 하늘에는 별이 없다.
별은 어디로 숨었나.
나뭇가지에 걸린 그림자처럼
할쑥하게 바래진 누군가의 그 그림자처럼
바람에 흔들리다 흔들리다
제물에 사그러진다.
혓바닥을 칫솔질하는 어디선가
그런 소리가 난다.
지금 나는 별이란 말을 새삼
잇새로 굴리고 있다.
참 오랜만이다.

 

 

* 2013년 1월 16일 수요일입니다.

  하늘을 바라봐야 별이 보입니다.

  오늘 하루 저녁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네요 _ 이문조  (0) 2013.01.18
아직 가지 않은 길 _ 고은  (0) 2013.01.17
기도 _ 김옥진  (0) 2013.01.15
진실로 좋다 _ 천양희  (0) 2013.01.14
안개의 나라 _ 김광규  (0) 2013.01.10